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세트 - 전2권 (한정판 케이스 + 조정래 작가노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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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장편소설 서리꽃 1, 2권 서평

“오늘이 십오 일이지? 가자, 꽃구경하게.”
절에서 나오며 이재이가 말했다. (…)
“눈 맞으며 피는 꽃?”
윤소인이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언젠가 말했지? 남도의 서러움이 맺힌 꽃이라고.” 2권 73쪽

눈을 맞으며 피는 서러운 동백꽃.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서리꽃>은 슬픈 사랑의 노래다. 슬픈 사랑이란 무엇일까. 이뤄지지 않는 사랑일 수도 있고, 혼자서만 애태우는 그런 사랑이 슬플수도 있다. 얼마나 슬픈 사랑일지를 기대하며 페이지를 펼쳤는데 ‘작가의 말’이 먼저 등장한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 긴 시간 팔을 움직이는 직업의 아픔은 터널 증후군 수준이 아니었다. 스스로 바라보기에도 끔찍할 만큼 엄청난 대수술까지 감내해야하는 것이 ‘작가’였다. 모든 작가가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어쨌거나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 소원(작가의 말 참조)’인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려니 엄숙함이 느껴졌다. 맨 위에 발췌문에 바로 이야기의 두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재이와 윤소인. 철학과를 졸업한 재벌집 아드님과 꿈이 화가였으나 가난때문에 꿈을 포기한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미술가 윤소인. 이재이는 시를 썼고, 윤소인은 그 시를 돋보일 수 있는 그림을 고흐의 별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윤소인이 고흐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은 것은 그녀의 아버지, 꿈을 포기했던 아버지가 좋아했던 화가였기 때문이다. 그런 윤소인을 사랑하는 이재이는 닥치는대로 고흐의 화보집을 구해 읽고 또 읽는다. 소설을 통해, 이 소설을 집필한 작가의 노력 덕분에 소설을 읽으면서도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그 뿐인가. 종교와 무관하게 불교에 대해, 석가모니가 그 오래전 이미 설파한 차별없음에 대해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슬픈 사랑으로 묶어놓았을까.

이재이는 처음 미술학원을 찾아갔을 때,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며 ‘공기가 나쁠 텐데’ 하는 생각으로 기분이 석연찮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지하 이 층에서 몇 년 동안 미세먼지 가득한 탁한 공기를 마셨으니…..” 1권 269쪽

윤소인. 아버지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통해 아버지와 더 가까이할 수 있었지만 어쩌면 그 그림 때문에 마음에도 몸에도 상처가 생겼다. 이재이는 사랑하는 윤소인의 아픔을 탓하고 원망하는데 세월을 낭비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윤소인을 회복시키는 것, 그것만 생각한다. 그 생각은 관련 정보를 찾아보게 하고, 공부하게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을 뿐이다. 윤소인을 포기하면, 모르고 살았으면 이재이의 삶이 더 평안했을까? 그런 질문의 답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 윤소인을 위한 유럽여행은 독자들을 위한 여행이기도 했다. 고흐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떠난 여행길에서 독자는 90미터가 넘는 모네의 수련을 만나기도 하고, 무명이었던 고흐의 실력을 알아본 로댕의 컬렉션 이야기도 듣는다. 1권에서 마주한 제주와 제주오름처럼 2권에서도 직접 감상했던 옛일을 떠올리며 읽다보니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하지만 그런중에도 이 슬픈사랑이 어떻게 끝이날까 두렵기도 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는 경우도 있고, 그들의 직업이나 가족이나 지인에게 더 마음이 붙들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서리꽃>의 경우는 인물들의 전공도 전공이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문제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결국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가상세계에서 잠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속으로 가져와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슬픈사랑 이야기라도 그저 슬프기만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정래 #서리꽃 #소설 #작가 #해냄
@hain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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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디지털 기기의 유혹과 과잉 자극은 어떻게 뇌를 오작동시키는가
리처드 사이토윅 지음, 김광국 옮김 / 알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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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리처드 사이토윅 / 알레

