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의 에밀은 아이들을 위한 인류의 지침서라고 불리울 만큼 사려깊고 따스한 책이다. 하지마 장자크 루소는 이 에밀이라는 책의 저자라고 불리우기 무색하게도 자신의 아이 다섯 명을 고아원에다 맡긴 인물이다. 근자에 읽은 광기와 천재라는 책이 말하길 루소의 이러한 부조리는 어른으로서 세상을 감당할 정신의 미성숙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희대의 천재 사상가에게 있어 정신의 미성숙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그의 정신적 범위가 형이상학적인 분야에 특화돼 있다는 면에서 볼 때 그의 세속적 정신의 굳셈은 타인에 비해 상당히 무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루소는 어릴 때 부터 조숙하여 어른과 비슷한 사고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조숙함이 후기에 있어서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과 맞물려 점점 유아적 행태를 띄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균형점이 아닌 유아성의 양태에 더 가까운 정신의 편중현상은 낳은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루소의 이중성과 부조리함을 언급하는 이유는 사상적 천재에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왜소함과 나약함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광기와 천재라는 책에서는 루소 뿐만이 아니라 하이데거와 미셸푸코, 히틀러 등이 나온다. 파놉티콘이란 근대의 지적 발명품을 현대에 널리 전파시킨 미셸푸코에 대해서는 동성애라는 성적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해 조금씩 왜소해 질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삶을 알 수 있었다. 히틀러 또한 어릴적 아버지로 부터의 학대와 그의 그림 실력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 그리고 폐인처럼 지냈던 청년기를 통해 그의 삶을 관통하는 비이성적 분노와 억압적 자기표출 기제에 대하여 알아 볼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비트겐 슈타인에 관한 것인데 그는 히틀러와 거의 동시대 살았으면서 또한 히틀러가 그렇게 싫어했던 유태인이였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워낙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열등감이라는 분노기제가 상대적으로 덜 했고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뼈대만 남은 진실에 관한 열렬한 욕망 뿐이였다. 비트겐슈타인이 열등감을 가질 분야는 오히려 또 다른 천재들이라 부를 수 있는 그의 남매들 뿐이였다. 비트겐슈타인의 강한 자신감과 신적인 카리스마는 지극히 옳은 것에 천착하는 그의 강력한 지적의지와 세상 두려울 것 없는 자기 확신이 있었기에 형성 가능한 것이였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많은 천재들을 언급한다. 물론 세상이 보기엔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고결하지 못한 군상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행위는 진정 천재만이 보일 수 있는 사회적 일탈과 더불어 나타난 사회와의 부정합성 이였다.

  정신적 문제를 가진 대부분의 천재에겐 대부분 유년의 트라우마나 애정결핍과 같은 심리적 기본 욕구가 불충족된 경우가 많았다. 천재의 특성은 아마도 어느한부분에 있어서는 현저히 떨어지는 그들의 불완정성일 테다. 괴테의 '천재를 꿈꾸며 고뇌하는 젊음에게' 라는 소설에서 등장하는 젊은 베르테르의 아픔이 쉽게 전이된 이유는 그 시대의 사람들 또한 스스로를 천재라 여기며 그의 내면의 깊이를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불만족과 결합된 것 때문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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