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가 한국에서 처음 개봉을 하였을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러브레터를 처음 본 것도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였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엄마와 그 때 당시의 담임선생님은 무슨 생각으로 러브레터를 초등학교 6학년에게 보여줬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 러브레터가 좋은 영화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이 이와이 슌지나 러브레터의 감성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거였을까?


17년 후 이와이 슌지가 만든 립반윙클의 신부를 보며, 러브레터를 만든 감독과 동일한 사람이 만든 영화라는 것을 미리 알고 가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만큼 다른 감성의 이야기가 튀어나와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 17년의 시간이 흘렀으니 세상이 변한 최소한 그만큼, 한 사람의 생각과 감성이 변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러브레터와 립반윙클의 신부는 너무 다른 영화였다.


전체적인 주제나 내용은 주인공인 나나미가 SNS세상에서 밖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라지만, 나에게는 아무로의 사기 기술과 꽤나 외로워보였던 코코의 웃음이 더 기억에 남았다.


내가 봤을 때 나나미는 그저 사기 잘 당하는 순진한 사람 1.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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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나러 간다 바르셀로나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
볼프하르트 베르크 지음, 장혜경 옮김 / 터치아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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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나러 간다] 시리즈. 파리, 런던, 뉴욕이 바르셀로나보다 먼저 나온 것 같지만, 본의아니게 바르셀로나부터 읽었다.


일단 당장 가야하는 여행지가 바르셀로나였던 것도 있지만, 도서관이나 동네에 있는 대형 서점에서 다른 세 권의 행방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던 것도 있다.

- 서점이야 안 팔리는 책이니 빠른 시간에 책을 뺏을 것이라 추정가능하지만, 동네 도서관에서는 서가에 있다는 책이 안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이 바르셀로나를 다룬 다른 책과 다른 점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혹은 근거지로 삼고 활동했던 사람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둔 것인데, 재미는 없을지 몰라도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서 나온 어떤 나라에 대한 책을 읽어보면 거의 에세이 내지는 여행책이다.


그러다보니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써 둔 것은 거의 없을 뿐더러 유명 관광지에 대한 사진과 여행 경험담/목격담이 대다수였다.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의 90%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이고, 사진을 찍으러 가기 전에는 늘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을 읽고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이런 노력에 비해 한국에서는 아직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재미있게 써 둔 책은 거의 없다.

- 그나마 있는 것은 먼나라 이웃나라?

- 아니 작년에 갔던 대만. 대만도 일제의 침략을 받았다는 사실도, 핑시선 열차가 사실 일본에 의한 대만의 석탄 약탈의 잔재라는 사실도 써둔 책이 없냐며.


책에 나왔던 인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크리스티나 공주이다. - 현재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 6세의 작은 누나.

스페인 중앙 정부와 바르셀로나 지역의 사이는 나쁜 편이며, 바르셀로나에 사는 사람 중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이 매우 많은 상황에서 스페인 왕가의 공주가 바르셀로나인과 결혼을 했다는 것이 나름 충격이었다.

- 물론 지금은 크리스티나 공주와 공주의 남편 모두 탈세 혐의로 법원 출두에 조사를 받는 중.


간단하게라도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알고 간다면, 바르셀로나 여행이 재미있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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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얼 유럽 - 마이리얼트립 현지 가이드 31명이 추천하는 유럽 여행 베스트 & 핫 플레이스
마이리얼트립 지음 / 한빛라이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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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이 리얼 트립 이라는 여행 사이트가 있다.

- 여행자와 현지 가이드를 이어주는 플랫폼인데, 숙박에 최적화된 airbnb처럼 이 사이트는 가이드에 최적화 되어 있는 곳.


많은 사람이 자유 여행을 하면서 현지 관광을 손쉽게 하고자 많이 찾는 것 같다.


나도 이번에 가우디 투어를 마이 리얼 트립을 통해서 신청하였다.

- 원래 혼자 다니려고 하였으나,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입장권 예매하는 것도 귀찮고 이래저래해서 현재 예약 중

- 9월 8일 스페인 출국 후 이용 예정.

- 원래 글은 9월 8일 전 네이버에 썼던 글.


마이 리얼 트립에서 낸 여행책자 마이 리얼 유럽은 현지 가이드가 추천해준 곳이 빼곡히 적혀 있는 책이다.


읽어본 결과 나의 생각은 어차피 여행은 내가 하는 것이라 책이 참고자료는 될 수 있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던져주지는 않는다."


