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서재를 만든 것이 지난 2003년 여름이었다.
2001년 부터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부터 주욱 90% 이상 알라딘을 이용해 왔던 차라 서재 기능이 생겼다기에 무심코 만들게 되었고, 기념으로 리스트를 하나 작성했었다. 그 때만 해도 블로그란 것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전이었고, 예나 지금이나 게을렀던 나는 블로그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처음 리뷰를 올린 것이 2004년 봄이었고, 그 해 5월인지 부터 페이퍼도 가끔씩 쓰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이런 비교적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서재임에도, 서재 지수나 리뷰, 페이퍼의 양과 질은 보시다 시피 형편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골수 서재인이 되기엔 나의 소양이 너무나 부족하다.
간혹 바람이 불어 리뷰나 페이퍼를 한 개 올리고 나면, '아 그래도 지금보단 좀 더 열심히 글도 쓰고 서재 활동도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불현듯 일기도 하지만, 그건 그 때 뿐. 어떠한 의무감도 없고 소속감도 느슨하게 이렇게 지내는 것에 나는 만족한다.
게다가 최근 직장을 옮기면서 일도 많고 야근도 많아져서, 서재활동을 근무시간 땡땡이의 일환(물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포함이다)으로 치부하는 나는 더더욱 서재 업데이트는 물론 마실 다니는 일마저 뜸해지고 말았다.
근 한달이 다 되가도록 업데이트도 없는 나의 불쌍한 서재. 그런데 좀 묘한 일이 있다. 바로 즐겨 찾는 분들의 카운트. 일명 '즐찾'에 대한 일이다.
서재에 업데이트를 전혀 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기간엔 오히려 즐찾이 한 분, 두 분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서재에 리뷰를 올렸던 것이 지난 2월 23일. 그런데 3월 들어서 오늘까지 즐겨찾는 분이 네 분이나 늘었다. 그런데, 정작 지난 마지막 리뷰를 올린 직후엔 도리어 한 분이 줄었었다. 지난 가을 부터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한동안 나조차도 서재에 들어오지 않는 기간에는 오히려 즐찾이 늘어나고, '오.. 이런 불성실한 서재를 즐겨찾는 분들을 위해서라도..'하는 심정으로 페이퍼라도 하나 쓰고 나면 줄어들고. -_-;; 마치 나에게 '너 입다물고 있으니 잘 봐줄께'라고 하는 듯하다. 물론 귀한 서재분들이 그러시기야 하겠는가? (우연의 일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으음..-_-;)
오늘처럼 이렇게 노골적으로 "즐겨 찾기"를 소재로 글을 올리고 나면 또 몇 분이나 빠져나가시려나. 그럼 또 만회할 때까지 한 동안 내버려 두는 수 밖에. 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