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다들 잘 있느냐고 당신은 물었지요.
어쩔 수 없이 모두 잘 있다고 나는 말했지요.
전설 속에서처럼 꽃이 피고 바람 불고 십리 안팎에서 바다는 늘 투정을 하고
우리는 오래 떠돌아 다녔지요.
우리를 닮은 것들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만나 가까워졌지요.
영락없이 우리에게 버려진 것들은
우리가 몹시 허할 때 찾아와 몸을 풀었지요.
그곳에 다들 잘 있느냐고 당신은 물었지요.
염려 마세요. 어쩔 수 없이 모두 잘 있답니다.

- < 편지3 > 이성복




산다는 것은 자동사가 아니라 타동사라고 누가 그랬는데,
그러니 저는 가만히 있어도 계속 살아지는 모양입니다.
그것도 어쩔 수 없이 아주 '잘'이요.
알라딘이 매우 낯설게 느껴지네요.
(뭐 게으름뱅이에다 한 번에 여러가지를 동시다발로 진행시키지 못 해서
 주인없는 집구석마냥 서재를 내팽개친 제가 이런 말 하고 앉았는 게 좀 우습긴 합니다만)

하지만 지난 며칠 간을 오류의 바다와 먹통의 미로 속에서 헤메면서
마음 속으로 머리 속으로 당신의 안부를 물었다는 것을, 혹시 아실랑가요?
강제로 이사를 (당)한 느낌이라 어디선가 페인트 냄새가 나는 듯 하네요. 
...곧 익숙해 지겠죠.? 뭐 세상은 원래 낯선 곳이니까요.

+) 아니, 접속이 잘 되길래 이제 좀 괜찮아진 줄 알았더니, 
     이 글 올리려고 하니 자꾸 오류오류 거려요.
     언제쯤이면 다들, 괜찮아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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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4-11-0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언제쯤이면 우리 모두는 괜찮아지는 걸까요.

그리웠어요, 나의 친구, 어디에나님. 많이 그리웠어요. 토닥토닥 와락 부비부비


하얀마녀 2004-11-0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어디에도님 글이네요. 곧 괜찮아지겠죠. ^^

반딧불,, 2004-11-0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1717

호..정말 코멘트 하나 쓰기 힘들어서..반가와요.

낯선 이 곳에서 님을 뵈니 좋군요.


urblue 2004-11-0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페이퍼가 안 올라가는 것 같더군요. 그 핑계로 그저 시간만 보냅니다.

어디에도 2004-11-04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오랜만의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요. 웬지 전쟁통에 낯선 곳으로 떠밀려가다가 아는 얼굴을 만난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도, 무지무지 반가워요! ^^
힘든 와 중에 찾아주시고 댓글 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어서 다 정리돼서 저도 밀린 글들을 좀 읽었으면 좋겠어요. ^^

hanicare 2004-11-0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 상황에 전쟁통이란 말을 쓰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알라딘의 아노미. 더 나은 모습을 바란 적도 없건만. 살아 있으셨군요. 갈수록 세상이 낯설어져요. 글의 제목은 뜨는데 눌러 보면 없더군요.

chika 2004-11-0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지만 어디에나 .. 계시니!! 참 좋아요~ ^^

sandcat 2004-11-0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 나에게 알라딘이 무슨 의미였던가 생각했어요.
잘 지내셨지요?
:)

어디에도 2004-11-0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이 지나도록 여전히 버벅거리는 알라딘이네요.

이제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어요. ^^

언제나 웃고 있는 기분좋은 치카님, 다정한 하니케어님과 반가운 샌드캣님.

잘 지내시지요? ^^

(맞아요, 샌드캣님. 새삼새삼 저도 그랬어요. 알라딘 서재는 저에게 무슨 의미일까요? 흐흣)


로드무비 2004-11-0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사 보네요.

시인 이성복.

어디에도님.

좋아요. 어쩔 수 없이......


미완성 2004-11-08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에도님 글을 보니 알라딘이 스스로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일부러 반란을 일으킨 건 아닌가 싶어져요;; 아, 세상은 온통 전략적이야;;


얼른얼른 자주자주 뵙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