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충북 청원군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이 조선시대 왕가 출산풍속인 태실(胎室)을 집대성한 책자를 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14일 '한국의 태실'이란 400쪽 분량의 책자를 펴낸 청원군 공보담당 이규상(46)씨.
태실은 조선시대 왕가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무병장수와 함께 왕실 번창을 기원하기 위해 석실을 만들어 태를 밀봉하던 것을 말한다.
물론 민간에서도 태를 항아리에 넣어 묻는 풍습이 있었다.
이씨가 태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8년 영조대왕태실가봉의(英祖大王胎室加封儀)라는 필사본을 우연히 접하면서부터.
그는 영조 태실(청원군 낭성면)을 개조하게 된 경위 등을 기록한 이 책의 연구 결과를 이듬해 충북향토문화학술서에 게재, 지방유형문화재 제170호로 지정되는데 한몫했다.
그는 이 무렵부터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를 모으는 등 집필 준비에 들어가 최근 '완성품'을 내놓았다.
이씨는 이 책을 통해 영조, 인성군 태실(청원군 문의면) 등 5개 태실의 위치 등을 상세하게 분석했으며 아지(阿只), 태함(胎函), 태봉(胎封, 胎峯) 등 태의 어원 및 지리적 조건, 태봉의 구조와 관리, 관리 소홀에 따른 처벌 등도 기술했다.
이밖에 김유신 장군 태실 등 충청도에 위치한 태실과 조선 왕조 태실조사 일람표 등도 실었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 조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왕가의 태 처리 방법 등은 물론 민태에 대해서도 소상히 다뤘다"며 "굳이 이 책의 의미를 따진다면 그 동안 태실과 관련한 학술 논문은 많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종합해 정리한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1천권을 펴낸 이씨는 일부를 행정기관, 도서관, 박물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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