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 2003-11-26
명징한 정신과, 팍팍한 삶 사이에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풀꽃선생님 서재를 놀러와 보니, 곽재구 포구기행을 읽은 감상과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비평이 잔잔하게 마음을 흔듭니다. 왠지 몇 자 적고 싶어서...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으면서, 시답잖은 줄거리보다 더 가보고 싶었던 피렌체의 대성당, 그 두오모가 아닐까 하면서 선생님 서재 사진을 봅니다. 살아온 시대가 비슷했던 사람들이 갖게 되는 마음 속의 火傷들을 바라보노라면 왠지 위안을 받곤 합니다. 세상을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다가, 사랑하며 살다가 마무리할 수 있는 여유를 늘 의심하게 되고, 내가 이렇게 편안하고 행복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불안한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서 만날 수 있는 건, 이런 공간의 혜택이라고 억지를 부려 봅니다. 그렇더라도, 그렇더라도 삶은 행복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읽을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한때 명징한 정신의 시대에 휘청대던 삶을 추억하며, 돈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불확실성의 팍팍한 삶 사이에서 가끔 뭔지 나와 비슷하다는 느낌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습니다. 강원도는 춥겠군요. 몸조심 하시고, 늘 아이들에게도 따스한 선생님 돼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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