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라이프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열림원 / 2003년 3월
품절


..가끔씩 나도 가슴이 서늘해진다니까. 결국 스스로 자신이 없으니까 이 남자 저 남자 교대로 바꿔가면서 그 숫자를 자신의 가치척도로 삼는거지. 몇사람한테 사랑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누구한테 사랑받았는지가 중요한데 말이야...-20쪽

아무것도 숨기고 있는 건 없다니까. 어쩌면 자신에게는 숨길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건 아닐까.-48쪽

"도대체 왜 모두들 공원으로 몰리는 거죠?"
"한숨 돌리려는 거 아니겠어?"
"보라고. 공원이란 장소에선 말이야.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고 누가 뭐랄 사람은 없잖아. 오히려 누굴 붙잡고 권유를 하거나 연설을 하거나 뭔가를 하려고 하면 내쫓기지"-76쪽

"나도 자네와 비슷해. 토요일만큼은 몸을 푹 쉬게 해주고 싶거든"하고 웃었는데, 내 경우는 몸을 쉬게 하려고 그런다기보다 말을 쉬게 하려고 한다는 편이 정확할 듯싶다. 함께 있고 싶으니까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동한다는 가즈히로 씨는 아니지만, 나야말로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는 이유에서 토요일 하루만큼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서 말없이 보내고 싶다.-82쪽

무슨 일인가 늘 시작되려고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고 있는 현대가 지니는 특유의 빈 공간과 블랙유머, 그리고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조차 분명치 않은 희망같은 것..-189쪽

2005.11.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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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구판절판


때로, 외간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외간 여자란 요컨대 아내가 아닌 여자. -28쪽

항상 같은 사람과 밥을 먹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먹은 밥의 수만큼 생활이 쌓인다.-48쪽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64쪽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82쪽

등 뒤에서 껴안으면 남편은 귀찮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린다. 외로움만이 늘 신선하다.-113쪽

2005.10.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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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구판절판


..어쩌면 동서고금을 통해 씌어진 모든 위대한 문학작품들의 기본적 주제는 '같이 놀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형색색으로 다르게 생긴 수십억의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고 자리싸움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인간적 보편성을 찾아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과업이기 때문이다. -6쪽

'지옥이란 다름아닌 바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데서 오는 괴로움' (까라마조프 형제들)-111쪽

사랑과 친절은 부메랑 같아서 베풀면 언젠가는 꼭 내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 그래서 결국은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불편한 장애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185쪽

영혼의 난쟁이들인 우리들은 하루하루 지리멸렬하게 살아가며 에이헤브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지만, 바보같더라도 서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 홀로 우뚝 선 영웅의 삶보다 더욱 가치있다는 말일 것이다.-189쪽

'우리 각자의 영혼은 그저 하나의 작은 조각에 불과해서 다른 사람들의 영혼과 합쳐져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분노의 포도)-230쪽

2005.10.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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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무라카미 류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문 / 2004년 6월
구판절판


인간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제대로된 훈련뿐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물론 자신감이 없으면 자립할 수 없고, 상대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을 부르게 돼-25쪽

2005.10.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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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8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7월
절판


그래도 기죽지 않는다. 어느 작가가 말했다. "가장 풍요로운 사랑은 세월의 중재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나의 아군은 시간이다. 지금은 안되지만, 분명 언젠가는.-25쪽

꼴사납다. 너무 꼴사납다. 당신이 가진 최후의 담보는 멋있다는 거, 그거 하나인데, 심하다. 배신이다.-37쪽

손을 잡아서 감싸주고 싶었다. 쇠약해진 머리도, 마른 몸도 꼭 껴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해주고 싶은 것'이어서, 허락되지 않는다. 한없이 비슷한데도, 다른 것이어서.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이곳에 있을 수 있다.
-38쪽

문제는 결혼 따위가 아니라, 이 어중간한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용변을 보고 뒷처리를 하지 않은 것처럼 지내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차라리 섹스를 하면 전부 끝나버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드라이하고 쿨한 당신의 이미지, 그런 당신의 부가가치는 섹스를 하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징그럽고 느끼한 어디에나 있는 남자로 바뀔지도 모른다. 몇번이나 끊겨도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이러지는 이 줄을 자르기 위해서는, 내가 당신을 싫어하게 되는 수밖에 없었다. -42쪽

당신은 부드럽고 편안하고, 몇백번이나 만났지만, 오늘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원히 좋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질릴지도 모른다, 싫어질지도 모른다, 지금이 피크일지도 모른다...지금이라면 함께 죽을수 있다. 막다른 세계에서 탈출할 수 있다. 딱 한번만, 내가 당신의 미래를 빌린다. 동반자살.-51쪽

나는 문고본을 한손에 들고 차를 마시면서 당신이 눈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덮치거나 하지는 않는다. 조르지도 않는다. 당신을 막다른 골목 안쪽으로 몰아세우는 짓은 일체 하지 않는다.
조용한 마음이다.-55쪽

결혼에는 흥미가 없었다...자신만으로도 버겁다. 자신에게는 자신의 생활이 있는데, 그곳으로 여자가 들어와 산다는 것은 폭거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62쪽

남자를 만날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그래야 돼. 늘 좋은 속옷을 입으면 그것이 저절로 색기가 되고, 활기도 생기는 거래. 너도 벌써 삼십대고, 가난한 건 아니니까 그 정도는 신경써서 빛나는 여자로 갈고 닦아야지.-72쪽

돌아가는 길, 돈이야기 떄문이라는 것을 깨닫자 히나코의 가슴은 찢어질 것 같았다. 오다기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가벼운 기분으로 무신경한 말을 해버렸다. 만약 오다기리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자신이 있을 곳은 이 지구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히나코는 일이든 뭐든, 실패하지 않기위해 전력을 쏟았지만, 일단 실패하면 몹시 비관적이 되는 경향이 있었다.-95쪽

처음 만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문장들이 마치 내가 쓴 것처럼 익숙하다...어려운 단어 하나 없는, 기교조차 부리지 않은 평범한 문장이지만 아주 독특한 맛이 난다. 희한한 재주다. - 역자후기 중에서-00쪽

2006.11.03, 선샤인빌딩의 플라네타륨.-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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