리처드 용재 오닐 - 3집 겨울로의 여행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 겨울 나그네) [비올라와 기타 이중주 편곡]
슈베르트 (Franz Schubert) 작곡, 오닐 (Richard Yongjae O’Ne / 유니버설(Universal)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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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서둘러 온 초겨울 음악의 향연. 리처드 용재 오닐의 앨범이 이번 주 주간 차트

1위를 하게 된 것은 좀 의외이다. 생각보다 높은 인지도도 의외이고 클래식이란 장르가

모든 음반 들 중에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한다는 것도 조금 의외이다. 슈베르트의 곡을

비올라와 기타의 음색으로 듣는다는 것. 일전에 길샤함 또한 시도했던 연주 형태.

물론 길샤함은 바이올린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겨울 여행이 원제인 겨울나그네를 비롯한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선곡은

앨범 부클릿 만큼 서늘함 보다 따스한 눈자욱이다. 듣지 않아도 들리는 연주.

눈으로 들어도 될 듯한 앨범 표지의 충만함이 이미 붉은 산수유 열매가 혈액속에 흐르던

어느 시골 방의 가난한 따스함을 아련히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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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avid 2008-07-09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처드 용제 오닐.. 언젠가 부산에서 콘서트 한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는 벽보에서만 보고..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비올라의 음색이 너무 궁금해서 못견뎌하며 지내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마이 노부코가 제 궁금증을 얼마간 해결해 주었는데..
길샤함의 파가니니 기타와 현을 위한 소나타는 지금도 자주 듣는 앨범입니다. 비올라와 기타라.. 무척 궁금한 음색이네요..
 

인연의 끈이란 오묘하여 미(美)를 추구하는 이에게 회색의 서슬퍼런 얼굴울 쥐어주기도 한다.

그렇듯 세상이 다 이런저런 이름으로 치유되는 역설은 인열을 얻지 못해 망망대해를 방랑하던

어느 오후의 슬픈 자아와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혼자 듣는 라흐마니노포의 파가니니 주제

에 의한 광시곡은 그런 인연을 이어 놓을 만큼 분절적이고 또 피상적이다. 아무런 마음을 지니지

못한 무심한 어느 스님의 발자욱 만큼 무서운 복수는 없으니, 아마 세상이 지금껏 이리도 휘몰아

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 그런 복수와 치유의 자기 부정적 자유를 동반한 도피의 산물일 것이다.

그래서 가을의 열매는 푸른 산만큼 시고 또 가슴에 저리고 지리고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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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바흐 : 푸가의 기법, 파르티타 2번
바흐 (J. S. Bach) 작곡, Grigory Sokolov 연주 / NAIVE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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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골로프의 바흐는 참 따스하다. 음색이 이만하면 귓가에 통통 튈만도 한데

그러한 것 없이 오히려 보드랍다. 잠결에 들어도 귓가에 들려도 꿈길에 들어도

다 포근하다. 바흐의 음악이 주는 미묘한 다름과 또 전체적 같음이

세부적 타건의 아름다움에 다소 덜 신경 쓰인다.

겨울이 다가오는 성긴 계절에 브람스보다 더 탄탄한 가을이 여기 마음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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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소의 에밀은 아이들을 위한 인류의 지침서라고 불리울 만큼 사려깊고 따스한 책이다. 하지마 장자크 루소는 이 에밀이라는 책의 저자라고 불리우기 무색하게도 자신의 아이 다섯 명을 고아원에다 맡긴 인물이다. 근자에 읽은 광기와 천재라는 책이 말하길 루소의 이러한 부조리는 어른으로서 세상을 감당할 정신의 미성숙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희대의 천재 사상가에게 있어 정신의 미성숙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그의 정신적 범위가 형이상학적인 분야에 특화돼 있다는 면에서 볼 때 그의 세속적 정신의 굳셈은 타인에 비해 상당히 무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루소는 어릴 때 부터 조숙하여 어른과 비슷한 사고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조숙함이 후기에 있어서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과 맞물려 점점 유아적 행태를 띄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균형점이 아닌 유아성의 양태에 더 가까운 정신의 편중현상은 낳은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루소의 이중성과 부조리함을 언급하는 이유는 사상적 천재에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왜소함과 나약함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광기와 천재라는 책에서는 루소 뿐만이 아니라 하이데거와 미셸푸코, 히틀러 등이 나온다. 파놉티콘이란 근대의 지적 발명품을 현대에 널리 전파시킨 미셸푸코에 대해서는 동성애라는 성적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해 조금씩 왜소해 질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삶을 알 수 있었다. 히틀러 또한 어릴적 아버지로 부터의 학대와 그의 그림 실력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 그리고 폐인처럼 지냈던 청년기를 통해 그의 삶을 관통하는 비이성적 분노와 억압적 자기표출 기제에 대하여 알아 볼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비트겐 슈타인에 관한 것인데 그는 히틀러와 거의 동시대 살았으면서 또한 히틀러가 그렇게 싫어했던 유태인이였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워낙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열등감이라는 분노기제가 상대적으로 덜 했고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뼈대만 남은 진실에 관한 열렬한 욕망 뿐이였다. 비트겐슈타인이 열등감을 가질 분야는 오히려 또 다른 천재들이라 부를 수 있는 그의 남매들 뿐이였다. 비트겐슈타인의 강한 자신감과 신적인 카리스마는 지극히 옳은 것에 천착하는 그의 강력한 지적의지와 세상 두려울 것 없는 자기 확신이 있었기에 형성 가능한 것이였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많은 천재들을 언급한다. 물론 세상이 보기엔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고결하지 못한 군상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행위는 진정 천재만이 보일 수 있는 사회적 일탈과 더불어 나타난 사회와의 부정합성 이였다.

