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수다 - 차도르를 벗어던진 이란 여성들의 아찔한 음담!
마르잔 사트라피 글 그림, 정재곤.정유진 옮김 / 휴머니스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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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는게 그런거다! 어떤 날은 네가 말 등에 타고 있기도 하고 어떤 날은 말이 네 등에 타고 있기도 한거야." 이 한마디 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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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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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번역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두말할 필요 없이 어학 실력이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특히 픽션의 경우, 나름의 편파적인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그것만 있다면 나머지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내가 내 작품이 번역될 때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입니다. 편파적인 사랑이야말로 내가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가장 편파적으로 사랑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259쪽

나는 기본적으로 고전이 될 만큼 뛰어난 명작은 몇 가지 다른 번역이 있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창작이 아니라 기술적인 대응의 한 형태에 불과하므로 다양한 다른 형태의 접근이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 유일무이한 완벽한 번역이란 원칙적으로 있을 수도 없으며, 그런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는 작품에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싶다… 양질의 몇 가지 선택지가 존재해 다양한 측면에서 집적하여 오리지널 텍스트의 본디 모습이 떠오르게 하는 것이 번역의 가장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264쪽

평소 나는 번역이라는 작업을 가옥에 비유해, 25년이면 슬슬 보수를 시작하고 50년에는 크게 개축 혹은 신축하는 게 대체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해왔다.-274쪽

잘 아시겠지만, 바흐의 인벤션은 왼손과 오른손을 완전히 균등하게 움직이도록 설정되어 있다. … 따라서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이 악곡집이 본질적으로 피아노 기교를 습득하는 예술적인 고급 매뉴얼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것이 인간의 신체 그리고 그 신체와 연결된 정신의 불균형을 치유하기 위해 바흐라는 희유의 천재가 만들어낸 장절한 소우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원고를 쓰다가 지치면 피아노 앞에 앉아 악보를 더듬어 연습하며, 숨이 멎을 듯 좌우가 대칭을 이루는 우주에 기분 좋게 몸을 내맡긴다.-295쪽

그러나 물론 바흐 인벤션이 구조적 개념만으로 성립되어 있지 않듯이 오스터의 소설 또한 구조적 개념만으로 성립된 것은 아니다. 바흐와 오스터가 창작자로서 실로 걸출한 점은 그 ‘그릇’과 그 속에 담긴 ‘내용물’이 표리일체하다 해도 좋을 만큼 강력하고도 필연적인 상관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의 소설 안에 강박적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둘러싼 네임게임, 정체성의 등가호환성, 씨실 모티브의 혈연, 날실 모티브의 끊임없는 공간 이동, 그들 모티브의 연결 가능성을 끝없이 확대하는 우연성, 제시된 하나의 원칙을 추구하는 압도적으로 광신적인 열의, 그리고 그 끝에 있는 순수 사고에 대한 동경. 이런 요인은 오스터가 자아내는 이야기의 주요한 소재인 동시에 그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수용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성질에 관한 언급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가 내보이는 매혹적인 이야기(선율)를 따라가면서 저도 모르는 새에 저절로 소설 자체의 대위법적 태내순례를 할 수 있는 것이다.-296-297쪽

지금까지 계속 번역을 해오면서 소설가로서 좋다고 느꼈던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소설이 쓰고 싶지 않을 때는 번역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에세이 소재는 언젠가 바닥을 드러내지만 번역거리는 바닥날 일이 없다. 그리고 소설 쓰는 일과 번역하는 일은 쓰는 머리의 부위가 달라서 번갈아하다보면 뇌의 균형이 좋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또 하나는 번역 작업을 통해 문장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운다는 점이다. 외국어로 쓰인 어떤 작품을 읽고 ‘굉장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 작품을 번역해본다. 그러면 그 글의 어디가 그렇게 훌륭했는가 하는 구조 같은 게 보다 명확하게 보이게 된다. 실제로 손을 사용해서 하나의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바꿔나가는 작업을 하다보면, 그 글을 단지 눈으로 읽을 때보다 보이는 것이 훨씬 많아지고 또한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런 작업을 오랜 시간에 걸쳐 계속하다보면 ‘좋은 글은 왜 좋은가’라는 원리 같은 것을 자연스레 알아차리게 된다. -340-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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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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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질을 높이는 데 반복해서 읽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문체의 특성이나 문장의 배후에 깔린 작가의 사상 등을 파악하려는 적어도 두세 번 정도는 책을 탐독해야 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복 독서를 통해 감각을 연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움이 느껴진다. 이는 책을 반복해서 읽을 때 인간의 뇌세포가 미묘하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진정한 재미를 느낄 때 독서는 비로소 진정한 취미가 될 수 있다.-37쪽

