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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평점 :
[무의미의 축제]
by Milan Kundera
묘한 책이다. 손 쉽게 이렇다, 저렇다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책. 다양한 이야기와 시간을 전개하다가 미묘하게 크로스오버해서 존재의 의미와 기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누군가가 원치 않았으나 결국엔 태어나 모두에게 사과하는 사람, 천사가 보이는 것이 두려운 사람, 죽음이 가까이 왔다고 생각했으나 그 죽음과 삶의 공존하는 불안이 좋게 느껴졌던 사람. 삶과 의미에 대한 고찰이 진 토닉과 술술 넘어가는 책이다.
“뭔가 신비하게 만드는 즐거움이 너희에게 보호막이 돼 주었을 거야. 하긴 그게 우리 모두의 작전이기도 했지.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을 뒤엎을 수도 없고, 개조할 수도 없고, 한심하게 굴러가는 걸 막을 도리도 없다는 걸 오래전에 깨달았어. 저항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세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것 뿐이지.”
“하찮고 의미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 하지 않는 곳에도, 그러니까 공포 속에도, 참혹한 전투 속에도, 최악의 불행속에도 말이에요... 여기 이 공원에, 우리 앞에,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