책 출간 소식을 알자마자 ‘이 책은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라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집안에서, 밖에서도 어디를 봐도 아이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디지털 기기를 계속 보고 있거나 최소한 주머니나 가방속에 넣어다닌다. 늘 휴대하다보니 무료하거나 어색한 상태에서 자연스레 각자의 기기를 이용해 그 상황을 견디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잠들기 전, 긴장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된 상황에서는 스마트 기기를 안보면 좋으련만 그때야말로 낮동안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다름아닌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해소한다. 그럴수있다. 숏츠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배우자가 들어주지 않는 하소연을 AI가 공감해주고, 별다른 결제를 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매체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나는 이런 현실이 왜 불편했을까. 왜 이제 그만 ‘STOP’이라고 외치고 싶었을까.

‘콘텐츠는 우리가 찾지 않아도 우리에게로 온다.’ 107쪽

책에서 저 문장을 마주했을 때 공포를 느꼈다. 내가 무언가를 해소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찾았다고 생각했던 콘텐츠, 디지털 기기가 사실은 우리를 강력하게 끌어당기다 못해 중독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관련 기업에서 고백컨데, 그것은 우리들의 나약한 의지때문만은 아니었다. 철저하게 전문가들을 고용해 어떻게 하면 더 오랜 시간, 디지털 기기에 묶여 있을 수 있는지를 연구한 연구자들의 의도대로 우리는 움직여졌을 뿐이다. 이것이 문제라면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으면 된다는 단순한 결과로 이어진다. 문제는 자각을 했더라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 디지털 기기만 아니면 상관없는가? 그것 역시 아니었다. 우리는 쉴 때 쉬지를 않는다.

현대인들은 생체 시계가 발휘하는 힘이나 지구 자전에 따라 낮과 밤이 정해졌던 시절의 일상과 계절의 리듬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문화적 기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2227쪽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기 전, 산업혁명 이후로 값싼 비용으로 전기를 이용하고, 밤에도 불을 손쉽게 밝히게 되면서부터 과거와는 다른 개념으로 시간을 인식할 수 밖에 없다. 다른 관련 서적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잠들기 전 책을 읽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으면 시력에 좋지 않다며 전자책을 이용할 때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켜두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 전혀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들기 전 숏츠를 보는 것 보다는 당연히 전자책이 낫겠지만 굳이 읽어야 한다면 검은 바탕에 흰 색 글자, 그리고 가급적 어두운 상태에서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상태의 독서를 상당히 즐기는 편인데 극구 말리고 싶다. 중요한 건 눈의 피로를 더는 것 이상의 ‘멈춤’, ‘쉼’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은 다치기 쉽다. 쉬어야 할 때 쉬지 않으면 반란을 일으킨다. 444쪽

이 책은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실제 연구를 통해 발생되는 문제와 실제 벌어졌던 사건, 뇌 연구를 통한 반응과 학자들의 이론을 적절하게 조율하여 들려준다. 특히 후반부에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겪어야 했던 불편들이 실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그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잘 자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방향에서 하루동안 있었던 내용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일기 뿐 아니라 잠을 자야만 적을 수 있는 ‘꿈 일기’를 적으라는 조언이 크게 와닿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자극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라 하겠다.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비공개서평단 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도파민과잉시대당신의뇌가무너진다
#우주클럽 #우주서평단 #알레 #우주클럽_비공개서평단
@woojoos_story @allez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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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 - 제6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44
이빛 지음, 이내 그림 / 사계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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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부터 나는 소소한 것에서 기쁨을 느끼며, 마음에 드는 것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곤 했다. 멀리 떠나는 여행지에서만 기념품을 수집하는 것은 아니었다. 동네를 산책하다 유난히 반짝이는 작은 돌을 발견하면 주워 오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잎을 책장 위 작은 화분에 살포시 올려두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산책하는 아들도 길을 걷거나 여행을 하다가 만나는 소소한 무언가를 하나둘 집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나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남편의 눈에는 그저 돌이고, 잎이고, 파편일 뿐이다.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혹은 아이가 무언가를 ‘득템’했다는 기운을 풍길 때면 남편은 엄중한 어투로 말한다.

“안 돼. 놔둬.”

