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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내 인생 ㅣ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을 읽을 때 책을 재밌다고 느낀다.
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 보는 것, 그래서 그 사람의 내면을 조금은 이해하였다고 느낄 때.
"뚱보 내 인생"은 말라깽이란 말을 들어 온 나에게도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는 책이었다.
물론 최근의 나는 탐식하고 탐미하는 것을 점점 알아가서 배둘레햄의 증가에 따른 체중의 압박을
받고 있으므로 동일시의 공감대를 느끼기도 충분했다.
일인칭으로 담담하게 서술되기에 초반에 약간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읽지 말까 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자기는 주위의 어떤 사람을 생각하며
굉장히 공감하며 읽었다고 하였다. 그으래~?하는 기분으로 다시 책을 들었다.
사실 나는 뚱뚱한 사람을 봐도 '뚱보'라는 말을 떠올리진 않는다.
먹보 울보 처럼 보가 들어간 말이 약간은 부정적인 느낌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컨대 뚱뚱한 사람들에 대해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난 내가 그동안 약간은 뚱뚱한 사람들을 무시했다는 사실은 깨달았다.
결국 나는 그 사람들이 자기 통제력이 없어서 뚱뚱해졌다고 생각하고 답답하다고 여긴 것이다.
뚱보 내 인생을 읽고 난 뚱뚱한 사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동안도 이해한다고 느꼈지만 실은
이해하는 척하거나 이해한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암튼 책이란 이런 것이다. 읽고 뭔가 깨달음이 있거나 느낌이 있으면 족한 것이다.
그리고 난 뚱보를 이해한 것이 아니라 인간 즉 타인을 이해한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배려하는 데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는 청소년기에 형성해야할 기본적인 소양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이 열여섯이고 성장기의 진통을 적당히 겪고 있으므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겐
아주 공감되는 바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인생을 쿨하게 사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어리다고 티내는 것 중의 하나가 감정 통제를 제대로 못하는 것일 게다.
혼자 아프더라도 관계에서 쿨한 것 그렇게 살다보면 아픔도 자연스럽게 나누고 가벼워진다고 생각한다.
부담 주지 않으면서 폐끼치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