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경', '초사'를 다룬 부분에서는 이성·추상력의 문사철(文史哲)보다 감성·상상력이 중요한 시서화악(詩書畵樂)을 강조하셨는데, 이도 사유의 유연성을 의미합니까.


​"시서화라고 하면 교양 예술이라고 인식되고 끝나는데, 사실 시서화는 문사철이 담지 못하는 풍부한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문사철과 시서화를 같은 세계인식의 틀로 보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은 교향곡 5번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음악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대단히 서툽니다. 그래서 '운명'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죠.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음악의 무한한 세계가 왜소한 개념으로 축소됩니다. 잭슨 플록의 5번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문사철, 즉 문학의 서사 방식에 과도하게 갇혀 있는 것입니다. 시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지시한 의미를 뛰어넘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 시대의 문맥에 갇혀 있는 것을 뛰어넘는 탈문맥이 필요합니다. 후기 근대사회의 비인간적인 존재론적 논리가 지속가능한 것인가까지 사유하자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나의 삶을 조감하자는 게 책의 기본 취지입니다."  - 경향신문 인터뷰 중에서 -

 

인터뷰 전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4241806311&code=9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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