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부터 읽는 맛있는 이야기, 낮은산 구름모자 시리즈 3권. 뜨개질을 좋아하는 누리 할머니와 어린 친구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다섯 편이 담겨 있다. 간식을 나눠 먹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누리 할머니와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렸다.

누리 할머니가 정성스럽게 뜬 커다란 담요와 외투, 조끼, 스웨터는 저마다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작고 약하고 착한 이들을 모른 척하지 않고, 위로할 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지혜로운 누리 할머니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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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남중 전문 교사의 아들 심리학 교실

 

 

 

. ‘욕 끝에 가끔 말’을 하는 사춘기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맺을까? ‘엠창’과 ‘패드립’이 난무하는 남자아이들의 세계 엄마들이 잘 모르는 남의 집 아이들 이야기를 만나 보자.

시시콜콜 교육학 시리즈 두 번째. 자타공인 남중 전문 교사라 일컬을 만큼 남자중학교 아이들만 30년 가까이 가르쳐 온 국어 교사 안정선의 부모 교육서다. 내 아이의 점수를 위해서라면 봉사활동 대타도 마다하지 않고, 생활기록부에 스펙 한 줄 더 넣기 위해 선행상까지 요구하는 ‘진상’ 학부모들에 대해 고민하게 된 저자는, 2013년부터 학교 안팎에서 ‘아들 심리학 교실’, ‘어머니 인문학 교실’을 열며 아들을 둔 어머니들과 이야기 마당을 꾸려 왔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열성도, 열정도 넘치는데 왜 교육을 망치는 주범으로, ‘맘충’ 취급을 받아야 할까.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어머니들이 머리를 맞대면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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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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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러 개의 삶을 살 수 있다면, 하나의 생은 아름다운 말을 엮는 시인이나 소설가로 살고 싶다. 문학은 쉽게 밥이 되진 않지만 영혼의 근원을 탐구하는 사람에게는 종교나 예술을 대신할 게 있을까 싶다. 이 생은 현실에 허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교사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보았으니 불만은 없다만 그래도 저 깊은 심연에, 내 안에, 근원을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듯하고, 그것을 끝끝내 만나거나 드러내지 못하고 이 생을 마칠 것이라는 아쉬움 또한 버릴 수 없다고 고백하는 바이다.

 

만일 여러 개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아니 적어도 좀 더 건강하거나 시간이 많거나 열심히 살 수 있다면 우리 말 공부, 말의 근원에 대한 공부, 아름다운 글을 필사하며 필력을 키우는 공부, 어려서부터 일찌감치 시작한 이방의 언어로 그 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문학작품 읽기, 이런 공부를 해보고 싶다. 그런 공부를 하는 목적이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라면 최고로 좋고, 아니면 말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연구자로 살아도 좋을 것이다.

 

그나마 나는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소년들에게 가르치는 교사로 살면서 언어로 삶을 유지한다. 이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목숨을 부지하고 삶의 품위를 유지한다는 것. 삶과 정신이 따로 놀지 않는 것은 축복이다. 다만 열너댓 살 먹은, 글보다는 축구공을 더 사랑하는 소년들에게 아름다운 말과 그 말들의 힘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쉽지 않고 단순해서, 반복적이어서 좋은 점도 물론 있다. 쉬운 시를 통해서도 시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고, 심오하지 않은 글들로도 좋은 말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건,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무릎을 꿇고 꼬마들이랑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노는 한낮의 놀이터 풍경처럼 단순한 기쁨이 있다. 그 기쁨을 30년 간 충분히 누리고 살아왔다. 다만,

 

이 책처럼, 세상에 재미난, 아름다운 많은 말들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나 시나 글을 만나면 그런 아쉬움을 느낀다. 이제 나의 소년들은 이런 말들을 만날 일이 없을 텐데... 이들은 이런 말들을 모르고도 잘 살 것이며, 그리하여 결국 이런 말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인데... 하는 아쉬움. 왜 그런 말들을 가르치지 않느냐고? <유리알 유희>도 아니고, 쓰임이 없이 아름답기만 한 말들은 가르칠 이유가 없다. 나의 개인적 철학으로도 삶에 기여하지 않고 단지 아름답기만 한 무용한 아름다움의 허무함을 사랑하지 않는다.

 

허무하기도 하지만 아쉽기도 한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 권을 관통하고 난 후, 현실주의자인 나는 이 재미난 책 <단어의 사연들>에서 잘 살려 중학생들에게 가르쳐 보고 싶은 것들만 한 번 추려보았다. 그래, 나는 저 말들을 공부해 아름다운 시를 쓰는 삶보다 어린 소년들과 재미나게 우리말을 살려 쓰는 공부를 해 보련다. 우주 너머 5차원을 통과하며 다른 삶은 그 때 살아보기로 하고.

