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二月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에곤 실레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2월
평점 :
어, 나는 시를 정말 좋아한다. 에세이도 좋지만 잔잔하게 마음을 울려주는 그런 시들을 정말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었다고 해야 하나...? 글귀가 아름다운, 혹은 마음에 울림을 주는 그런 시들을 찾아서 어렸을 때는 시집도 찾아서 읽고 친구들과 각자가 아는 시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전에 한참 블로그에 빠져있을 때는 한 블로그 친구분께서 시를 낭송해주신 mp3 파일을 선물로 받아서 지금도 애지중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시를 참 좋아했더랬다.(그 블로거분은 지금은 시인이 되셨다, 정말 멋진 분이다)
그런데 어느샌가 그냥 바쁘다고, 여유가 없다고 손을 놓은지 오래다. 그만큼 마음도 왠지 팍팍해진 것 같아서 좀 슬프기도 하다. 나 이렇게 여유없이 살아왔나보다 싶어서...
그래서 오랜만에 만나는 이 시집이 참 마음에 든다. 내가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 김소월 시인... 그 외에 시인이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번 읽어 기억에 있는 예쁜 시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그리고 고등학교시절 너무 마음에 들어 예쁘게 글로 써서 벽에 붙여놓았었던 홍사용 시인의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에곤 실레라는 화가의 그림들이 시와 어우러져 있어서 눈도 즐겁다. 게다가 가벼이 들고다닐 수 있을만큼 작은 책이라서 여기 저기 가벼이 들고 다니고 있는 중이다.
이제 겨울이 주춤하고 봄이 슬쩍 손짓하고 있는 2월... 이 달의 이름을 가진 이 시집이 참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