많은 한국인(뭐 다른 나라 사람도 마찬가지일듯)이 외국에 나가서 같은 곳에 가서 같은 풍경에 같은 포즈로 사진찍고 같은 음식점에 가서 같은 음식을 먹는다.


패키지 여행 상품이 싫어서 자유여행을 가는데, 자유여행에서도 여러 여행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패키지 여행을 하는 것 같다.


마치 여행에 정답이 있는 것 마냥.


그 이유는 뻔하다. - 어차피 두 번 여행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유명하다는 관광지에 가서 남들이 보는 것, 유명한 것을 다 보고 오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특성 상 휴가는 길어야 일주일이니 그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생각이다.


마이 리얼 트립에서 둘러본 가이드 투어도 거의 비슷했다.

- 바르셀로나만 찾아본 것이기는 했어도 몬주익 투어, 몬세라트 투어, 야경투어, 가우디 투어 등등등 이름은 달라도 거의 비슷한 루트의 가이드였다.


나는 이번에 스페인만 세 번째 가는 것이고, 바르셀로나에만 3주동안 있다.

- 대체휴무를 한 번에 몰아쓰기 + 휴가 + 연차 + 추석연휴에다가 배째라고 비행기 티켓부터 끊고 통보수준으로 휴가를 다녀오겠다며 6개월 가까이 우겨서 다녀오는 것에다

- 수익을 위해 일을하는 기업은 아니니 약간은 자유로울 수 있어서 가능한 일.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마이 리얼 트립에서 신청한 남들 다 하는 가우디 투어가 아니다.


현지에서 진행하는 Rainbow Barcelona 투어와 나 혼자 기획해보는 비건 레스토랑 찾아다녀보기다.

- 이거는 내가 구글링 하거나 열심히 찾아다니고 현지 투어업체에 되도않는 스페인어로 메일보내서 얻어낸 결과물.


마이 리얼 트립이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리얼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리얼은 하나의 국가를 여러 번 여행하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 리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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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 bare the musical


2016. 6. 29. - 9. 4.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스페인 여행을 가기 전 본 공연인데, 이제야 알라딘 서재에 올린다.

- 공연을 보고 나서는 거의 바로 네이버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다.

 

공연을 다 본 다음의 나의 생각을 요약하자면 "한국에서 그마나 Gay에 대해서 조금의 감수성을 가지고 연출한 뮤지컬"이다.


베어 더 뮤지컬은 1. Gay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이고, 2. Gay가 주인공인 뮤지컬이다.


요즘 한국에서 공연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중 Gay가 주인공이나거 Gay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이 많아서 그 이름을 일일히 쓰기도 귀찮은 상황이다.


베어 더 뮤지컬은 작년에 공연이 되고, 이번에 두 번째 공연을 하는 뮤지컬인데 뮤지컬에도 유행이 있고 베어 더 뮤지컬 또한 요즘 유행하는 뮤지컬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생각하는 요즘 유행하는 뮤지컬 중 하나는 뮤지컬의 주소비층인 2-30대 여성관객을 모으기 위해 1. 남성이 보다 많이 출연하며, 2. 특히 Gay 캐릭터의 사랑 혹은 Gay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 이라는 생각이 든다.

- 근데 사실 이런 뮤지컬을 많이 보는 여성관객이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그냥 잘생긴 남자가 많이 나오니까 좋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뮤지컬 또한 그런 것에 편승하는 경우가 그냥 많아서 마음에 안 든다.

- 뮤지컬 연출이나 캐릭터 연구를 할 때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Gay의 특징인 여성스러운 행동 등을 강조하는 부분이 많이 보일때가 있는데, 성소수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편견으로 만든 캐릭터일 뿐이다.

뭐 이런 여러 가지 이유와 함께 작년에는 내가 이 공연에 그닥 끌리지 않았고, 별로 보고싶지고 않았으며, 딱히 티켓도 많이 없길래 안 봤었다.


근데 이 뮤지컬을 보게 된 이유는 원래 뮤지컬 페스트를 보려고 예매를 해두었다가 개인사정으로 취소해서 티켓금액을 환불받았는데, 어차피 뮤지컬 보려고 했던 돈으로 다른 뮤지컬이나 보자 해서 둘러보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공연이 이것밖에 없어서 + 시간이 맞아서.


