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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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이서희 지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을 계속해 뒤로 미루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첫 줄 부터 어쩜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미루고 미뤄둔 마음을 동화를 통해 꺼내볼 수 있었던 경험을 전달해준다. 그래서 소소한 것에 기쁨을 느끼고 그렇게 작고 여린 것에도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만든다. 총 다섯 개의 ‘마음의 장’으로 구성된 내용 중에서 몇 편을 골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첫 번째 장에서는 키플링의 ‘정글북’이다. 아주 어렸을 때 그림책과 만화로 보았을 때는 모글리를 지키는 늑대들의 선한 모습에 매료되었다가 어른이 된 이후에는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제국주의라는 타이틀이 먼저 떠오르면서 어릴 때 느꼈던 동물과 인간의 차이가 동서양 혹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모습으로 보여 덮어 두었던 책이었다.

007 다른 늑대들은 널 똑바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널 미워해. 넌 영리하거든.
네가 늑대 발에서 가시를 뽑아 줄 수 있기 때문에, 네가 인간이기 때문에 미워하는 거야.

008 용감한 마음과 공손한 혀, 그게 있으면 정글을 헤치고 어디라도 갈 수 있지.

최근 드라마를 보며 학교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주된 이유도 결국 상대가 나보다 강한 상대를 수용할 수 없는 악한 이들이 모여 상대가 날개를 펼치지 못하도록 아예 꺾어버리려고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저자의 안내대로 정글북을 읽다보면 어느새 내가 마주하게 될 거친 시련을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로 접했던 조앤 G. 로빈슨의 ‘거기 마니가 있었다’로 부모가 사고로 모두 돌아가시고 양부모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안나, 그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게 하는 마니가 등장한다.

007 안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다. 돈을 받고 맡겨진 존재처럼 느꼈던 일도,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취급받는다고 느꼈던 일도,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했던 사람들도, 심지어 가장 친한 첫 친구였던 마니에 대해서도, 그런데 이제 마니는 가버렸다!

어른이 되어 모든 기억이 흐릿해졌지만 마음의 자욱을 남긴 사건이나 추억들은 여전히 생생하게 존재한다. 안나의 상황과는 다를지라도 내게도 분명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내 마음과 같은 동화 속 인물을 통해 지금 AI에게 털어놓는 방식과는 다른 차원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006 아, 내가 그 아이를 용서해서 정말 다행이야. 설령 그 아이가 진짜가 아니었다 해도, 정말 다행이야.

세 번째 장에서는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소공녀>. 이 동화는 마흔 넘어 한 밤에 정말 읽고서 위로받았던 작품이라 저자가 발췌한 문장 모두가 나 또한 밑줄을 그었던 기억이 난다.

008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한 가지는 달라지지 않아.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도 공주가 되려면 마음으로부터 공주가 되면 돼. 황금 옷을 차려입고 공주가 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공주처럼 행동하는 게 훨씬 더 대단해.

마침 위의 이야기와 대구처럼 등장하는 그림책이 있는데 로버트 먼치의 <종이 봉지 공주>다. 그림책강의를 나갈 때 꼭 한번 씩 떠올리게 되는 작품으로 페미니즘 시각에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위의 소공녀에서 마주한 맥락으로 접근하는 것이 내게는 더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그런데 동굴에 있던 로널드 왕자는 공주를 반기지 않았습니다. 왕자를 구하기 위해 종이 봉지만 뒤집어쓰고 달려온 공주가 ‘공주답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200쪽

