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9집 - Hwantastic
이승환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오늘 읽은 그림사에 관한 책에서 치유의 회화에 관한 것들이 나왔다. 뭉크의 불안정성 또한

자기 치유를 위한 내밀한 내면기제와의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한 붓질에서 극복 되었다는.. 그런저런 감수성 짙은 이야기.

이승환의 9집은 그런 치유의 음악이다. 이승환 본인이 이혼과 각종 역경에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베푸는 환각과 같은 치료. 8집과 9집 사이에 베스트 앨범 이외엔 나온 음반이

없으므로 8집 이후에도 꾸준히 곡을 썼을 터. 그리고 이혼이란 열매가 찬란히 맺어지기

전까지 많은 아픔과 번뇌가 있었을 터. 모두들 갑작스럽다 하지만 액체가 기화하듯

용융점을 향해 치달아가는 수많은 갈등이 아름답게 발아한 것이 헤어짐일 터.

앨범을 관통하는 그리움의 정서와 조금은 처량해 보이는 그의 방송활동. 모든 것이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내밀한 노력. 단련. 수련. 그리고 방황.

이승환 9집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음악 애호가가 아닌 이승환 본인이였다고. 그조차도

모르는 부지불식간의 숨겨둔 언어의 발화. 어떻게 사랑이 그렇냐며 울어도 메달려도

그렇게 상처를 세상밖에 드러내었기에. 그는 덜 아프고 더 성숙하였다. 불혹의 나이에도

세상을 관통하는 깨달음의 궁구로의 부단한 회귀현상은..

 생떽쥐베리의 소설에 나온 그 어린 아이가 아마도 생떽쥐베리만큼 나이를 먹은 영혼이였음을.

그리 구차하지 않다. 당당하다. 노래로 울고 노래로 웃는다. 하지만 아프다.

그렇게 독백이 치닫아 하늘만큼 낯선 푸르른 임에게 닿았으면 하는

텅빈 마음이 너를향한 마음으로 전환되는 이별, 그 찰나의 혼란. 그리고 애원.

천일동안 불러왔던 임의 이름이 불현듯 낯설어질 때. 승환이는 운다. 승환이 형은 운다.

승환님은 운다. 그리워 운다. 그러면서 마음을 치유한다. 

그가 낸 정규 앨범 9장이 하나의 균일한 실위에 달린 구슬처럼 반짝이며 나름의 서사를

형성할때, 그도 아마 말러를, 베토벤을, 브루크너를 ,그리고 슈베르트를 떠올리며 아홉수의

무서움을 곱씹을지 모른다.  이 글 또한 나를 달래는 치료의 언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기 검열을 가하네.. 우이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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