그럴 때면 마치 이빛 작가의 창작동화 <우리 동네 줍기 철학자>의 중해가 엄마를 설득하듯 나와 아이도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중해처럼 거북이 인형까지 주워 오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물론 중해의 엄마 역시 인형이나 장난감을 결사반대하지만, 책은 읽고 싶었거나 사야 할 책이면 통과! 안타깝게도 작은 우리집에서는 ‘책’이 금기 1호다. 물론 중해에게도 중요한 줍기 철학이 있다.

빵점짜리가 아니면 줍고 본다.
주인이 있는 물건은 갖지 않는다.
위험해 보이는 것은 줍지 않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세 가지 원칙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에게 ‘철학’이 무엇인지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예가 있을까 싶다.
철학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행동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 번 세운 원칙을 그대로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고민하고 판단하며 조금씩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중해에게 ‘철학’을 알려준 좋은 어른이 있었듯,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철학이 왜 필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살아가다 보면 시련을 마주할 때도 있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거나 갈림길에 서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은 거창한 정답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삶의 중심이 되어 줄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또 그동안은 가볍게 줍기템의 이유를 물었다면, 이 책을 함께 읽고난 후에는 조금 달라질 것 같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책은 아이에게 철학을 알려주는 책인 동시에, 어른에게도 삶의 철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동네줍기철학자 #이빛 #이내 #사계절어린이문학상 @sakyejul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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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썸머 에디션)
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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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 여름.✉️

오래 전, 그러니까 출산은 물론 결혼도 하기 전에 이 작품을 읽었을 때는 사랑에 실패한 슬픈 이야기라고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 이야기란 모름지기 결말도 중요하지만 장면 장면에 등장하는 말, 그 말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동안 채리티는 감수성을 너무 쓰지 않아 퇴화해버린 듯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니의 애정보다도 그의 말에 더 놀라고 감동했다. 206쪽

마치 나의 그런 마음에 화답하듯, 위의 문장을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그때는 분명 슬픈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읽어보니 결말이 그렇게 또 불행하게만 느껴지지도 않았다. 왜냐면 채리티의 나이가 아직 너무 어렸고, 어리다는 것은 앞으로 얼마든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리티가 근무했던 곳, 현대의 풀타임 근무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정식으로 임명된 마을 도서관의 사서였으며, 정규 교육도, 어떤 실습이나 자격없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리티, 너를 산에서 데려온 게 로열 씨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거라.” 53쪽

산에서 태어난 채리티를 가난하고 작긴 해도 어쨌거나 ‘산골 농민들의 야만적일 정도의 빈곤에 견줄 만한 것은 없(287쪽)’는 집에서 길러졌다. 그랬기 때문에 초반에는 지나치게 당돌하게 느껴졌다. 사실 초반에는 내가 이토록 나이를 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가 무례하게 느껴졌다. 자신에게 숙식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산에서 데려온’ 사람이 로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다시 마음이 서글퍼지게 된 것은 내가 만약 채리티를 작품의 한 소녀, 사랑에 빠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철없이 소녀가 아니라 ‘내가 낳은 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감상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서두에 발췌한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채리티가 자란 마을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저 그런 삶에 익숙해질 뿐(145쪽 참조)’인 곳에서 달콤한 말로, 그것도 당당하면서도 은근히 자신을 높여주는 하니와 같은 이성을 만났을 때 반하지 않을 여성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로열의 입장에서 하니와 채리티의 만남은 시작부터가 실패한 관계였다. 채리티 역시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기에 ‘결혼’이란 단어를 꺼낼 수도 없었고, 그를 기다리는 시간 온갖 의심과 고통에 시달려하면서도 막상 둘만 함께할 때는 그 모든 질문을 삼켜버린다. 신기하게도 이런 이성문제는 ‘여름’이 집필되었던 시대 이전이나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니 고전, 고전, 고전이라고 하는것일테다.