평이 좋다는 것은 이 글을 쓰기 전 자료를 찾다가 알게된 사실.


시놉시스는 공연 소개에 나와있는대로 카톨릭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남학생 피터와 고등학교 남학생 제이슨은 Gay이고 서로 사귀는 사이인데, 커밍아웃을 안 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것이다.


전교 1등이고 모든 사람에게 인기가 많은 제이슨은 커밍아웃을 거부하고, 피터는 커밍아웃을 하자는 입장. 

- 시놉에는 제이슨이 모든 것을 잃을까봐 커밍아웃을 거부한다고 하지만, 내가 공연을 보고나서 느낀 것은 제이슨이 두려워 하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차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잃는 것이 두려웠다면 피터에게 다른 곳으로, 성소수자도 안전한 곳으로 떠나자고 하지는 않았겠지.


"Gay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연출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성소수자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보였기 때문이다.


카톨릭/기독교 교리를 문자로만 받아들여 성소수자가 죄인이라고 생각라는 신부.

자신의 가족/친구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고서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 몰랐던 가족

- 피터의 엄마, 나디아, 맷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인식하고 커밍아웃 하려는 피터.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지만 차별이 두려워 숨으려고 하는 제이슨.

학생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고, 수녀이지만 학생에게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 뿐이라고 말을 해주는 산텔수녀(그리고 마리아)


산텔수녀/마리아는 좀 많이 멋졌다.

학생의 조그만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게 하지만

상처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건들여주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말을 해주는 사람.

- 피터가 산텔수녀 덕분에 자살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 제이슨도 산텔수녀와 이야기 했다면, 아웃팅에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 커밍아웃을 할 수 있었을까?


근데, 왜 "Gay만 나오냐?"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세상에 성소수자가 Gay만 있는 것도 아니고, 레즈비언도 있고 트랜스젠더도 있고, 바이섹슈얼도 있는데, 왜 한국 뮤지컬에 나오는 성소수자의 95%는 Gay 아니면 드랙퀸인가!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인구의 2.5%-3%는 성소수자라는 통계가 있다.

성세실리아 학교 4학년 학생이 300명이면, 최소 7.5명의 인원이 성소수자라는 이야기이다.

중에는 피터나 제이슨처럼 Gay도 있을거지만, 다른 성소수자도 있겠지.

최소 7명이라는 인원이 다 Gay일수는 있지만,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바이섹슈얼일 확률도 있는데 도대체 왜 Gay만 나오냐고!.ㅋㅋㅋㅋㅋㅋㅋ

- 이에 덧붙여서 요즘 2인극이 유행이라는데, 그 2인극에 나오는 사람의 99%는 남성배우.

- 2인극에 출연하는 여성배우를 이야기하라면 지금 생각하는 사람은 뮤지컬 Trace U의 안유진배우 1명정도?


뮤지컬/연극 업계가 그냥 돈 벌자고 남성배우만 쓰는 것 같은 느낌이다.

- 여성 2인이 주인공인 좋은 컨텐츠 만들기 귀찮은가?


나는 한국의 공연업계를 응원한다. 그리고 여성배우도 응원한다.

여성배우가 좋은 무대에 좋은 대우를 받고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연극/뮤지컬 공연을 많이 보지 못 해서 아쉬웠다.

 

한국에 돌아왔으니 어서빨리 공연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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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의 길고양이
레이첼 매케나 글.사진, 이선혜 옮김 / 시공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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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 사서 읽은 것은 아니었는데, 그 때에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지 서점에서 서서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 다시 읽게 된 것은 아무래도 고양이 사진 때문이었다.


성남훈 선생님께서 계속 스페인만 여행 가지를 말고 그리스 가서 고양이 사진 좀 찍어보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이나서 외국 작가는 고양이 사진을 도대체 어떻게 찍었는지 다시 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올해 당장 그리스 여행은 가지 않을 듯 싶고 갈 수도 없는 상태지만, 겨울에 단 며칠만이라도 대만에 가서 핑시선 고양이를 찍어볼까 "생각 중" 이다.


프로방스 길고양이의 사진은 이 지역에 오래 살아서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찍은 사진 같다는 느낌과 함께 동물을 참 많이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이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책 앞 부분에 "나는 동물이 보금자리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를 오랬동안 꿈꿨다."라는 레이첼 매케나의 글이 좋았다.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의 모습의 고양이와 함께 한국과 빛이 참 다른 나라인 프로방스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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