  정신적 문제를 가진 대부분의 천재에겐 대부분 유년의 트라우마나 애정결핍과 같은 심리적 기본 욕구가 불충족된 경우가 많았다. 천재의 특성은 아마도 어느한부분에 있어서는 현저히 떨어지는 그들의 불완정성일 테다. 괴테의 '천재를 꿈꾸며 고뇌하는 젊음에게' 라는 소설에서 등장하는 젊은 베르테르의 아픔이 쉽게 전이된 이유는 그 시대의 사람들 또한 스스로를 천재라 여기며 그의 내면의 깊이를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불만족과 결합된 것 때문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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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9집 - Hwantastic
이승환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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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읽은 그림사에 관한 책에서 치유의 회화에 관한 것들이 나왔다. 뭉크의 불안정성 또한

자기 치유를 위한 내밀한 내면기제와의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한 붓질에서 극복 되었다는.. 그런저런 감수성 짙은 이야기.

이승환의 9집은 그런 치유의 음악이다. 이승환 본인이 이혼과 각종 역경에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베푸는 환각과 같은 치료. 8집과 9집 사이에 베스트 앨범 이외엔 나온 음반이

없으므로 8집 이후에도 꾸준히 곡을 썼을 터. 그리고 이혼이란 열매가 찬란히 맺어지기

전까지 많은 아픔과 번뇌가 있었을 터. 모두들 갑작스럽다 하지만 액체가 기화하듯

용융점을 향해 치달아가는 수많은 갈등이 아름답게 발아한 것이 헤어짐일 터.

앨범을 관통하는 그리움의 정서와 조금은 처량해 보이는 그의 방송활동. 모든 것이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내밀한 노력. 단련. 수련. 그리고 방황.

이승환 9집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음악 애호가가 아닌 이승환 본인이였다고. 그조차도

모르는 부지불식간의 숨겨둔 언어의 발화. 어떻게 사랑이 그렇냐며 울어도 메달려도

그렇게 상처를 세상밖에 드러내었기에. 그는 덜 아프고 더 성숙하였다. 불혹의 나이에도

세상을 관통하는 깨달음의 궁구로의 부단한 회귀현상은..

 생떽쥐베리의 소설에 나온 그 어린 아이가 아마도 생떽쥐베리만큼 나이를 먹은 영혼이였음을.

그리 구차하지 않다. 당당하다. 노래로 울고 노래로 웃는다. 하지만 아프다.

그렇게 독백이 치닫아 하늘만큼 낯선 푸르른 임에게 닿았으면 하는

텅빈 마음이 너를향한 마음으로 전환되는 이별, 그 찰나의 혼란. 그리고 애원.

천일동안 불러왔던 임의 이름이 불현듯 낯설어질 때. 승환이는 운다. 승환이 형은 운다.

승환님은 운다. 그리워 운다. 그러면서 마음을 치유한다. 

그가 낸 정규 앨범 9장이 하나의 균일한 실위에 달린 구슬처럼 반짝이며 나름의 서사를

형성할때, 그도 아마 말러를, 베토벤을, 브루크너를 ,그리고 슈베르트를 떠올리며 아홉수의

무서움을 곱씹을지 모른다.  이 글 또한 나를 달래는 치료의 언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기 검열을 가하네.. 우이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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