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노래 푸른도서관 30
배봉기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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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사라져버린 언어, 문화, 정체성...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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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푸른도서관 30
배봉기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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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여, 그대을 환영한다.

 

형제여, 난 그대를 해칠 생각이 없다.

 

이스터 섬의 원주민 설화 중 제비갈매기족과 회색 늑대족의 첫 대화.

환영하는 쪽과 해칠 생각이 없는 쪽의 대비가

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과 원주민을 처음 찾았던 백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액자식 구성에서 액자 밖의 이야기와 액자 안의 이야기가 다르면서도 묘하게 같은 내용이 나오는 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액자 밖의 백인과 원주민의 관계, 액자 안의 회색 늑대족과 제비갈매기족의 관계.

액자 안에서는 해결이 된 갈등이 액자 밖에서는 결국 해결되지 못 한 내용.

노예, 차별에 의한 차이, 갈등 같은 내용들......

 

회색늑대족이 살았던 평원과 숲의 방식은 투쟁과 탈취였다.

지금의 세계와 얼마나 비슷한지.

이익이 되면 합심하지만 이익이 없어지면 배신한다.

강하고 능력이 있으면 같이 가지만, 약하고 힘이 없으면 바로 버리는 사회.

 

제비갈매기족이 사는 섬의 방식은 나눔과 배려였다.

나누고 배려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 사냥하고 채취했다.

필요한 양보다 많이 구하려고 하면 벌을 받는 사회.

조건없이 물건을 나누고 호의를 베푸는.

백인이 도착하기 전의 아메리카 부족 사회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부족에 다른 생각을 가지 사람이 있었다.

회색늑대족에는 "많은 생각"이 있었다.

평원과 숲이 방식에서 살 때에서 약한 자를 생각했고, 섬의 방식을 보고는 강함을 지향하지 말고 서로 나누고 살자고 말하다가 죽어버린 "많은 생각"

제비갈매기족에는 "정신 차리고 걸어"가 있었다.

욕심을 내어 다랑이를 잡으려다 회색늑대족을 만나고, 결국 그들의 편에서 동족(?)을 배신한.

 

증오와 분노의 시대에서 한 인물 덕에 섬은 평화를 되찾았지만 결국 백인이 증오와 분노의 늪으로 끌고간 이스터섬

 

단순히 이스터 섬의 비극이 아닌, 아직 투쟁과 탈취의 방식에서 증오와 분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비극을 담고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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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분당점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저 멀리 떨어져있는 분당까지 간 이유는 책을 사기 위함이었다
피터싱어의 동물해방 완역본이 알라딘 분당점에 있다길래 갔는데 결국 사지를 못 했다
서가에 없길래 직원(이길바란다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원이길)에게 물어보니
서가에 없는 책은 누군가 읽고 있거나 읽다가 다른 곳에 둔 거라 자신들도 찾을 수가 없단다
이거 화를 낼 수도 없고, 씁쓸하게 책도 못 사고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책을 못 사게 되어서 씁쓸한건지, 2배에 달하는 값을주고 새 책을 사야해서 씁쓸한건지(절대 아니라고 말을 할 수는 없음)
찾는 척도 안 해준 직원한테 서운해서 씁쓸한건지
하필 내가 갔을 때 책을 집어간 누군가에게 씁쓸한건지...
위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여있겠지만...
조만가 책이나 주문해야겠다
장바구니에 담겨진 책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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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 일상을 깨우는 바로 그 순간의 기록들
조던 매터 지음, 이선혜.김은주 옮김 / 시공아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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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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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뱅클럽
그레그 마리노비치, 주앙 실바 지음, 김성민 옮김 / 월간사진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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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도 사진을 찍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프로라고 하기에는 사진학과를 나온 것도 사진을 엄청나게 잘 찍는 것도 사진집을 내거나 사진전시회를 거창하게 한 적도 없다. 매일매일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다.

난... 다만 프로다큐멘터리 사진가가 되고 싶은 아마추어 사진가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아직까지는.

 

재작년으로 기억하는 겨울 어느 날, 눈이 엄청 많이 오던 그 날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사진을 같이 공부하는 여러 사람들과 영화 뱅뱅클럽을 보았다.

그 날 같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뱅뱅클럽 멤버들의 삶이 부럽다고,

자신도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하였다.

(그 영화를 보았던 사람들 중에는 조선일보 사진기자도 있었고, 스튜디오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그 와중에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저 사람들이 느낀 고통을 얼마만큼 견딜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내 옆에서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이 사람들이 전쟁의 찬혹함을,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울분과 분노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장애인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한 지 얼마안된 상태였고, 집회현장에서의 경찰의 폭력에 노출되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내가 저 뱅뱅클럽의 일원이라면... 동료가 둘이나 죽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나는 사진을 계속 찍을 것인가 아니면 삶에 남겨진 두 사람처럼 다른 일을 찾아 떠날 것인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이 책이 출판되는 2년이라는 시간 만큼 나에게 새로운 일이 생겼다.

여전히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한 편, 유기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단순한 취미생활로써의 사진이 아닌 제대로 된(아직은 어설프지만)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느끼는 고통이 얼마나 큰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유기견 사진을 찍으면서 느끼는 고통은 정말 엄청나다.

유기견 보호소에 버려지는 개가 받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나에게 가감없이 전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아 서로 공격하는 개들, 그 안에서 심각하게 다친 개를 병원으로 옯기고...

어느 날은 내가 살아있는 생명의 죽음을 안락사를 결정해야 했다.

그리고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고, 사진으로 찍어야만 했다.

내 품에서 2달짜리 강아지가 백신쇼크로 죽어갔다.

 

뱅뱅클럽은 사진을 찍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모른다.

영화를 봤고 책을 읽었지만 단지 화면으로 텍스트에 적혀있는 것 만으로는 감정을 알 수 없다.

사람이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감정. 충격. 백인의 삶과 흑인의 삶의 골.

백인을 절대 알 수 없는 아파르트헤이트 흑인의 고통과 분노, 화.

죽은 사람을 찍을 때 느껴야했던 죄책감.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그 모든 것을 어떻게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책을 읽었으니까? 영화를 봤으니까?

너무나 힘이 들어 마약을 하고 술을 마시고 쉽게 나약해졌던 뱅뱅클럽.

단순히 그들이 찍은 사진이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전 세계 사람들의 감정적 동요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들이 멋찐 사람이라고 말을 한다. 당신들처럼 되고 싶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이 목숨을 담보로 찍은 사진이고, 자신의 목숨 뿐만 아니라 자신 앞에서 죽어버린 사람의 목숨까지 담보로 잡아가면 찍은 사진이라는거.

그 때문에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고, 동료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자책을 하면서 살아가는 평생을 어떻게 견딜 수 있나?

 

난 이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내 주위의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고, 내 앞에서 내 품에서 살아있는 개가 죽었기 때문이다.

뱅뱅클럽 일원의 고통과 나의 고통이 쌍둥이의 유전자처럼 같을 수는 없지만 비슷할 수는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일어나는 감정의 동요때문에 힘들었다. 이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는 당신들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난... 뱅뱅클럽이 너무나 힘들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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