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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평점 :
[스토너]
by John Williams
담담하고, 답답하고, 또 착잡하면서도 그저 흘러가듯 따라갔다. 뭔가 행복의 낌새가 보이려 치면 인생이 그를 뒤따라가 그걸 뒤엎어 놓는 듯한 삶을 살던, 그리고 그 모든 고통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한 남자의 삶을 엉성하게 컬러로 복원한 무성 흑백영화를 관람하듯 본 기분이다. 책의 전개는 결코 빠르지 않다. 세심한 묘사가 차분하게 그 주변의 공기를 나에게 전달할 수 있을 만큼의 템포로만 흘러간다.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직장에선 입바른 소리를 하다 은퇴할 때 까지 고통받고, 진정한 사랑을 허무하게 빼앗기고, 사랑하던 딸은 병적인 엄마 곁에서 도망치기 위해 도시를 벗어났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어버린다. 그렇지만 끝내 그는 누구에게 소리쳐 부딪히지도,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지도 않는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나름의 안정과 정리를 해두고는 홀연히, ‘삶을 관망하던 자’로서 떠난다.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