🏔️“산으로 가겠어. 내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거야.” 전에는 그런 말을 하더라도 진심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곰곰이 따져본 지금, 다른 길은 보이지 않았다. 185쪽
여러분이 사는 고장에 유익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곳에 사는 것을 기쁘게 여기는 것입니다.”221쪽

쓰라린 시련앞에 무너져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채리티는 상황만 다를 뿐 많은 이들이 고향을 등졌거나, 혹은 되돌아가는 이유가 된다. 채리티에게 하려던 말은 아니었겠지만 청중들을 향해 변호사 로열의 연설은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소설 역시 6월부터 그리고 8월의 끝자락에 일어난 일들로 어느 때보다 안팎으로 소란스러운 여름, 로열의 저말이 힘이되어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름 #고전 #summer @meomum_books #이디스워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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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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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의 신세계 / 재키 히긴스 / 위즈덤하우스

작가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 즉 예술활동을 통해 평소에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던 사물이나 대상 혹은 관념들을 감상자들로 하여금 ‘감각’하게 만든다. 특히 AR증강현실이나 VR 장치를 통해 가상세계로 접근할 수 있는 작품앞에서 우리는 오감 그 이상의 것을 통해 자유로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감각에 대한 연구는 동물 연구를 통해 입증되거나 그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데 재키 히긴스의 <감각의 신세계>는 문자그대로 정말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책으로 읽기 전후를 비교할 것도 없이 거의 대부분이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었다. 그중에서 감각과 관련하여 오해하고 있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서평을 적자면 목차와 무관하게 ‘여성이 대체적으로 더 민감하다’라는 가설이었다. 이 내용은 이전에 연구결과들이 뒷받침 해오고 있었는데 동물계에서 가장 빠른 킬러의 영예를 가진 별코두더지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촉각 민감도의 차이는 성별로 결정되지 않는다. (…)
별코두더지나 인간이나 메르켈세포가 ‘촉각 이미지’의 조각들을 받아 뇌로 보내고, 촉각수용기인 메르켈세포의 밀도가 높을수록 이미지는 더욱 선명하다. 따라서 여성의 촉각 민감도가 더 높은 이유는 세포의 능력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더 가는 손에 촘촘히 분포한 세포 배열이 별코두더지와 비슷해 손끝으로 세계를 더 섬세하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0~141쪽

별코두더지를 통해 한 가지 더 알게 된 사실은 흔히 두더지와 같은 포유류는 시력이 낮아 예민한 후각으로 방향을 알고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고 배웠었다. 헌데 후각보다 촉각이 더 민감하기 때문에 위에 발췌한 것처럼 가장 빠른 킬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평형감각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도 새로이 알게 된 것이 있었다.

균형은 전정계만큼이나 시각에도 크게 의존합니다. 귀가 단순한 청각기관이 아니듯, 눈도 단순한 시각기관이 아닙니다. 두 기관 모두 균형에 관여하죠.” 324쪽

위의 내용은 빠른 속도를 달릴 수 있도록 놀라운 평형감각을 자랑하는 치타를 통해 알게 된 부분으로 이족 보행을 하는 인류가 다른 동물들과 차별화된 지점 역시 이 균형과 관련되어 있다. 참고로 이는 반고리관의 발달과 관련되어 있다. 또 일반사람들과 달리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수차례 회전하면서도 어지러움을 덜 느끼는 건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촉각과 평형감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고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사실 초반부터 나를 놀라게 한 감각은 따로 있다.

고니시 연구진이 원숭이올빼미의 뇌에서 최초로 구성한 감각 지도는 두 귀로 들어오는 소리 정보를 마치 눈으로 인지하는, 즉 “일종의 망막 지도”처럼 시각적인 형태로 표현하는 지도였다. 116~117쪽

대부분의 sf작품들에서는 인간의 연구목적이나 우연들이 동물들의 생존을 위한 능력을 가져와 ‘괴물 or 히어로 되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감각의 신세계>를 읽으면서 다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할 수 없는 것과 감각이 가능한 세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있는 촉각, 즉 ’손 끝의 닿는 감각’으로 내가 누릴 수 있는 세상은 얼마나 광활하며 신비로울까를 기대하게 만든 책이었다.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과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감각의신세계 #재키히긴스 #감각 #서평 #우주클럽_과학방
@woojoos_story
@wisdomhouse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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