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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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롤를 보기 전, 누군가 썼던 리뷰에서 캐롤이 테레즈에서 반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은 평이 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캐롤이 테레즈의 나이를 알자 "애송이"라는 단어와 함께 반말을 하니, 나이 많은 여자가 어린 여자에게 수작부리는 것처럼 보이며, 존대의 개념이 동양보다 희박한 서양의 관념을 너무 동양적으로 해석하였다는 내용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캐롤은 테레즈에게 존댖말을 하였으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였기에 왜 이런 평이 나왔는지 궁금하였는데, 책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책에서의 캐롤은 자신의 감정기복에 따라 테레즈에게 하는 말투나 태도가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졌고, 반말을 하고 무시하는 어투가 보였다.

- 이 책의 원작을 쓴 페트리샤 하이스미스의 탓이라기보다는 번역을 한 사람이 잘못이라 생각되었다.

- 책과 영화의 감정이 비슷하지만 색깔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 명도는 같지만, 채도는 다른 색깔의 느낌이었다.


카메라 워크가 시선을 따라 가고 사랑을 억제하고 있던 대사와 몸짓, 표현으로 가득차있어 안타까웠던 영화와 달리, 책에서는 캐롤과 테레즈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 오롯이 테레즈의 관점으로 흘러가는 책에서 테레즈가 캐롤을 사랑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캐롤의 감정은 매우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 캐롤이 테레즈를 사랑하는건지, 그냥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건지


책보다는 영화의 시선이 더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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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와 살인자 - 살기 위해 여장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클로에 크뤼쇼데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전쟁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성정체성의 혼동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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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와 살인자 - 살기 위해 여장을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클로에 크뤼쇼데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스페인 여행을 하다 들어가게 된 만화전문서점에서 보게 된 클로에 크뤼쇼데의 책.


스페인어를 모르니 그림만 보고는 레즈비언 커플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탈영병의 여장이었다.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면 꼭 사겠다고 생각하였는데, 작년 크리스마스에 출간된 책을 올해 2월에 받아보게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난 뒤, 전쟁에 참여했다가 탈영한 폴과 폴을 숨기는 그의 아내 루이즈.


늘 숨어만 살 수 없고, 생활고가 있으니 여장을 하여 밖으로 나가게 된 폴은 그 후로 10년 동안 쉬잔이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다.


사실 폴이 쉬잔으로 사는 10년 동안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다시 남성으로 사회로 복귀한 후에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혼동하게 된 것을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여장남자로 살아간 10년 동안, 변태 섹스 모임에서 스타가 되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 남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애초에 젠더가 여성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폴이 처음 일부러 본인의 몸에 상처를 내어서 전쟁터에 나가는 것을 거부하고, 결국 탈영을 하는 이유는 전쟁터에서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 그것 때문에 환상에서도 전쟁터에서 머리가 날아간 동료와 쉬잔이 자신을 괴롭히고 부인에게 환상을 죽여달라고 한다.

- 성정체성에 대해서 남에게 이야기 하지 못 하는 것이야 시대상황때문에 그렇다 하더라도, 전쟁터에서 죽은 동료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못 한 폴은 탈영 이후에도, 아니 전쟁터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부인에게 죽을 때까지 트라우마에 시달렸을 것이다.

- 그냥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전쟁은 나쁘다.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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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허우샤오시엔


주연 서기


내가 기억하는 무협영화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자객 섭은낭은 각종 특수효과와 함께 사람이 날아다니거나, 불꽃이 터지는 그런 무협영화가 아니었다.


매우 정적인 동양화 같은 느낌이었다.


거의 정사각형 비율의 화면과 동양화를 그대로 화면에 옮겨둔, 대사나 인물에 대한 설명이 매우 약해서 불친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여백이 많은 영화라 사람에 따라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화면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동양화를 사진으로 찍어둔 것 처럼


- 그래도 설명이 정말 과하게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싶다.

- 영화를 보면서 갸웃거렸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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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롤


감독 토드 헤인즈


주연 케인트 블란쳇, 루니 마라



영화 캐롤의 후기를 쓰려고 앉아서 모니터만 무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써야할 지 혼란스러웠다.

- 어제부터 그러니까 2016년 2월 5일과 6일 이틀 동안 연극 하나, 뮤지컬 하나, 영화 하나, 사진전 하나를 보고 차례로 후기를 쓰다보니 진이 빠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화 캐롤를 보고 나서 느낀 다양한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단어를 하나 생각하는 것에도 큰 힘이 든다.


캐롤과 테레즈. 두 여성의 조심스러운 사랑 이야기가 심장을 자꾸 건드렸다.

-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조심스러워보였다.


영화의 중반부까지 사랑하는 감정에 대해서는 확신하지만, 서로에게 표현하지 못 하고 조심스러워하는 시선과 감정표현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하였어도 헤어지고, 보고싶어도 제대로 연락하지 못 하는 캐롤과 테레즈

- 섹스 이전보다 그 이후가 더 절절하고 슬퍼보였다.

- 테레즈가 캐롤에게 전화를 하지만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있다가 전화가 끊긴 후에 보고싶다고 하는 장면과

- 테레즈가 캐롤의 사진을 인화하고 바라보는 시선과 행동이 특히나 더.


영화가 끝나갈 때, 캐롤이 남편과 양육권 소송에서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지만, 딸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안다."라는 대사를 한다.

당시 미국사회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LGBT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캐롤이 좋았다.

- 사실 캐롤은 시대상황과 기타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남성과 결혼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여성을 사랑하는 것을 인식하고 나서부터 그 사실을 부정한 적은 없는 듯 하다.


테레즈에게 같이 살자고 하는 캐롤과 (아마도) 승낙을 하러 캐롤에게 달려가는 테레즈.


내가 보고 또 기억하는 LGBT 영화 중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사랑에 초점을 두었으며, 제일 긍정적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 여성의 누드가 나오거나, 섹스신이 나온 것과 자극적이라는 것이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내가 지금까지 봤던 LGBT 영화 중 캐롤을 제외하고는 꼭 누가 죽거나 헤어지거나 끝이 매우 나쁘거나 셋 중 하나였다.


- 테레즈를 연기했던 루니 마라의 눈동자 색깔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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