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림책의 모든 것 - 역사, 소재, 주제, 기법, 출판 산업까지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들
마틴 솔즈베리.모랙 스타일스 지음, 서남희 옮김 / 시공아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일러스트레이션을 강의하는 교수와 어린이문학을 강의하는 교수 두 사람이 현대 그림책의 경향과 쟁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거기다 꼼꼼한 번역이 눈에 띈다. 원문에 한국 이야기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곳곳에서 한국의 상황과 한국 그림책을 예로 들고, 한국에 번역된 그림책인 경우 꼼꼼하게 표시해 주고 있다. 인텍스 정리도 잘 되어 있다.
제 1장. 그림책의 역사. 작가 위주보다 인쇄술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 점에서 다른 그림책의 역사 서술과 비교된다. 유럽의 작가들도 상당히 많이 소개되고 있는 점이 좋다.
제 2장. 그림책 작가에게 필요한 요소들. 그림책 그 자체로 독특한 예술 작품이라 정의한다. 그림책 작가는 관련 정규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고, 돌아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림책에 대한 열정, 순수한 눈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무엇이 되었든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면 통하지 않을까.
제 3장. 그림책과 어린이. 어린이들의 시각적 문해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린이들이 그림책과 관련하여 서술한 내용은 놀랍다. 어린이들만큼 예리한 비평자가 또 있을까. 어린이들을 그림책의 비평자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성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하고, 나누는 경험을 제공해 주는.
제 4장. 글과 그림, 그림이 하는 역할들. 그림책의 재미는 글과 그림이 함께 만나 이루어내는 변주들을 감상하는 것이다. 요리나 음악처럼 뭔가 한 공간에 함께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그것을 저자들은 대위법이라고 한다.
제 5장. 난해한 주제를 어떻게 전달할까. 죽음, 비인간적 행위, 폭력, 사랑, 성, 이런 이야기 까지 아이들에게 꼭 해야 하나 싶은 이야기들. 빈곤, 사회적 모순, 전쟁.... 그런 이야기를 그림책에서 보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보고 들을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림책에서 제대로 다루어준다면 난해한 주제에 대한 자신들의 사고와 이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다루는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다루는 방식이 문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제 6장. 전통적인 인쇄방식과 제작 과정.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잘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제작 방식과 관련해서는 직접 눈으로 보고 해 볼 수 있는 그런 공간과 경험이 있으면 좋겠다. 출판단지에 이런 센터 같은게 있으면 어떨까?
제 7장. 그림책 출판 산업. 6장과 마찬가지로 7장은 다른 책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출판사의 현재 특성들을 잘 이야기 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이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한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림책과 관련하여 모든 것은 아닐지라도 많은 것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역사부터 현재의 여러 쟁점까지 아우르며 이슈와 근거들, 그리고 실제 그림책들을 보기좋고 깔끔한 레이아웃으로 잘 소개하고 있어 읽으면서 내내 기분좋은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