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정말 오랜만에 술을 진탕 마셨다. 밤 10시쯤 시작해서 아침 6시까지. 그녀. 미친거 아냐?

셋이서 와인 세병을 마셨으니 한명당 한병꼴로 마신 것. 이후 스미노프 아이스도 세병.

소시적 알콜을 너무 남용한 나머지,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서서 술을 거의 못마시게 된 지금으로선 정말 '오버'한 것이었다. 함께한 다른 두 분은 워낙 애주가로서의 관록이 있어서 그런지 별로 타격을 받지 않은 듯이 보였다.

그녀만이 죽음의 공포를 맛보게 해준 두통과 어지러움에 죙일 시달리고 있었다. 정말 뇌가 터지는 것 같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고통에 앉지도 서지도 눕지도 못하고, 고개를 들지도 젖히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으으으 신음소리가 절로 입술 사이로 터져 나왔다. 그것은 공포였다.

두통약을 먹어대면서 두통을 살살 달래보면서 그녀는 알콜의 두려움에 다시금 치를 떨어야했다. 이 고통은 부정적 강화로써 앞으로 그녀의 술자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었다. 술자리 피하면서 풍성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 어려운 일임을 통감하는 그녀로서는 참...

아! 술! 당신 종족 중 다음 날 두통을 야기시키지 않은 종자는 정녕 없단 말인가!  그대! 뮤테이션하라! 두통야기유전자를 제거하라! 제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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