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 Dr. Self begins her summary. "An existential fear of not counting, of not mattering, of being left utterly alone. When the day ends, when the storm ends. When things end. It's scary when things end, isn't it? Money ends. Health ends. Youthfulness ends. Love ends. ..."

영어와 친숙해지자는 취지에서 영어로 소설을 몇권 읽었다. 그 중 하나가 패트리샤 콘웰의 PREDATOR이다. 베스트셀러였는데 반값에 팔더라고.

시대가 변하니 살인을 다루는 소설도 변한다. 예를 들어, 요새 영어듣기 용으로 즐기고 있는 아가사크리스 작품의 경우, 문제의 해결은 포와로의 little grey cell의 운동에 거의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증거 수집은 가끔씩 등장하는 지문이야기 이외에는 거의 눈의 운동에 맡겨져 있고 말이다. 콘웰의 소설에 비할 때 거의 향수가 느껴지는 지경이다. 

법의학자가 주인공인 이 소설에서는 왠갖 알지 못할 온갖 기계들이 다 나온다. 물론 해석 안하고 그냥 다 넘어갔지. 쭉쭉.

콘웰의 작품은 이번에 읽은 것이 처음인데, 날이 서있다고 느꼈다. 뭐랄까 사람으로 치면 정이 없달까. 차갑달까. 주인공이 차가워서 그런가. 호흡이 빠르고 쭉쭉 밀고 나가는 힘이 좋고, 흥미진진한데. 거 왜, 뭐랄까 내가 포와로에게 자연스레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애정을 갖을 수가 없었다. 잘난척하기로 유명한 포와로이지만 그것조차 사랑스럽게 느껴졌었는데.

주인공 스카페타는 포와로처럼 무진장 똑똑한 잘난 여인인데, 그런데 정이 가질 않더라고. 

특히 그녀가 남자친구 벤튼에게 조카 루시의 일로 화를 내는 장면은 잘 와닿지 않았다. 차갑고 이성적으로 묘사되던 스카페타의 성격과 일관되지 않다고 느껴졌다. 조카에 대해서만은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하고 그녀의 성격에 입체감을 주고싶었나? 그런데 별로 매끄럽지 않았다. 그에 대한 벤튼의 반응도 어색하고. 둘 사이에 서먹하고 어색한 감정이 오가더니 쩜쁘.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는 스카페타가 점심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걸 쿨하다고 해야되는 건지. 내가 이전 책들에서 설명된 이 주인공들의 역사에 대해 몰라서 그런가? 영어로 읽어서 이해를 잘 못했나? 

위에 발췌한 구절은 닥터셀프라는 상담의가 주인공과 같이 일하는 마리오라는 전직형사를 상담하면서 진단한 말이다. 움찔. 내 이야기네 했다. 나만 저런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보다. 저 두려움이 깊어지니 허무해진다. 그리곤 무기력해진다.

그냥 잊고 생각을 하지 말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른 대안도 없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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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2007-01-25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와로의 작은 회색 뇌세포는 정말 귀엽지요. 그런데 뇌세포는 진짜 회색일까요? 저 역시 옛날 탐정들이 좋아요. 포와로, 홈즈, 엘러리 퀸, 브라운 목사, 미스 마플

야옹이형 2007-01-2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맞아. 근데, 견문 좁은 나는 엘러리 퀸과 브라운 목사가 누군지 모르겠군. 나중에 접근해봐야겠어. 포와로나 마플, 홈즈의 텔레비젼시리즈도 참 좋았어. 연기도 재미났지만, 그 배경이 되는 영국의 아기자기한 풍광들과 시대소품들이 매력적이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