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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위 0.1%의 자식교육 - 성공한 명문기업가의 자녀들은 무엇을 배우는가
이규성 지음 / 행복에너지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은 ‘대한민국 상위 0.1%의 자식교육’이지만, 저자의 말대로 대기업 총수라고 해서 남다른 자녀교육 비법은 없었다. 다만 막대한 재산과 기업체를 운영할 책임을 물려받을 후손들인 만큼 여염집에 비해 자식교육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성공한 경영자라는 롤모델로서 아버지의 역할이 더 크다는 정도의 차이를 발견했을 뿐이다. 책 구성은 재벌가문마다 구분되어 있지만 실제 내용은 경청, 배려, 겸손, 절약, 도전정신, 근면, 인화 등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마인드들이 대동소이하게 반복되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세 대목이 있어 기록해둔다. (본의 아니게 셋 다 삼성家의 이야기인 것만 봐도 이 책이 삼성家에 초점을 맞춰 집필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 그(이건희 회장)는 끈기 있게 생의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훗날 판명되며, 역사의 차이는 곧 기록의 차이라는 것이다. 데이터, 경험, 역사, 이것은 돈 주고도 못사는 것이란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기록을 잘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 나라일수록 일류다”라고 강조해왔다. (40)
-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물려준 가르침 중에 목계(木鷄)의 교훈도 유명하다. 목계는 글자 그대로 나무로 된 닭을 의미한다….목계는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처럼 목계는 저잣거리의 싸움닭을 만나도 일일이 대거리하지 않았던 초연한 닭을 일컫는데, 이병철 회장은 물론 아들인 이건희 회장이 목계처럼 시정잡배들에게 응수하지 않고 초연한 자세를 유지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목계는 칼은 들고 있되, 휘두르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최선의 상책이라는 손자병법의 상지상(上之上,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의 교훈을 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목계의 교훈을 자신의 경영철학으로 녹였다. 이 회장의 목계론은 싸움닭이 잘 훈련되어 있으면 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나무 닭처럼 근엄한 위용을 갖춰 어떤 싸움닭도 범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4-46)
- 이건희 회장에 따르면 집에서 애완견을 기르게 되면 우선 아이들의 정서가 풍부해지고 인성이 성숙해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개와 친해지는 가운데 부모에게 보호를 받기만 하던 처지에서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처지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면 후일 사회생활을 할 때 남을 생각할 줄 알고 사랑도 베풀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물론 꼭 개를 기르라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든 새든 동물과 교류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동물을 키우다 보면 말 못하는 동물의 심리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남을 생각하는 습관이 저절로 몸에 밴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