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타이틀오브쇼] 내가 지금 하는 말이 대사가 되는 공연

 

 

 

 

뮤지컬 타이틀 오브 쇼


2016. 5. 9. - 5. 22.


출연 전재홍, 심주현, 김민주, 소정화


대학로 TOM 2관

 

 

김민주 배우 만세!!!ㅋㅋㅋ


민주 배우님이 <내 기준으로> 오랜오랜만에 공연을 해서 뮤지컬 보러 감.


다른 공연 다 쉬는 월요일부터 첫공을 하시니, 나는 첫공보러 월요일부터 대학로로 고고함.

공연을 보면서 말이 참 많은 공연이라고 느꼈다.


공연을 만드는 과정에 나왔던 대화를 그대로 쓰다보니, 당연히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연이 뮤지컬 페스티벌에 선정이 되고, 오프오프브로드웨이/오프브로드웨이/브로드웨이로 진출하게 되는 뒷이야기보다는 공연을 만드는 자체의 내용이 더 인상깊었다.


우리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것,

하이디가 오디션에서 떨어진 이야기,

수잔이 공연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오디션을 보지 않기로 했다는 말과.

알바 뛰는 것도 싫다는 전화통화.

하이디가 이 공연을 하는 것이 내가 다른 사람이 만든 틀에 끼워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이 틀이 될 수 있다는 하이디의 희망.

-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 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으면서 그리고 많은 예술 지향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이다.

- 글만 쓰는 것, 음악을 만드는 것, 사진을 찍는 것으로 생계유지를 하는 사람은 절대 소수이니

- 생계를 유지하면서 예술을 하려면 투잡/쓰리잡을 하거나 당일치기 알바로 연명을 해야 하는 것이고

- 다른 사람이 제시한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웃기는 많이 웃었지만, 웃을수록 씁쓸해지는 느낌이었다.


기억에 남는 넘버는 하이디와 수잔이 서로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난 이상하게 노래를 들으면서 그리고 공연 중간에 수잔이 하이디에게 아주 짧게 키스하는 모습을 보면서 둘이 레즈비언이나 바이섹슈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두 명의 다른 사람이 서로를 낯설게 생각하다가 친해지는 과정을 내가 다르게 해석한 것일수도 있지만

- 아니야.. 내 생각에는 하이디랑 수잔이랑 사귀는 것 같아.

- 아. 어제 민주배우님한테 물어볼껄. 왜 이제 생각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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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포네 - 암흑가의 대부
루치아노 이오리초 지음, 김영범 옮김 / 아라크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전혀 관심도 없는 미국 시카고의 갱단 두목 알카포네에 대한 전기를 읽으려고 계획한 것은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때문이다.


작년 여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못 봤지만

- 안 본 것인지 못 본 것인지 불분명하다.

- 티켓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일단 맨 앞자리는 없었던 것도 있고

- 세 개의 공연을 하는 것에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전혀 여유는 없는데, 보고는 싶고

- 한 개만 애매하게 보느니 차라리 보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그냥 안 봤다.


책은 거의 1년만에 주문해서 읽었다.


책을 읽어보니 갱단이나 마피아의 역사는 전혀 모르지만, 알 카포네를 비롯해서 그 시대의 폭력조직이 한 행동에 대해 감싸주거나 미화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미국의 정치가 잘 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알 카포네가 폭력 조직에 들어가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위이다.

마약, 매춘, 도박, 불법적인 주류 거래는 물론이고,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도 몇 명의 사람을 직접 죽이거나 죽이라고 사주한 것 모두 잘못한 일이다.


그러면 미국의 정치는 괜찮았나?

정치적으로 일부 집단/이민자를 2등 국민으로 만들고,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차별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나.

믿는 종교가 다르고, 이주를 늦게했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행동했나.


알 카포네는 자신이 지은 죄로 징역형을 살았지만, 미국의 정치는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나는 알 카포네가 저지른 죄보다 미국의 정치가 저지른 죄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알 카포네는 개인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았고 미국 정치는 국가라는 집단이기에 처벌받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기분이 더러웠다. 말 그대로 더러웠다.


정치가의 선택에 따라 사람을 들이고 내치는 것도 짜증났고, 사회적으로 차별받은 것 때문에 자신의 직업을 틀어버리는 사람의 선택 때문에도 짜증났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시놉시스는 알지만, 공연을 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공연이 좋은지 나쁜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책 알카포네에서 내가 느낀 것은 누군가를 차별하는 정치는 결국 폭력을 부른다는 것이다.


한국.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떤 집단의 특성을 이유로 차별을 하는 정치와 문화라면 언젠가는 폭력이 되어 되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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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의 고양이 - 동물들을 마지막까지 지켜주고 싶습니다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하상련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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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위한 출판사 책공장더불어에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


책 제목은 '후쿠시마의 고양이'


아무래도 요즘은 동물권에 대해서 전문적이거나 진지한 책보다는 좀 더 팔릴 것 같고 대중적인 책을 많이 출판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동물을 위한 출판사가 없어지면 안 되니 좀 더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많이 팔아서 유지를 할 수 있으면 좋다.

-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동물권 관련 전문서적을 내주겠지라는 믿음이 있다.


후쿠시마의 고양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몇몇 사람이 마츠무라씨와 함께 농장을 운영하며 그 곳에 살아남은 고양이와 동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고양이 두 마리 시로와 사비, 사람 마츠무라씨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타조와 소와 개도 나온다.


책공장더불어에서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에 관한 책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런 책이 나올 때마다 프란츠 알트의 책과 함께 한국에 원전사고가 난다면 이라는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된다.


한국에 원자력 발전소가 터진다면 돈이 매우 많은 몇몇 사람은 외국으로 뜨고, 돈이 많지 않은 99%의 사람과 동물만 남겠구나 싶다.

언제나 책공장 더불어를 응원하며, 늘 좋은 책을 출판해주시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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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의 의미 동문선 현대신서 16
존 버거 지음, 박범수 옮김 / 동문선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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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이미지라 할지라도,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타인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의도는 변할 수있다.

하나의 이미지에 대한 사실과 달리 타인의 해석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이미지는 사실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사실과 해석은 다른 것이며, 해석에는 언제나 관점이 포함된다.

관점은 한 명의 사람에 의해 정의되지 않으며,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본다는 것은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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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비둘기로 산다는 것 - 출근하는 모든 청춘들을 위해 직장인 김비둘 씨가 전하다
임필영 글.그림 / 영진.com(영진닷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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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트가 위주인 책을 자주 보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그림과 몇 줄의 글로 만들어진 책보다는 아예 글만 있는 책이거나, 사진만 있는 사진집이거나, 만화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도시에서 비둘기로 산다는 것을 본 것은 그냥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였다.

생각할 것이 많아 글씨를 읽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보면서 공감이 되는 것도 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일을 하는 곳이 대다수의 사람이 이야기하는 일반적인 직장이 아닌 시민단체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여성이니 술 마실 일은 거의 없으니 무리가 아니다.

야근이나 주말 출근을 할 때도 있지만, 이게 일반 회사를 다닌 적이 없이 계속 시민단체에서 일을 하니 비교급이 되지 않는다.


그림을 보면서 간간히 읽는 글에서는 도시에 사는 비둘기가 날지 않고 걸어다니 듯, 김비둘도 이 책에 공감하는 여러 사람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는데도 날지 않고 걷는 비둘기가 된 것 같다.

날지 않는 것을 선택한 것인지 날지 못 하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날개가 있고 날 수 있고 나는 것을 선택한 비둘기는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 리빙스턴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한다.

높이 나는 것보다 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 어려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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