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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작금의 인터넷 시대를 살았다면 미시마 유키오는 희대의 악플러, 디스쟁이가 됐을 거다. [부도덕 교육강좌] 책 자체가 세간에 부도덕하다고 여겨져 눈총받는 행위들의 이면을 들춰 보고 인간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쳐 한번쯤 삐뚜루, 뒤집어 접근한다는 취지에서 쓰여진 글들이니 저자 나름의 반의적인 교훈, 우화집인 셈.
읽어 가며 미시마 유키오가 어느 정도의 마초였는지, 동시에 얼마나 날카로운 정신을 지녔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전후 일본의 서민적 행복을 경멸했고 그 서민적 가치 위에 영위되는 일상생활을 냉소했다. 구시대적이면서 그 아취를 향유할 줄 안다는 점에서 빼도박도 못할 고전주의자이기도 하고, 자뻑 대마왕이란 건 오래 전에 감지했으나 의외로 귀여운(?) 구석까지. 단, 인상깊던 소설 [가면의 고백]이나 [금각사]에 비하면 너무 독자를 의식했달까. 펜끝이 뭉뚝한 느낌이다. 종종 논조도 갈팡질팡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