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1월
구판절판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잊히지가 않아. 인간이란 건 말이다. 잊으면 안되는 걸, 이런 식으로 맘에 담아두고 있는 건가보다.-160쪽

언제부턴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또 무슨 짓을 하든, 당당하게 대항할 수 있게 됐다. 이 괴로움의 끝에 도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로 그 차이였다. 부조리한 괴로움은 내일을 기다려도 해결되지 않는다. -208쪽

일요일이란 반복되는 일상과 사회적 신분에서 잠시나마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날-00쪽

2005.10.29 -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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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8월
절판


어쩌면 지금 우리들은 절경 속을 지나는 줄도 모르고, 같이 걷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여행자들로, 우리가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 경치 속에 둘러싸여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건 그 목적지보다 함께 걷는 길동무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10쪽

비굴해지지 말라고 남들은 말한다. 노력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갖은 노력을 다해서 남들과 엇비슷한 자리에 서게 돼봤자... 예를 들어, 출발지점까지 죽기 살기로 달려가야만 하는 사람과 자동차에 편이 앉아 도착하는 사람이 있다. 달려온 사람은 헉헉거리면서 또다시 출발점부터 달려 나가야만 한다. 난 그러고 싶지 않다. 나라면 출발지점과는 다른 장소로 달려간다. 거기에 아무도 모여 있지 않다고 해도 그곳으로 달려간다...-58쪽

지금부터 10년 후에 자네가 돌아오고 싶어 할 자리는 분명 이 버스 안일 거야. 잘 한번 둘러보고 외워두라구. 자넨 지금, 먼 훗날 자신이 돌아오고 싶어 할 장소에 있는 거야. -69쪽

그러나 어찌됐든 오늘이 마지막이다...내가 전력을 다 해 온 일이 소중한 일이었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았는지는, 아마도 오늘 수영이 끝난 그 순간 분명해질 것 같다...
아마 앞으로의 내 인생은, 무엇을 갖고 임하는 지로 결정날 거라 생각한다. 어떤 추억을 갖고 갈 것이냐, 하는 것으로 내 인생은 결정 날 것이다. 어쩌면 오늘 수영을 끝낸 그 순간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될 지도 모른다. 인생은 길지만, 최고의 순간이란 건, 이렇게나 빨리 찾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그렇더라도, 최고기록이란 것은 깨어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86쪽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난 다시 최고기록을 깨기 위해, 앞으로도 살아나갈 것이다-94쪽

2007.06.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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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5 - 완결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7년 2월
구판절판


- 내 피에선 쇠맛이 난다.
- 바람소리가 방해돼
- 졌을 때 우는 건 나쁜 버릇이야.
- 개인적으로 그냥 싫어. 멋없는 페코를 보는게.
- 괜찮아! 세상은 언제나 히어로가 이기게 되어 있으니까.
- 이상을 내세우는 건 쉽다. 다만 이상을 추구하도록 허락받은 인간은 얼마 되지 않아.-1쪽

- 자궁에서 머리를 내밀던 날 이래 가장 큰 충격이야. 무시무시하고 처참한 고독이 날 휘감고 있어. / 하하....네 인생은 지금 막 시작됐어. 웬거. 이제 막 스타트 라인에 선거라고. 탁구 얘기가 아냐. 인생 얘기지. 그리고, 이건 코치의 조언이 아냐. 널 잘 아는 친구의 의견이다. / 하하..고마워-2쪽

- 그건 네게 탁구의 재능이 없기 때문이야. 순전히 그것 뿐이야. 큰소리로 떠들 얘기도 아니지.
- 너한테 위로받을 필요도 없다구. 아쉬움만은 남기고 싶지 않았거든...추한 꼴 보일 각오로..커트따윌 시험해본거야.
- 바보 상대하다가 날 다 샌다는 말이 있지..어설픈 각오는 시간만 낭비할 뿐이야.
- 목적이 승리라면 달성하기 위해 취해야할 행동은 지극히 단순하지 않나요? / 그걸 관철할 수 있는 사람이 자네 생각만큼 많지는 않아. -3쪽

