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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델 토로 - 타로카드 & 한글 가이드북
토마스 히조 지음, 송민경 옮김, 기예르모 델 토로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4월
평점 :
나는 '판의 미로'를 아직도 기억한다. 나에게 적지않은 트라우마를 남겼던 다크 판타지 영화 - 그 이후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를 챙겨본 건 이율배반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여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카드는 아마도 유니버설 타로 카드일 것이다. 나는 원래 유니버설 타로 카드를 쓴다. 가장 일반적인 카드이기도 하지만 메이저는 물론이고 마이너 카드들까지도 그 의미를 유추할 수 있는 그런 카드다. 나처럼 전문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해도 조금만 공부하면 해석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 타로를 시작할 때 이 카드로 시작했었다. 그런데 타로 델 토로 타로카드가 나왔단다. 델 토로 감독에 대한 팬심과 더불어 그에게서 영감을 받고 돈 미겔의 타로 리딩을 담았다고 하니... 기대야 말할수록 오히려 모자란 듯 했다.
실제로 받아본 타로 델 토로는 그 색감에서부터 분위기까지 자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고 있었다. 상자는 깔끔하게 모든 카드들과 작은 가이드북을 담을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었고, 카드를 상자에서 쉽게 뺄 수 있도록 리본끈을 달아두는 세심함까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림들을 판화 특유의 선들을 가지고 있어서 더 개성적으로 보이게 했다.
제일 먼저 들여다 본 것은 메이저 아르카나. 0번의 'The Fool' 부터 21번 'The World'가 있는 총 22장의 메이저 아르카나는 유니버설 카드와는 전혀 틀린듯 하면서도 일맥상통하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그림 속 소품 하나하나가 의미를 담고 있다. 각각의 카드에 대한 설명들은 작은 가이드 북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유니버설 카드와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가 조금 더 쉬웠던 것 같다.
아쉬웠던 것은 마이너 아르카나 였는데... 칼, 원반, 완드, 컵 네개의 상징으로 각 14개의 카드들이 있어서 1~10의 숫자카드와 왕, 여왕, 기사, 시종의 궁정카드가 있다. 타로 델 토로는 궁정카드들은 깔끔하게 잘 디자이되어 있었는데 숫자 카드들은 그냥 각 상징들을 개수만큼 표현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로 카드 리딩에서 마이너 아르카나는 아예 안 쓰는 분들도 있고, 부수적으로만 사용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은 아닐 것 같지만 마이너 아르카나 또한 중요하게 사용하고 유니버설 카드처럼 각각의 상징들이 해석하기 쉽도록 표현되어 있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체크해보는 것이 좋겠다.
양이 적은 한글 가이드북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이 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좋았다. 마이너 아르카나의 숫자 카드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지 나머지 카드들에 대한 설명이 책 한권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이드 북을 읽는 것도 나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의문스러운 것은 메이저 아르카나에서 11번 'Strength(힘)'과 8번 'Justice(정의)'의 번호가 유니버설 카드와 다르게 서로 바뀌어 있었고, 4를 IV 로 표현하지 않고 IIII 으로 표현하거나 9를 IX로 표현하지 않고 VIIII 로 표현한 것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거슬리기는 하다.
원래도 마이너 아르카나를 잘 쓰지는 않았기 때문에 요새 이 카드의 메이저 아르카나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주 만족하고 있는 중이다. 다크하고 개성적인 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가면, 특히 기예르모 델 토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소장해봐도 좋을 타로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