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기와 1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새움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A  ; "난 내 의존적인 성격이 싫어"

B ; "어머 네가 왜 의존적이야?"

A ; "난 내가 보살피고 간섭하기 이전에 우리 딸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주길 바래.."

B ; "어머, 그런 것도 의존적이라고 하는 구나"

중학생은 그런 나이 인 것 같다. 부모는 으젓하게 홀로서주길 바라지만 꼬투리만 성장하고 덜 여문 콩 같은 그런 존재. '중학생'이란 단어가 풍기는 그 어중간함 때문에 주위에서는 아이들의 원래 모습보다 기대치를 높게 잡는다.  이 책을 읽으며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맞아 아직은 떠먹여 주어야 할 시절이야'

내가 이렇게 느낀 것은 이 책의 어떤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책의 내용이라면 모름지기 이만한 나이는 이렇게 홀로 서기를 배워야 한다는 성장소설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 책이 가진 형식 즉 주인공 임빙이 성장한 후에 자신의 중학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씌여졌기 때문에, 임빙은 어른의 말로서 그 때 자신의 행동과 상황을 분석하고 독자에게 적절한 인생의 조언자 역할을 한다.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하는 이야기이므로 그 충고는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현상만 보고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주제를 꼭집어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떠먹여 주는 소설이다. 다만 사춘기의 예민한 독자가 그것을 자존심 상해 하지 않으면서 거부감 없이 맛있게 받아 먹을 수 있는 장치, 즉 살아 있는 인물과 감동적인 이야기가 강마을을 배경으로 넘실 넘실 출렁이며 가슴 속으로 파고 든다.

암튼, 짧은 이야기의 모음이라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기에 좋고, 꽤 긴 장편이라 책 읽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기에 좋다. 생일 입학 졸업 등 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도 일순위에 둘 수 있는 가족용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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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삼형제가 너무 귀엽다. 자연 끼리 닮은 모습에서 경이로움을 느끼는 가을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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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05 18:37   좋아요 0 | URL
어머 정말요^^

로드무비 2005-09-05 19:06   좋아요 0 | URL
우와우와, 부엉이가 저리 앙증맞게 작아요?^^

미설 2005-09-05 19:47   좋아요 0 | URL
정말 신기하고 오묘하게 생겼습니다. 이름이 뭐예요?

마태우스 2005-09-05 20:47   좋아요 0 | URL
진짜 부엉이처럼 생겼네요.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 부엉이가 거의 멸종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진짜 부엉이가 보고 싶어요
 







멋쟁이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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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9-04 15:27   좋아요 0 | URL
와~ 정말 멋쟁이 나비님이시네요. 우리나라로 오지 않고 가버린 나비님께도 감사하구요 ^^

2005-09-04 15:33   좋아요 0 | URL
어, 여기서 놀고^^ 계셨네요. 나비가 가버렸대요? 다행이에요.

水巖 2005-09-04 16:56   좋아요 0 | URL
나도 그 나비 소식인줄 알고 뛰어 왔답니다.

2005-09-05 17:52   좋아요 0 | URL
^^ 수암님 제 서재서 뵈니 더 반갑습니다.
 

요즘 새로 취미를 붙인 식물화이다.

선유도에서 얻어 온 부레옥잠이 꽃을 피웠길래 부랴부랴 그려보았다.

 꽃잎이 너무 얇아 정말 천사의 날개를 같은 꽃을 그리면서

어쩐지 도 닦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참 고운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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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9-04 15:28   좋아요 0 | URL
얻어온 식물이 꽃을 피워 그림을 그린 참나님, 참말 잘 그리셨네요.
예술입니다!

2005-09-04 15:34   좋아요 0 | URL
^^ 많이 모자라지만 작은 사이즈로 올리면 표가 안 나니까..자랑질^^헤.

▶◀소굼 2005-09-04 18:16   좋아요 0 | URL
우와..잘그리십니다~ 얼마 전에 식물 세밀화 봤는데.. 참나님도 잘 모으시면 좋겠어요~

2005-09-05 17:53   좋아요 0 | URL
미쳐야 미친다에 나오는 백화첩 만드는 게 소원인데. 꿈은 크게,행동은 굼뜨게..^^

2005-09-06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잘 알고 지내는 착한 남자 중학생 두 명이 우리 집에 다녀 가다가 앞 집 초인종을 누르고 후다닥 도망을 친 것이다. 평소 성실하고 으젓하다고 침이 마르게 칭찬 하던 두 녀석에게 뒷 통수를 한 방 맞은 느낌이랄까. 앞 집 사는 아가씨가 별렀다는 듯이 뛰어 나와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야~!! 니네들 죽을 줄 알앗!" 현관문을 통해 들린 그 소리는 내 귀에 따갑게 와서 꽂혔고 그 녀석들이 간간히 그런 장난을 쳤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녀석들이 안잡히고 잽싸게 도망을 쳐 준 것을 감사하며 어쨌건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의 심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 주위의 착하고 얌전한 그 아이들이 사실은 급류의 에너지를 가진 청소년기의 아이들였음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빨간 기와"를 읽는 내내 나는 '나'를 공감했다기 보다 "녀석"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어서 기뻤다.

"빨간 기와"는 어른이 된 주인공 임빙이 유마지 중학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인 '나'가 서술하는 여타의 성장소설에 비해 이런 점이 좋았다.

"'대중' 앞에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태어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욕망일 것이다. 사람의 쾌감은 스스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 속에 비친 자신을 발견할 때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내 정신력이 약한 것에 화가 나서 스스로 볼따귀를 때리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썼지만 여전히 잘 안되었고 졸음은 산처럼 무겁게 나를 내리 눌렀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모든 현상을 배고픔 탓으로 돌렸다. 열여덟이 넘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력과 체력의 성장이 거의 극점에 달한다...나는 어린 시절 천천히 성장하는 부류에 속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세포가 왕성하게 발달하고 있을 때 나의 세포는 새싹인 채로 깜깜한 땅 속에 묻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일량은 달랐다. 그는 어릴 때 부터 빠른 성장을 보인 부류였다."

위에서 처럼 그 시기에 자각하기 어려운 삶의 조각들을 시간이 흐르고 나서 깨달은 자의 시선으로 꿰어 맞춰주고 있다. 그래서 가르침을 받는 다는 느낌 없이도 훌륭한 수업을 듣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부모세대가 자녀 세대의 독서에 기대는 바라면 인식의 지평을 넓혀서 앞으로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유용한 경험과 깨달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빨간 기와'는 그런 의미에서 부모 세대에겐 충족감을 느끼게 하고 청소년 세대에겐 유용한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한 편 한 편이 단편으로서 완성도가 있으면서 전체적으로 인생의 큰 흐름에 합류하는 이 소설은 배경이 되는 강마을 과도 잘 오버랩 되고 있어 아주 감성적이면서 비주얼이 강하게 읽히는 것도 매력이다. 청소년기의 편집광적인 면모, 열등감, 우쭐함등이 역사와 맞물리면서, 그 또래에 맞게 또는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어른 군상들을 통해 때론 고통스럽게 때로 유머러스하게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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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9-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좋은 글이 왜 리뷰가 아니고 페이퍼일까요?

아영엄마 2005-09-0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그러게 말이어요! @@

파란여우 2005-09-0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로 올리셔야 할 분위기임돠!!!

2005-09-0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올리려다 뭔가 서투르고 어색해서..쩝-.-;:

반딧불,, 2005-09-0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글은 매번 참 좋아요. 진솔하고 아름다운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