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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포네 - 암흑가의 대부
루치아노 이오리초 지음, 김영범 옮김 / 아라크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전혀 관심도 없는 미국 시카고의 갱단 두목 알카포네에 대한 전기를 읽으려고 계획한 것은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때문이다.
작년 여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못 봤지만
- 안 본 것인지 못 본 것인지 불분명하다.
- 티켓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일단 맨 앞자리는 없었던 것도 있고
- 세 개의 공연을 하는 것에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전혀 여유는 없는데, 보고는 싶고
- 한 개만 애매하게 보느니 차라리 보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그냥 안 봤다.
책은 거의 1년만에 주문해서 읽었다.
책을 읽어보니 갱단이나 마피아의 역사는 전혀 모르지만, 알 카포네를 비롯해서 그 시대의 폭력조직이 한 행동에 대해 감싸주거나 미화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미국의 정치가 잘 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알 카포네가 폭력 조직에 들어가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위이다.
마약, 매춘, 도박, 불법적인 주류 거래는 물론이고,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도 몇 명의 사람을 직접 죽이거나 죽이라고 사주한 것 모두 잘못한 일이다.
그러면 미국의 정치는 괜찮았나?
정치적으로 일부 집단/이민자를 2등 국민으로 만들고,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차별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나.
믿는 종교가 다르고, 이주를 늦게했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행동했나.
알 카포네는 자신이 지은 죄로 징역형을 살았지만, 미국의 정치는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나는 알 카포네가 저지른 죄보다 미국의 정치가 저지른 죄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알 카포네는 개인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았고 미국 정치는 국가라는 집단이기에 처벌받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기분이 더러웠다. 말 그대로 더러웠다.
정치가의 선택에 따라 사람을 들이고 내치는 것도 짜증났고, 사회적으로 차별받은 것 때문에 자신의 직업을 틀어버리는 사람의 선택 때문에도 짜증났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시놉시스는 알지만, 공연을 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공연이 좋은지 나쁜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책 알카포네에서 내가 느낀 것은 누군가를 차별하는 정치는 결국 폭력을 부른다는 것이다.
한국.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떤 집단의 특성을 이유로 차별을 하는 정치와 문화라면 언젠가는 폭력이 되어 되돌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