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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책읽는 시간은 겨우 경전을 몇 장 들쳐보는 것 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
일상이라고 해봐야 매일 그일이 그일이건만 독서가 그일에서 예외규정이 되가려나보다.
그 시간을 채워주는 것이 고전 음악 듣기이다(감상이라 하기엔 부끄러워서 차마 못 적었다.)
며칠 전 강추위가 저어하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건망증에 힘입어 봄날에 대한 상찬을 하고 싶어
무엇을 들을까 생각하다가 찾게 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5번 'Spring'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라우'와 '요제프 시게티'의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중에서
특별히 이 곡을 골라 들었다.
반세기가 지난 오래 전 음반이라서 처음에는 듣기가 좀 뻑뻑한 느낌이다.
왠만한 음악들은 리마스터링되는 추세로 보면 옛날 고릿짝에서 꺼내놓은 물건같은 기분이지만
새것만이 최고라는 휴대폰이나 컴퓨터만 존재하라는 법이 있나 싶게 자기주장하는 고전음악이 좋아서
나는 얼마 전 부터 이런 종류의 음악을 찾아 듣고 있다.
몸은 늙어가는데 첨단의 유행만 따를 수 있는가 생각해보니 나 자신에게도 위로가 된다.
투쟁과 경쟁과 싸움,
모습은 다르나 그 속에 담긴 콘텐츠는 하나다.
'죽기 아니면 살기'
하긴 이 세상에 나올 적부터 수억이래나 수십억의 정자가 하나의 난자를 향해 경쟁을 하며 시작한다니까
인간세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설명하는 말들이지만 나는 이게 정말 싫다.
그래서 이 모양으로 살고 있지만서두.
사람사는 일이 나랏일만 있는 것 같아 혼자 있을 경우 일부러 9시 뉴스를 보지 않은 지 오래 됐다.
그렇게 해서라도 개인사가 포위당하는 형국을 막아보려는 내 나름의 저항인 셈이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35/34/coversum/8678100079_1.jpg)
창문을 열어놓고 밤의 기운을 들이마시니 겨울 한 가운데 서 있지만 틀림없이 봄의 기운이었다.
그래서 찾아 걸어 놓은 음악이 또 이것이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 가운데 숨어있는 추억을 꺼내 읽으며,
구두끈을 가볍게 묶고나서
봄 기운을 찾아, 귀와 눈을 열고 相生의 기쁨을 맛보러 들길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