- 뭐야. 벌써 가는 거야? / 걱정마. 사랑하니까. / 진짜지? 진짜면 괜찮지만..
- 허풍이란 건 상대가 일류일수록 잘 먹히는 거야.
- 네 덕분에 더 강해졌어. 댁이 나한테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쳐줬거든.-4쪽

- 위급한 순간에는 반드시 히어로가 나타난다. 아무리 깊이 틀어박혀 있더라도 구해주러 달려오는..
- 쫄면 지는거야..겁먹었다간 죽는 거다!!
- 전신의 세포가 기뻐서 날뛴다. 속도를 높이라고 명령한다. 눈에는 비치지 않는 것. 귀로는 들리지 않는 소리. 집중력이 바깥 세상과 차단시킨다. 팽창하는 속도는 정지 상태에 가깝다. 녀석은 당연하나는 듯 급속한 성장을 보인다. 반사적으로 돌아가는 두뇌.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육체... 간격이 벌어진다.. 서서히 뒤로 쳐져가는 감각. 우열은 명확하다. 하지만 초조하진 않다. 전력으로 공을 치고 있다. 겁먹을 틈조차 없다. 겁먹을 필요따윈 없단 말이다!! 여긴 좋구나...여긴 정말 근사하구나.-5쪽

- (인정하긴 힘들고 또 싫겠지만) 노력으로 다다를 수 있는 단계라는 것은 선택한 그것을 꽤나 즐길 수 있는 정도라는 것. 즐김이 아닌 성취까지 욕심낸다면 선택한 그것이 오히려 본인을 선택해야 가능하지 않을까?-6쪽

2009.12.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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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예의 - 귀찮아서, 혹은 두려워서 미뤄왔던 나의 행복들에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6월
구판절판


꿈을 선언하는 것은 우편물을 발송하는 것과 같다. 원하는 것을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리거나, 종이 위에 적어서 형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바로 꿈을 선언하는 행위다. 그 꿈은 인공위성처럼 쏘아 올려져 지구를 한바퀴 돌고, 그것을 이루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사람들의 손을 두루 거친 뒤,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당신 문 앞에 배달될 것이다. 모든 우편물이 그렇듯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 시간 동안 주소를 바꾸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부친 편지는 도착하게 되어 있다. 즐겁게 기뻐하며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기다려라. 꿈도 꾸지 않고, 확실한 소망을 적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면 물론 도착할 것도 없으니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우연과 행운에 기대어 견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꿈을 쏘아 올렸다면, 확실한 이미지로 형상화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당신에게 당도한다.-138쪽

사람들은 조바심이 피 안에 끓는 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는지 특급 우편처럼 바로 다음주에 당도하지 않으면 이내 포기하고 주소를 바꿔버린다. 꿈을 포기하거나 의심하는 것이 바로 주소를 바꿔버리는 행위인 것이다. "현실을 직시해!", "제발 꿈 깨!" 라는 말은 꿈을 발송하지 않은 사람들의 고정 레퍼토리이다. 물론 그들에겐 도착할 꿈이 없으니 현실만이 모든 것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신은 다르다. 그들의 논리에 휩쓸려 그저 그런 예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사는게 다 그렇지 뭐." 해버리면, 당신 앞으로 도착하게 되어있는 그 편지는 수취인 불명이 되어 버린다.-138쪽

당신이 꿈이 도착하는 그 날, 아직 그 곳에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꿈을 덥석 받을만한 건강과 매력을 유지하고 있었으면 좋겠다.-139쪽

매력을 유지하는 일, 그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은 아름다운 외모나 프라다 핸드백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휘감고 있는 공기의 느낌이 세상의 모든 좋은 일들을 유혹할 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소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얻기를 원하는 그것 또한 당신을 원해야 꿈의 데이트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해도 대부분의 소망들이 짝사랑으로 지쳐 끝나고 마는 것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139쪽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있다고 하자. 당신을 간절히 원하고 기다리는 그 일은 당신을 꿈꾸고 소망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만일 당신이 그 일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은 다른 기회나 다른 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반면 당신이 아무리 원하고 소망한다 해도, 당신이 그 꿈에 합당한 매력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이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우주 연애의 정석이다.-139쪽