 

어미나 접미사 공부하기 좋은 말

* 깨비(주변적 존재들)로 끝나는 말 도깨비 허깨비 진눈깨비 방아깨비

* 라기 지푸라기 보푸라기 실오라기

* ~미다 여미다 스미다 저미다 꾸미다

* 서슬 사슬 벼슬 이슬 구슬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물비늘)

* ‘로 끝나는 단어 거울 겨울 망울 멍울 방울 시울 저울 개울 여울 너울 허울 기울 터울

* 스름(조금이라는 뜻) -거무스름 가느스름 구부스름 기우스름 꼬부스름 납작스름 발그스름 파르스름

어스름 조금 어둑한 상태나 때

으스름 - 침침하고 흐릿한 상태

다스름 국악기 연주하기 전에 짧게 연주하는 것

* 가리 = 대가리 쪼가리 노가리 멋대가리 낟가리 볏가리 왜가리 쏘가리

 

우리말의 풍부함(형용사적 표현의 다양성) 공부하기 좋은 말

* 배고픈 정도 (입이) 궁금하다 - 구준하다 출출하다 시장하다 배고프다 허기지다

* 의태어 - 꺼덕 덥석, 갸우뚱 기웃기웃 방긋 촐랑촐랑 들썩 헐레벌떡 엎치락뒤치락 붉으락푸르락 알록달록 울긋불긋 반짝반짝

* 준첩어(첩어에서 한 글자가 바뀐 단어)-가시버시 갈팡징팡 곰비입비 그나저나 그럭저럭

눈치코치 뒤죽박죽 들락날락 들쭉날쭉 아기자기 아등바등 아롱다롱 알쏭달쏭 아옹다옹 안달복달 알콩달콩 애면글면 어리바리 얼기설기 이나저나 이도저도 이런저런 흥청망청 곤드레만드레 미주알고주알 어중이떠중이 흥이야항이야 휘뚜루마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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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말 그릇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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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상담 연수용으로 활용하려 한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 어느 정도 지위에 올라 후배와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다.

 

일단, 말하는 자세에 대한 이런 잠언.

말그릇이 작은 사람들은 조급하고 틈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차분하게 듣지를 못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로 말 그릇을 꽉 채운다.

 

사람의 마음은 나의 안쪽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열리게 된다.

 

저 나이 먹도록 말을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 싶은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아직도 내면아이를 떨쳐버리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말을 듣거나 하는 기술에 대한 것.

아이가 엄마 미워, 다 엄마 때문이야,’라고 말할 때 - “네가 잘못해 놓고 왜 이래?”라고 하지 않고 우리 00이 속상하지... 너는 지금 속상한 거야.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해. 엄마가 토닥토닥하게라고 말하기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의 문제를 고쳐주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하지만 지적을 받은 이는 오히려 변하지 않으려 애쓴다. 이렇게 조언하는 이보다 심정을 알아주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안전한 사람에게만 속마음을 내보인다.

 

공감으로 들어줄 때는 상대를 돕기 위해 문제해결 방안이나 부탁을 들어주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 전에 상대방이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문제해결을 서두르지 말라.

 

감정은 휘몰아치다가도 누군가 그 이름을 불러주면 재빨리 짐을 정리하고 떠난다.

당황스러웠지. 정말 놀랐겠다.” “속상했지. 많이 힘들었겠네.”

 

말그릇이 넉넉한 사람은 사람들마다의 사정과 각각의 공식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들을 때도 쉽게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상대의 공식을 먼저 찾으려고 노력한단다. 특히나 부모, 교사, 어른, 선배일수록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 원래 윗사람은 그릇이 넉넉해야 하는 법이다. (질문하고 인정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나도 꽤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상대방과 대화하는 중에 이런 마음들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기쁜 선물은 없을 것. 질문은 그런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낸다.

 

지난 번 준비하고 있다는 일은 잘되고 있어?”
요즘 제일 살맛나는 일은 뭐야?”

당신은 언제 자신이 근사해 보여?”

당신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야?”

너 이번에 시험 목표 달성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혼자 힘으로 해내면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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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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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는 몇 살일까? 그의 글에는 어딘가 예스러운 문투가 있다. 처음에는 중학생들을 위한 <위저드 베이커리>에 열광해 그의 소설을 찾아 읽곤 했지만 점점 청소년 소설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그냥 소설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청소년들이 읽기에 무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의 이야기인데 참으로 구수하게 인간적이다. 그래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학생이 있다면 권할 만할 것 같다.

나는 바로 얼마 전에 <호모 데우스>를 막 다 읽었다. 유발 하라리가 예측한 미래 사회를 상상하며 독후감을 쓰고 있는 중에 <한 스푼의 시간>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 속 로봇은 작가의 문과적 상상과 감성을 두르고 있는 매우 인간적인 로봇이다. 그를 대하는 이웃들도 그렇고 은결(17세 소년의 모습을 한, 로봇의 이름)의 행동도 매우 인간적이다. 물론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은 입력된 프로그램 이상으로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조합하여 사람의 감정을 읽고 상황에 대처하는데 그게 마치 사람이 수 천 수 만 예측하지 못할 상황적 변수들마다에 인간적으로대처하는 것과 매우 닮았다. 그래서 그의 행동은 여자사람에게 연심을 품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자기를 아들처럼 여겨준 주인아저씨의 불행에 공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지능이라면 과학적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많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제기하는 의문처럼, ‘정신이란 무엇인가, 인간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내가 인간이라서 갖고 있다고 생각한 영혼이란 것은 과연 실체가 있는가라는, 실존적인 질문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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