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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권리 - 인문학, 동물을 말하다
피터 싱어 외 지음, 유정민 옮김 / 이숲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동물권리운동 철학자 피터 싱어, 엘리자베스 드 퐁트네, 보리스 시릘닉
사실 피터 싱어의 공리주의적 관점을 좋아하지 않는다.
절대다수의 절대행복을 위해서라면 소수의 행복은 무시해도 된다는 입장과,
그 소수가 자신의 의지를 표현해도 다른 사람이 곧바로 알아채기 힘든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엘리자베스 드 퐁트네가 대형 포유류와 유인원에 대한 관심의 집중 또한 불편하였다.
이 지구는 아주 작은 것부터 아주 큰 것까지 함께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보리스 시륄닉의 경우 철학자는 아니지만, 보다 다양한고 좀 더 보편적인 입장에서
동물학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카린 루 마티뇽과 세 명의 철학자가 만난 세 번의 대화는 너무나 어려웠다.
세 명의 전공과 사회적인 입장에서의 관점이 극명하게 달랐다는 것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이 세 명은 결론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동물을 도덕과 윤리로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
왜 인간은 동물을 인간의 뜻대로 사용해도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동물은 인간보다 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동물 또한 감정이 있고, 사회적이며, 다른 종류의 동물과 상호부조를 하며 지구를 살아가는 존재이다.
어떤 사람은 동물권 운동을 하는 사람이 대형 포유류와 몇몇 사람과 친숙한 동물의 권리에만 집중하는 것에 비판을 하고 있지만,
이런 비판은 동물의 생태와 동물권 운동에 대하여 모르기 때문이다.
대형 포유류(유인원, 대형 고양이과-호랑이, 사자, 재규어 등, 대형 개과-늑대 등, 그외 돌고래 등 대형포유류)에 대한 보호운동은,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성채가 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임신기간도 길며, 새끼를 낳는 수도 적다.
이 때문에 한 번 개체수가 떨어지면 멸종위기의 확률도 높아지고, 개체수 회복또한 어렵게 된다.
이는 대형 포유류 뿐만 아니라, 알바트로스 같은 대형 조류나 상어와 같은 대형 어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그러기에 단순한 동물보호운동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생태계 회복운동 또한 겸하고 있다.
사람과 친숙한 동물에 대한 보호는 -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런 것만 받아들이니까 그런 것이다.
또한 일상적인 동물 학대같은 경우는 개나 고양이 같은 인간의 곁에 있는 동물에 대하여 일어나기 때문에 더 많이 알려지는 것 뿐이다.
개나 고양이 같은 일반적인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소, 돼지, 말, 닭과 같은 축산동물의 공장식 축산/도축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채식지향(Vegan)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다.
- 아니 근데 왜 이런 것은 안 보고 동물권리운동 하는 단체를 맨날 소형 포유류 보호업체라고 그러냐고...
책에 나온 세 명의 대담자가 대담 첫 페이지에 나온 글을 공유한다.
모든 사람이 채식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이 동물권리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이 동물이 살아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면 좋겠다.
동물해방 - 피터싱어
동물해방운동이 시작된 것과 거의 같은 시기에 사람들은 생태계가 파괴돼 보존 노력이 절실하게 필여힌 지구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달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처음 봤을 때 경험한 것과 같은 의식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까요? 그때에는 마치 모든 사람이 '지구'라는 배에 함께 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우주 공간에 떠 있는 한정된 땅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동물해방이 불안감을 가중하기보다는 동물에 대한 도덕적 감성의 지평을 확장해주리라고 믿습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일에 참여하면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많은 운동이 이처럼 점진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윤리적 선택을 하거나 동물에 대한 도덕적 배려를 표현할 때 남들에게 비웃음을 사거나 심지어 멸시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덜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상황이 역전돼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비웃음을 사고 멸시당하는 날이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인문학, 동물을 말하다. 동물의 권리 - p14
동물에 대한 배려 - 엘리자베스 드 퐁트네
언젠가 인간은 이런 행태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겁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상품처럼 생산해서 무책임한 방식으로 팔아치우는 행태에 책임을 질 날이 반드시 찾아올 겁니다. 저는 돌리의 유전자 복제와 광우병 위기를 보면서 정상 범위를 벗어난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비로소 명백히 인식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대량으로 살처분한 동물들을 장작불로 태우고 있는 모습과 훼손한 동물의 사체 더미를 기중기로 옮겨 한꺼번에 쏟아붓는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저히 사실로 믿기지 않았죠. 단지 인간이 그 고기를 먹지 않게 하겠다는 목적으로 자행한 그 어처구니 없는 대학살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이고 수치스러운 사건이었습니다.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려고 동물을 극단적인 환경에서 사육하는 방식이 빚어낸 이 같은 손실은 생명을 기술적 조작의 대상으로 삼은 우리 문명이 근본적으로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인문학, 동물을 말하다. 동물의 권리 - p102
동물과 행동 - 보리스 시륄닉
동물행동학은 우리가 동물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줬고, 우리가 쓰고 있는 색안경을 벗겨줘서 그동안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동물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상대에 대해 더 알고자 하고, 그의 세계를 이해하려고 할수록 상대를 더 배려하게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죠. 그래서 저는 우리가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동물에게도 인간에 비견할 정도로 섬세한 감정과 내면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몹시 불편한 일이가도 합니다.
왜냐면 이런 사실은 우리가 동물에게 권력과 폭력을 행사하는 데 불편을 느끼게 하니까요. 오늘날 동물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도덕의식을 발전시키면서 더 평화롭게 살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진정으로 동물의 권익을 인정하고 보호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거기에 우리 미래가 달려있으니까요.
인문학, 동물의 말하다. 동물의 권리 - p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