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참 좋아라하며 여기저기 추천했던 기억이 있다. 십여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재미있는 책하면 새의 선물이란 이름이 떠오를정도로 이 책의 인상은 나에게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다시 읽어보니 그 인상 만큼 재미있지는 않다. 단 내가 그 시절 이다지도 냉소적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냉정하고 사유적이다. 그 때도 이 책을 읽는 느낌이 사르트르의 느낌과 닿아 있고 남성적이란 것 때문에 좋아했다.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왜 좋아했는지 이유는 떠오르는 걸 보면 에지간히 이 책을 읽은 느낌들을 친구들과 나불댔기 때문이리라. 그 땐 사르트르 책들을 읽을 때였으니. 지금에 와서는 모르겠다. 사르트르 책을 읽지 않아서 그와 닮았다는 느낌도 확인할 길 없고 문체도 지금보니 남성적이지도 않은 것 같다.

지금 반하는 것은 작가가 그 때 그 나이에 비해 인생을 많이 살아 본 사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상당히 사유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를 했다는 것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조숙하지 않았으면 쓸 수 없는 글인 것 같다. 중3이후에 읽으면 좋을 것 같다. 60년대 말의 시대상 사회상을 그대로 읽을 수 있으며, 30년이 지난 후인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이 가슴을 때린다.

변화에서 욕정이 들끓을 때 뭔가 찬물을 부어주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냉소적인 사람이 읽으면 마음이 따스해지고 열정적인 사람이 읽으면 서늘하게 식혀주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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