65세 이상이 되면 지적생활에서 확실하게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정년이 넘은 후 공공도서관에서 문고판 책을 빌려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거의 드물다. 젊어서부터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좋은 책들을 조금씩 사들여 자신의 서재에 소장해온 사람은 정년 이후에 참된 지적 즐거움을 알게 된다. 정년 후에 꾸준히 집필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저서를 출간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정년 후에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차분히 꺼내 읽으며 애독할 만한 책들이 없으면 지적생활은 불가능하다…. 젊은 시절부터 나이가 들 때까지, 살아가는 동안에 조금씩 책을 사 모으는 과정 자체가 바로 지적생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구용 참고도서라도 훗날을 위해 고급 양장으로 구입하여 소장하고, 개인적인 취향으로 애독하고 싶은 책을 만날 때마다 한 권씩 한 권씩 사 모으다 보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만의 개성넘치는 서재가 만들어진다.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얼마나 지적으로 성장했는지 고스란히 보인다. -90쪽

좋은 영감도 일할 때 떠오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오히려 마음은 자유로워져 통찰이 깊어지고 새로운 영감과 구상이 떠오르는 것이다. 즉,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일단 작업에 착수해 일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117쪽

"부는 우리에게 시간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선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자를 보면 질투심으로 가슴이 쓰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학도 선이고, 예술도 선이며, 따라서 그런 것들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돈도 선이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시간을 사는 돈, 즉 인생을 사는 돈만큼 선한 것은 없다."- 찰스 램 -182쪽

흄은 50여년을 살면서 권력자에게 아첨해 본 적도 없었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었다. 칼뱅파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들의 교의를 뿌리째 흔드는 학설을 당당하게 주장했다. 그리고 수많은 종교적 비판에도 전혀 미동하지 않고 대작인 <영국사>를 완성시켰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은 23세에 ‘경제적 독립’이라는 목표를 세운 후 흔들리지 않고 실천해나갔기 때문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남긴 명언 중에 ‘빈 자루는 서지 못한다. An empty sack cannot stand upright’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자산이 없으면 사람은 비굴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이 명언을 남겼을 때 흄은 대서양 맞은 편에서 그것을 실천해보였던 것이다.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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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여자 -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
성수선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품절


외로워도 죽지는 않으니까,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에 빠지거나 정신을 분산시키기 위해 쓸데없는 짓을 하진 말자. 그냥 외롭고 말자. 어차피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니까.-238쪽

내가 어디에서 뭘 하건, 잘못한 것도 없이 바보처럼 맞고 다녀도, 어이없이 실수를 해도, 성질을 못 참고 회사를 때려치워도, 백수로 세월을 탕진해도, 주식을 하다 돈을 다 날려도, 쳐다만 봐도 숨이 막힐 것처럼 뚱뚱해져도, 평생 결혼을 못하고 혼자 살거나 너무하다 싶은 허접스러운 남자랑 결혼을 해도 무조건 나를 믿어주는, 일단은 내 편을 들고 보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50쪽

달인의 길은 연습이라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달인의 길은, 길 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89쪽

어려운 길만 골라서 가는 어떤 인생, 하지만 괜찮을 거다. -86쪽

"상식이 통하는 조직을 만들자! 회사는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니라 일을 하는 곳이다."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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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품절


"네 아빠는 엄마의 그런 점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대했어. 아빠는 나비가 자신의 손 위에 올라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인내심을 가지고 다정하게 대했지."-259쪽

혐오가 헌트의 배 속에서 장기처럼 자라났다. 그 일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혐오란 장기가 요동쳤다.-188쪽

"조용히 한 말이었지만 마치 방에 수류탄을 던진 것 같았다. 그 세 마디에는 엄청난 힘, 삶을 망가뜨리고 무수한 부수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힘이 있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4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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