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로 시간은 잘도 간다. 벌써 시월이 다 가고 있는 중이라니.

영국에 다시 온 지가 벌써 한달이 되어간다. 한국에서 방학 중 두달간을 보내고 왔다. 정말 우꼈던 것은 영어가 아직 엄청 서투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도착해서 처음 몇주간 한국말과 영어와 헥갈려서는 진짜 바보가 되었던 것이다. 영어도 못하고, 한국말도 못하는 이런 황당한 일이. 전에 박찬호가 미국에 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인터뷰를 하는데 벌써 한국말을 혀가 꼬이게 한다고 사람들이 마구 비난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진짜 열심히 영어공부를 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나는 발음이 꼬였던 것은 아니고 그냥 단어들이나 적절한 표현들이 생각이 안나는 것이었다. 가끔씩 스스로 던진 초극절정의 언어구사에 놀라던 체험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좌절이었다.(물론 나만의 놀람으로 마음에 간직하곤 했다는 것이겠지만서도.)

그러더니 이제 한국어에 제법 유려함이 돌아오는구먼 하는 시점에 영국에 다시 오게 되었다. 그렇다. 결론은 뻔하다. 내 귀에 들려오는 나의 영어발음 소리에 내가 놀라고, 그 표현력과 구어에서 띄어쓰기가 유난히 강조되는 독특한 스타일에 새삼 가슴이 떨려오는 것이다. 이렇게 어색할 수가. 혀가 뻣뻣하게 굳었다.

어떻게 하면 영어가 늘까요 했더니 영국의 선술집 펍에 자주 가라더군.

펍하니 생각이 난다. 강남역 근처에서 영국식, 아니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이랜드 맥주인 기니스가 강조된 아이랜드식 펍같은 술집에 가보았다. 아니 여기도 펍이 있네 하면서. 그런데 가격이 미친 듯이 비쌌다. 영국에서 펍은 정말 대중적인 곳인데. 강남역의 펍은 나같은 대중이 가기에는 벅찼다. 역시 물을 건너가서 그런가.

그래서.

아이고. 영어야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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