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구판절판


침팬지는 인간의 신호를 활용하는 데 서툴다. 반면 개는 인간의 행동에 주목하는 특별한 성향이 있으며,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하는 행동을 참고할 줄도 안다. 물론 개는 침팬지보다 똑똑하지 않다. 단지 사람에 대한 태도가 다를 뿐이다. -53쪽

멱함수분포(Power Law Distribution)로 보이는 문제의 해법은 우파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특별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집중적인 도움을 주는 탓이다. 좌파에게도 환영받기는 어렵다. 공정성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태도가 시카고학파의 냉정한 비용편익분석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수백만달러를 아끼고 더 깨끗한 공기를 얻고 경찰국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 수 있다는 가능성도 그러한 불만을 완전히 상쇄시키지는 못한다.-211쪽

지금은 예술가들이 재능만 있다면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견인’이라는 단어가 다소 경멸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시장은 첫 작품으로 각광받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나 스무 살 때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때 곧바로 눈부신 재능을 알아본 화상으로부터 한 달에 150프랑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피카소 같은 예술가들에게만 문을 열어준다. 따라서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작품을 완성하는 예술가들에게는 빛을 볼 때까지 오랫동안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328쪽

교사가 미치는 영향은 학교가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크다. 나쁜 학교에서 좋은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이 좋은 학교에서 나쁜 학생에게 배우는 학생보다 더 잘 배운다. 또한 교사는 학급 규모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역량 중에서 학업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피드백이었다. 피드백은 교사가 학생의 말에 직접적이고 개인적으로 응답하는 것을 말한다.-337, 345쪽

엔론을 통해 드러난 맥킨지식 인재경영 실패는 잘못된 가정에서 시작되었다. 그 가정은 개별적인 구성원의 지능이 조직의 지능을 만든다는 것이다. 엔론은 시스템이 아니라 인재를 믿었다. 어찌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분명 우리의 삶은 천재들의 활약으로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집단은 명작소설을 쓸 수 없고 위원회는 상대성 이론을 세울 수 없다. 그러나 기업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간다. 기업은 단지 창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고 경쟁하고 협력한다. 그래서 대개는 인재가 아니라 시스템이 스타로 인정받는 기업이 크게 성공한다. -389쪽

첫인상은 자기충족적인 예언이 된다. 첫인상에 따라 기대하는 말만 듣는다는 얘기다. 결국 면접은 형편없을 정도로 인상에 좌우되는 셈이다. -4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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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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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남자분 말입니다만, 누구에게 사랑받았을까요? 누구를 사랑했을까요? 어떤 일로 누군가 그분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었을까요? -51쪽

준코는 죽음을 앞둔 엄마와 새 생명을 낳으려는 딸이 먹는 것은 물론 배설 문제에서도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생과 사가 비속하다고 할 수 있는 생리적인 차원에서 이웃하고 있다는 현실이, 자칫 과민 반응을 보이기 쉬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 -276쪽

당신이 왜 그렇게 사는지… 간단히 답이 나오나요? 또 그렇게 사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한다고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요? 그야말로 무의미하지 않습니까? -287쪽

눈을 감고 말하는 미시오의 말에 가슴이 쓰라렸다. 시즈토와 미시오를 차별해 키운 적도 없고, 둘에게 쏟은 애정에 조금의 차이도 없었다고 하늘에 맹세할 수 있지만, 말 한마디에도 자식은 예민해질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었다. -629쪽

의심할 것 없어.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야.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조금쯤 손해봐도 좋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이미 사랑인 거야. -635쪽

이제 충분해요. 당신이라서, 좋았어요.-6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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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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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제한하는 사람이 그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지, 제한받는 사람에게 입증 부담이 돌아가서는 안된다. .. 학생들도 헌법상 보장된 기본의 당연한 주체이다. 이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45쪽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은 흑인, 여성, 장애인 같은 전통적인 차별대상 그룹과 구별된다. 본인이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는 누가 동성애자인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은 커밍아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더 많은 사람이 커밍아웃을 해야만 이성애자들도 자기 주변에 있는 평범한 동성애자들을 발견하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77쪽

나와 다른 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의 문제는 어린 아이와 어른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87쪽

단언컨대, 인류는 단 한번도 못생긴 여자를 사랑해주지 않았다…. 원인이야 무엇이든 사람이 아름다움을 좇아다니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건 그 사람들의 자유니까. 문제는 못생긴 사람을 차별하는 문화이다. -107쪽

바스가 "당신은 남편도 필요하지 않다는 말인가요?"라고 다시 묻자 안토니아는 "어디 써먹게요?"라고 짧게 답한다.-120쪽

가족이기 때문에 무조건 사랑해야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이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가족으로 평가받고 그와 동등한 보호를 누려야 한다. 제도권의 가족에 대해 무책임하라는 게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인 사랑과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125쪽

