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보급판 문고본) C. S. 루이스 보급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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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교회는 다니지만 아직 기독교인은 아니다.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광범위하게 영의 세계에 대한 인정, 죽으면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막연한 믿음, 예수가 인류를 위해 희생했다면 나의 현재의 삶은 예수의 희생에 기대고 있다는 은근한 부채감 정도가 나의 신앙의 정체성일 것이다.

<순전한 기독교>는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기독교에 대한 설명과 접근하고는 많이 다르다.

내가 들었던 것들은 대부분 감성과 복종에 근간을 둔 것이다.

꼬치꼬치 따져 묻기 보다는 그렇다하면 그런 것이라 받아들여야 함을 은근히 강조하는 종교였다.

그런데 루이스는 하나하나 따져 묻는다.

정말 본질이 무엇인지.....

기독교인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행동하고, 하나님은 어떤 의미인지를.....

특히나 기독교인의 행동은 종교를 가졌든 그렇지 않든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인간적 삶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왜 그래야 하는지를 기독교의 원리에 근간을 두고 풀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새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새 사람이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 자기를 버림으로 자기를 얻고, 생명을 버림으로 생명을 얻고, 매일의 야망과 바람들을 버리고, 몸의 죽음마저 받아들여,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가는 존재이다. 진정 그렇게 순전하게, 순전하게, 순전하게 살고 싶다. 아무것에도 걸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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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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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산다.

지금 난 살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죽는 게 뭘까?

작가는 죽음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하기야, 죽음 그 자체를 누가 말하겠는가?

우린 삶의 의미를 통해 죽음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태도를 추론해 낼 수 밖에 없다.

살아있는 생명체에 가장 중한 것이 뭘까? 뭣이 중할까?

죽음에 대한 태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죽음이 중하면 삶도 중한 걸까?

삶이 중하여 죽음이 중해지는 걸까?

아님 삶이 중한만큼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걸까?

죽음을 생각하고 삶을 바라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죽는 게 뭐라고, 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다보면 내 안의 복닥임, 간절함, 애먼 집착들이 덜어질까?

그래서 자유로와 지는 걸까?

그렇게 되고 싶다.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삶에서도, 죽음에서도 자유롭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훌륭하게 죽고 싶다. 결국 훌륭하게 사는 것이다.

훌륭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삶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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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것이 아름답다
이동관 지음 / 쿰란출판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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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뵌 적이 있다.

케냐 사람들이 흰 사람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안타깝다 말하는 저자는 케냐 사람들이 전혀 열등감을 가지지 않을것 같은 까마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사람을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을 사랑으로 껴안으려고 할 때 내 품이 늘어가는 것이다.

별 일 없고 별 고난이 없을 때 인생은 살만하다 말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고난과 풍파가 휘몰아칠 때 인생은 찬란하다, 말하는 게 성장이다.

아프리카 먼 땅에서 내가 왜? 여기 이 곳에, 있는가? 매일, 매시간 물으며 산다면 자신의 내면이 명경같이 보일 듯 하다. 그리고 매일, 매시간 스스로 깨지는 혼탁함을 견딜 수 밖에 없으며, 그 속에서 성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디서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랑하는 일일 것이다.

사랑스럽든, 그렇지 않든, 빚진 자의 책무로, 알아버린 자의 의무로, 나를 껴안고, 내가 있는 이 곳을, 그리고 내가 만나는 이 사람들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걸 이동관 선교사는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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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게 -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53
이나영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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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행복하지 않다.

엄마도 행복하지 않다.

엄마와 아이의 현재는 미래의 어느 시점의 행복에 저당잡혀 있다.

미래의 행복은 현재의 성적이 보증해준다.

아이는 엄마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과거의 기억을 판다.

그리고 10분이라는 자신만의 시간을 산다.

그 시간동안 아이는 거짓성적을 산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시간을 되돌리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더 사거나 시간과 관련된 상황설정은 아주 정치한 논리가 필요하다.

시간을 사서 10분동안 다른 사람들의 시험지를 컨닝하는 건 알겠는데, 시간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되는거지?

그리고 영훈이는 뭘 알고 있는거지?

왜 거짓 기억이 들어온 거지?

시간 가게의 목적은 무엇이지?

이렇게 풀리지 않는 질문들이 꼬리를 문다.

2편이 나와야 하는 건가?

아님 뭔가 로직이 분명치 않아 헛갈리는 건가?

아님 나의 이해력이 떨어지는 건가?

어쨌든 성적 따위를 위해 내 기억을 팔고 싶지도 않고, 거짓 기억을 사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나는 나대로, 지금 여기서, 만족하려고 노력하며 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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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 그 사람
지강유철 지음 / 홍성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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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리고 사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매일매일 생각한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 놀면서, 누군가 그걸 알아차리기라도 할 것 같으면 재빨리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한편으론 이러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나, 하면서 또 스스로를 합리화하다가

이렇게 욕심을 버리고, 처절하게 바닥까지 까보이며 말과 행동이 일치된 삶을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숙연해진다.

어떻게 하면 예수처럼 살 수 있는지,

어찌 사는 것이 하느님이 기뻐할 일인지, 

무엇보다 스스로 떳떳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물으며 사는 사람.

작가는 장기려 그 사람을 닮아 장기려 그 분을 미화하거나 영웅으로 만들기 보다는 그저 담백하게 장기려의 삶을 쫓아간다.

어떤 의미 부여 보다는 거울처럼 보여 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함께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찬찬히 마음 속에 파문이 인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

욕심과 이율배반.

그 만큼은 안 되겠지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 건 그도 처음부터 완전한 인간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잘 했던 것, 그리고 꾸준히 했던 것은 기록하고 반성하는 것.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그리 해볼려고 한다.

기록하고 반성하고 늘 열려있고 깨이었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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