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모 블로그에서 걍 퍼왔습니다. 이불이 알흠답네요. 낄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홈 쇼핑 채널을 보다가 쇼호스트의 '자 수량 얼마 안남았구요' 소리에 혹은 화면에 표시된 마감 10분전 이라는 글귀에 자신도 모르게 080 어쩌고로 시작되는 번호를 꾹꾹 누지른 경험.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누질러볼까? 하고 잠시 갈등을 때린 경험 정도는 있을 것이다. 특히나 한밤중 출출할때 혹은 일을 하던간에 놀던간에 밤을 샌 새벽녘에 밥도둑이라 우기는 여러 잡껏들을 (간장게장. 간고등어. 등등등) 볼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짐 당장 배달되면 내가 저거 샀다 샀어.
홈 쇼핑 채널에 나오는 모든 상품들은 쇼호스트들의 화려한 말빨에 힘입어 그야말로 사지 않고는 베기기 힘든 분위기를 팍팍 자아낸다. 그들의 말이 100% 진실은 아님을. 다 팔아먹자고 하는 짓임을 뻔하게 알면서도 눈에 띄는 효과 그리고 확실한 보장 등의 말을 섞으면 나도 모르게 마구 신뢰하고 싶어진다. 그런 상품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던 것은 내 개인적으로 저 황토 솔림욕과 해초 성분이 들어가 있어 겁나 촉촉하며 차라리 생크림이라 불러달라던 화장품이었다. (정확하게는 파운데이션)
그러나 두 가지 상품 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나 저 황토 솔림욕은 무려 9만 9천원. 10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기능성 화장품도 아니고 흙이 주 재료인 얼굴 팩에다 쓴다는 것이 어째 좀 걸렸더랬다. 그래도 효과만 확실하다면야 싶었지만. 사실 너무 여러명의 연예인이 나와서 '좋아 미쳐요' 를 외치니까 오히려 신뢰가 가지 않았다. 더구나 파는 사장이 탈렌트 출신이라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연예인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랬다. 하지만 여기서 이중적인 일이 발생한다. 재료가 겨우 흙인데 비싸다는 이유가 저 제품을 사지않고 망설이게 만들었다면 재료가 천연 흙이니까 얼마나 환경친화적이면서 동시에 큰 부작용 같은건 없을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과거 인생극장 음악이 이쯤에서 나와주면 매우 좋다.) 사기로.
단 저 제품은 유사제품이 많으므로 뭘 쓸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저거 말고도 똑같은 탈렌트이나 좀 더 몸집 좋은 할머니가 광고하는 제품이 있는데 여러군데 물어본 결과 (써본 친구들) 그게 양은 2배이고 가격은 65,000원이라 이 제품에 비해 매우 저렴하단다. 그러나 입자가 이 제품에 비해 별로 곱지 않다고 했다. 입자. 이게 뭔 상관인가 싶겠지만 사실 나처럼 피부과에서 겁나민감 판정을 받고 각종 트러블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매우 큰 일이다. (바르면서 조금만 자극적이면 금방 얼굴이 벌겋게 된다.) 그리고 두개 다 써본 친구가 말하길 아무래도 싼게 비지떡인지라 좀 헤프게 푹푹 쓰다보면 비슷비슷 하다고. 자기는 피부가 매우 좋은 편이라서 후자를 쓰지만 넌 전자를 쓰는게 좋겠다고 했다. 뭐 내 친구가 나를 파산시키지 못해 환장하지 않았다면 부러 나에게 비싼걸 권할리 없으므로 나는 좀 비싸도 이 제품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일주일째 사용하고 있다. 일단 40팩이 따로따로 포장되어 있는데 한개가 1회 분량이다. 열어보면 매우 콩알만큼 들었음에 잠시 놀라지만 써보면 딱 1회를 할 수 있으므로 별다른 불만은 없다. 다만 광고에서는 따신물로도 게어서 쓰면 됩니다아~ 라고 말하지만 절대 물은 쓰지 말것. 왜냐면 이게 얼굴에 바르고 나서 마르고 나면 물로 게었을 경우 황토가 조각조각나서 띡띡 떨어져서 돌아다닌 곳 마다 핸델과 그레텔의 빵모냥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마를때 너무 건조하게 바짝 말라서 주름 걱정도 된다. 사람에 따라서 여러가지 재료를 쓰더라만 나는 우유. 요구르트. 플레인 요구르트. 그리고 꿀을 적당하게 섞어서 발라준다. 특히 꿀이 들어가면 너무 건조하게 마르지 않아서 좋다. 만약 피부가 악건성인 경우 꿀로도 안심이 안된다 싶으면 약국가서 글리세린 한병을 사서 (박카스 병 같은데 들어있고 한병에 천원을 넘지 않음. 글리세린은 보습제로써 화장품과 고급 비누의 원료가 됨) 조금 넣어주면 한결 촉촉하다.