2009.06.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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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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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에게도 당신은 여느 누구가 아닙니다. 당신은 제 안에 있으면서 저와 늘 동행하는 제 2의 목소리 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은 저의 독백을 대화로 바꿔놓았습니다. 당신은 제 내면을 풍부하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당신은 꼬치꼬치 캐묻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신랄하게 아유하고, 저와 맞서 싸웁니다. -132쪽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바로 뒤 시간에도. 다정한 인사를 보냅니다.-145쪽

어떻게 해야 마들레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 여자는 냉장고예요. 그런데 그 여자에게 손을 대면 제가 뜨거워져요. 그 여자랑 나란히 암스테르담 거리를 걸으면 폐렴에 걸리지만 그 여자가 밤에 손으로 제 이마를 짚으면 저는 활활 타오르기 시작해요.-179쪽

가깝다는 것은 거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거리를 극복하는 거예요. 긴장이라는 것은 완전함에 하자가 있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완전함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완전함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데서 생기는 거예요, 레오.-184쪽

'우리'에게서 과연 무엇이 남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공동의 거짓 과거를 지닌, 서로 낯선 두 사람만이 남게 되겠지요. 그토록 오랫동안 그토록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기기만에 빠져있던 두 사람만이.-279쪽

지나간 시절을 되풀이할 수는 없어요. 지나간 시절은 어디까지나 지나간 시절이고, 새로운 시절은 지나간 시절과 같을 수 없어요. 자나간 시절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늙고 쇠잔해요. 지나간 시절을 아쉬워해서는 안되죠. 지나간 시절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늙고 불행한 사람이에요. -292쪽

레오, 제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는 오랫동안 그 누구와도, 당신과 그랬던 것처럼 격렬하게 감정을 나눠본 적이 없어요. 이런 식의 감정교류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저 스스로도 놀랐답니다. 당신에게 보낸 이메일들에서 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에미다운 에미가 될 수 있었어요. '현실의 삶'에서는 무난하게 버텨나가려면 끊임없이 자기 감정과 타협을 해야해요. 이럴 땐 과잉반응을 해선 안 돼! 이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이 상황에서는 그걸 못 본 척해야 해!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자기의 감정을 주위 사람들에게 맞추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량을 베풀고, 일상에서 오만 가지 자질구레한 역할을 떠맡고, 구조 전체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려면 균형을 잘 잡아 평형을 유지해야 해요. 저 또한 그 구조의 일부니까요.-169쪽

그런데 레오, 당신을 대할 때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꾸밈없이 드러내는 게 조금도 망설여지지 않아요. 당신에게 이건 기대해도 된다, 이건 안된다...그런 걸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거리낌없이 저돌적으로 글을 쓰는 거죠.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사실 이건 다 당신 덕이에요, 레오. 그래서 당신은 포기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당신은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줘요. 물론 더러는 제동을 걸기도 하고, 어떤 건 무시하기도 하고,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끈기 있게 제 곁에 남아있는 당신을 보면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실제 에미가 현실에서 어떤 사람이든 간에 메일에서의 에미는 굳이 착하게 굴려 애쓰지 않고 평소에 억눌려왔던 약점들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거에요. 자기가 병적 보따리든 모순덩어리든, 그걸 받아줄 만한 사람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170쪽

하지만 나 자신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에요, 레오. 저는 끊임없이 당신에게 몰두해요. 당신은 제 대뇌(인지 소뇌인지 뇌하수체인지, 당신을 생각할 때 뇌의 어떤 부분이 쓰이는지 모르겠네요)의 1제곱센티미터를 점령했어요. 당신은 거기에 확실하게 천막을 치고 있어요.-171쪽

2008.08.3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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