대처 총리는 당시 배상금, 벌금으로 노조의 힘을 빼는 전략을 사용했는데, 이는 ‘노조의 급소를 쳐서 영국의 고질병을 치유한’ 특별한 병기로 칭송 받는다. 노조간부를 구속하면 노조의 동지애가 발휘되고 그 간부의 투쟁경력은 화려해지며 불법파업은 어설픈 투쟁의지로 다시 뭉치게 되지만, 민사소송을 걸면 배상금이 클수록 동지애가 작동하기 어렵고 간부 개인에게까지 배상책임을 물으면 단합이 어려워져 노조 단결력에 금이 가게 된다. -167쪽

모든 사회문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헷갈리는 상황에서 기억할 만한 원칙이 바로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해석하라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서 자주 논의되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를 변용한 표현인데, 누구 입장에 서야 할 지가 불투명할 때 방향을 정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183쪽

실제로 우리 인간들의 DNA는 99.95%가 동일하고 오직 0.05%만이 다르다고 한다. 그 0.05%에서 우리 모두의 다양성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다. 그 사소한 다름에 기초해 민족, 종족, 인종, 종교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말살하려던 역사상의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3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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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를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절판


원래부터 없던 것과 있던 게 사라지는 것은 전혀 다르다. 완전히 다르다.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르다. -77쪽

"우리도 이젠 스스로 어른이고 웬만한 일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그런데 말야. 아빠랑 엄마는 20년도 더 전부터 우리 뒤치다꺼리를 해오신 거잖아. 처음엔 엄마아빠 소리도 제대로 못했는데 할 수 있게 되고,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게 되고, 배변도 스스로 가릴 수 있게 되고,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단계를 거쳐 봐오신 거잖아. 그러니까 그런 두분에게는 우리가 어떤 일을 척척 잘 해내지 못한다고 해도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다른 사람들은 잘 해내는 걸 잘 못하고 뱅뱅 돌고만 있어도,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기다려 주시고 있는 거 아닐까."
그리고 그건 특별한 일도, 그렇게 부끄러운 일도 아닐 것이다. 엄마 아빠는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무려 20년 넘게 기다려주고 있으니까. 한두해쯤 더 기다리는 것 정도야 그분들에겐 그리 큰 일도 아닐 것이다.-143쪽

그녀의 표현에는 젊은 여자애들 특유의 무심한 악의가 깔려 있어서 구리코는 조금 웃었다.
젊고 예쁜 여자애들은 가끔 지독하게 오만하다. 젊거나 예쁘지 않은 것들을 간단히 짓밟아버린다. 딱히 예쁜 건 아니지만 그 마음은 구리코도 조금은 안다. 열일곱 살때는 구리코도 지금보다는 훨씬 오만했었다.-199쪽

발밑이 둥둥 떠있는 느낌이 들면서 무언가에 걸려 넘어질 것만 같았다.
너 참 쉽구나, 하고 스스로도 생각했다. 사귀게 된 것도 고백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저 둘이서 영화를 보았을 뿐인데.-225쪽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규칙이 있고 그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은 규칙을 하나 어긴 정도로 중죄에 해당하는 벌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중요한 규칙 가운데 하나이지 않겠니"-252쪽

"신기했어, 필경 '이제 아드님일 따윈 잊으세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을 꺼야. 하지만 그가 나 대신 아들의 원한을 짊어져준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겁기 그지없던 몸이 갑자기 가벼워졌지.... 그 남자와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이 집에서 마치 묘비처럼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었겠지. 그 남자가 무거운 짐을 떠맡아준 덕분에, 나는 내가 언제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 아직은 어떤 인생이든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거야." -3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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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도둑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4월
절판


활짝 핀 꽃봉오리를 숙이고 그 비를 다 맞으며 용서를 구하듯 끄덕끄덕 흔들리는 수국을 바라보며 기타무라는 멍하니 서서 릴리를 기다렸다.
돌계단을 핥을 정도로 위태롭게 흔들리면서도 수국은 소담스럽게 핀 꽃잎 하나도 땅바닥에 끌지 않았다.-45쪽

아무렇게나 앉아 맥주를 마시는 릴리의 모습을 보며 기타무라는 그녀가 좋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표정이며 몸짓 하나하나에 잘 다듬어진 조각품 같은 아름다움이 있었다. 목소리며 말투며 그런 아름다움에 어울리는 음악 같았다.
릴리는 아무것도 잊지 않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온 불행이 하나하나 쌓이고 쌓여, 마치 나무의 진액이 벌레며 티끌을 돌돌 말아 반짝이는 호박이 되듯 릴리는 기억의 보석이 된 것이다. -49쪽

릴리는 쏟아지는 빗줄기에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떨군 채 살았을 것이다. 그렇게 내내 꽃을 피우며 살아왔을 것이다.-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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