나는 아직 시도를 안해봤지만 내 친구의 말에 따르면 강판에 오이를 간 다음 그 물만 꼭 짜서 저 황토와 게어줘도 아주 좋단다. (피부가 뽀얗게 된단다. 오이가 들어가니 당연하지만) 전용 붓이 나오는데 그걸로 쓱쓱 펴 바르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마르는 시간은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대략 15분 정도면 거의 다 말랐다. 좀 안좋은게 씻을때 골때린다는 점인데 세면대에 온통 황토물이 팍팍 튀긴다. 그래서 씻고 나면 반드시 샤워기로 세면대도 한번 씻어내려 줘야한다. (푸파 거리고 세수하는 타입이라면 옷에도 황톳물이 튀길 각오를 해야한다.) 날마다 해도 상관 없지만 광고에 나오는 것 처럼 하루에 두번 세번은 할 필요 없다. 좋은것도 어느 정도 적당한 선이란게 있으니까 말이다. 피부 상태에 따라 날마다 혹은 격일로 사용하면 된다. (미리 써 볼 수 있는 10포를 포함하면 총 50포임)
솔직히 말해서 양에 비해 조금은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한 석달 정도 사용 분량이면 딱 좋겠는데 알다시피 50포는 날마다 사용할 경우 두달이 채 못된다. 자 그럼 효과에 대해 얘기해 보자. (오래 기다리셨다.) 광고처럼 피부가 매끈해지고 맑아지고 투명해지고. 사실 이건 잘 모르겠다. 왜냐면 쓴지 일주일밖에 안되었고 알디시피 나는 요즘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게 황토팩으로 좋아진건지 피부과빨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내 피부는 과거와 달리 꽤나 매끈해지고 맑아졌고 톤도 많이 좋아졌다. 다만 저걸 사용하고 나서는 화장빨이 더 잘 받는다는 것. 피부가 화장을 차악 먹는다고 해야하나? 투웨이를 바르면 잘 모르겠지만 파운데이션이나 케잌 형태의 파운데이션 (난 SK 2 를 쓰는데 이거 겁나 좋다. 다만 비싼게 흠. 언젠간 리뷰를 쓰리라) 을 쓰면 그 효과가 확실하게 보인다. 밀리거나 뭉치는거 없이 골고루 잘 펴발라지고 화장이 오래도록 들뜨지 않는다. 그리고 피지도 좀 적게 분비되어 화장이 오래간다. 또 피부가 매끈해지는 것 같다. 앞서 말했듯 관리빨도 받았겠지만 이거 쓰고부터 훨씬 더 매끈해졌다. 트러블은 거의 없다. 천연 재료라서 그런 모양인데 만약 트러블이 생기면 섞어쓰는 재료를 달리 해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민감한 내 피부에 트러블이 없는걸로 봐서 큰 탈은 없을듯 싶다.)
피부에 따라서 쑥가루나 녹두가루 등등을 섞어서 써도 좋다. 그러나 한가지 명심할것은 저 황토의 입자가 정말 파우더처럼 곱기 때문에 물에 게면 완벽하게 입자를 느낄 수 없는데 여기다 쑥. 녹두 등을 넣으면 아무리 곱게 간다고 하지만 그래도 거친 입자가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는 붓으로 바르는 과정에서 느낌이 좀 안좋을수도 있다. (그냥 황토팩만 바르면 플레인 요구르트를 바를때랑 거의 느낌이 비슷하다.) 광고에서도 그러고 내 친구도 그러는데 황토팩은 꾸준하게 쓰면 쓸수록 괜찮단다. 물론 피부도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계속 좋아지지만은 않겠지만 넣는 재료를 조금씩 달리 하다가 보면 각기 다른 효과를 적당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 비누는 안써봤는데 친구의 증언에 의하면 다른 비누처럼 많이 건조해지지 않는다는 것. 거품이 찰지고 미세하다고 하는데 사실 가격에 비해 효과는 그다지 드라마틱한지 모르겠단다. (비누도 석장에 65,000원인가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렇다 마이 비싸다.)
일단 구입하면 10포는 시험삼아 쓸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러니까 10포를 먼저 써 보고 안좋으면 반품해도 된다. 단 10포를 쓸때 딸려오는 붓이나 그릇등은 사용하지 말아야 반품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테스트용으로 쓸꺼라면 집에 굴러다니는 미술용 붓에 밥그릇 같은걸 이용하도록 하자. 매우 비싸다는 점을 빼면 꽤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은 팩이다. 다만 이것도 다른것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부지런떰의 여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넣는 재료를 얼마나 잘 바꿔주고 또 그러면서 자신에게 맞는걸 찾아내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