드레스를 입지 않은 공주의 외적인 것만 보던 왕자의 모습을 보며 SNS에서 올라온 글 중 정장을 입지 않은 졸업생의 부모를 문전박대 한 교장에게 악수도 하지 않고 당당하게 문을 열고 나온 졸업생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녀의 학업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부모의 헌신을 보지 못한 교장의 모습이 왕자가 꼭 닮아보인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남아 있는 문장이 있다면, 그 문장은 당신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놓치고 있던 기준을 다시 보여주는 표식일지도 모릅니다. 226쪽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 또한 외적인 것에 그리고, 편을 가르고 있었던 적은 없었는지 혹은 그런 경험으로 상처받았다면 잘 극복해왔는지 등을 생각하며 #어쩌면동화는어른을위한것2 서평을 마친다. #동화 #위로 #이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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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만큼만 아파하기로 했다 - 상처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 근력 수업
이현재 지음 / 부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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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만큼만 아파하기로 했다 / 이현재 / 부키 / 2026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재의 <넘어진 만큼만 아파하기로 했다>는 마음이 힘든 사람에게 위로만 건네는 책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힘을 회복하도록 돕는 책이다.
우선 자기자비와 자기연민을 구분해야 하는데 상처 입은 나를 따뜻하게 돌보는 자기자비는 회복을 위한 힘이 되지만, 스스로를 불쌍한 존재로 규정하고 그 감정 속에 머무는 자기연민은 결국 삶을 멈추게 만든다는 설명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피해자가 되는 순간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경험이 평생의 정체성이 되어 버리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게 된다. 책에서 말하듯 ’내가 피해자였던 시간‘과 ’계속 피해자로 머물려는 마음‘을 구분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현타는 실망스러운 현실에 대한 한탄이 아니라 지금 이 지점을 점검해보라는 ‘알람’에 가깝다. 86쪽

✅ ”조금만 더 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은 때때로 ”상처받기 싫어서 아무것도 안 할래요“라는 말의 다른 이름이다. 생각은 나를 멈추게 하는 핑계가 아니라 다시 움직이기 위한 짧은 점검이어야 한다. 140쪽

또 하나 공감했던 부분은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이었다. 저자는 ’이번 생은 망했다‘가 아니라 ’이번 면접에서 떨어졌다‘, ’이번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처럼 사실만 적어 보라고 말한다. 우리는 하나의 실패를 인생 전체의 실패로 확대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현재의 상황만 바라보면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다음 선택을 준비할 수 있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때도 매우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한 번의 실수나 실패를 아이 자체에 대한 평가로 연결하지 않는 것처럼, 부모인 나 역시 나의 실패를 인생 전체로 일반화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특히 운동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읽다 보니 독서가 필요한 이유와 운동이 필요한 이유가 같은 결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는 생각의 방향을 바로잡고 마음의 근육을 키워 준다면, 운동은 몸을 움직이며 감정을 견딜 수 있는 신체적 기반을 만들어 준다. 둘 다 인생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더 깊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 주는 힘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었다. 결국 건강한 사고도, 건강한 감정도 몸이라는 토대 위에서 자라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저자가 강조한 기본의 힘이다. 제시간에 먹고, 자고, 움직이는 일은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소홀히 여기기 쉽다. 하지만 삶이 흔들릴수록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도 이러한 기본이다. 회복은 거창한 결심이나 특별한 방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챙기고 잠을 자고 몸을 움직이는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히 흔들릴 수 있고, 지칠 수 있으며, 넘어질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대신 중요한 것은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회복탄력성은 강철 같은 멘탈이 아니라 계속해서 자신을 조정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능력이라는 저자의 말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부모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나 역시 회복탄력성을 매일 연습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결국 잘 살아가는 사람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넘어진 만큼만 아파하고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사람이라는 이 책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오래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넘어진만큼만아파하기로했다 #이현재 #심리학 #마음치유 #북스타그램 @bookie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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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이야기 이야기의 낮과 밤 1
알베르 카뮈 외 지음, 이재경 외 옮김 / 유선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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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야기 / 유선사

정원을 거닐며 만발한 꽃을 보며 상념을 덜거나 더할수도 있고, 태양아래 땀을 흘리며 가드닝을 통해 지속되는 생명에 대해, 순환의 관한 연구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혼자 혹은 함께 공유하며 지금에 안도할 수도 있고 눈물흘릴 수도 있을 것이다. 문인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떠올렸을까, 어떤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냈을지 앉아서 하는 독서를 통해 식물의 종류만큼 풍성한 정원을 거닐어 볼 수 있는 <정원이야기>. 단행본으로 먼저 읽었던 몇 편을 제외하고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문장들을 중심으로 서평을 적어본다.

몇 걸음 내딛자 쑥 향기가 목을 가득 채운다. 폐허는 눈 닿는 곳 어디에나 쑥의 잿빛 솜털로 뒤덮였다. 열기에 진액이 발효되고 태양 아래 세상의 대지에서는 알코올 기운이 풍성하게 솟아올라 하늘을 뒤흔든다. 우리는 사랑과 욕망을 향해 걸어간다. 교훈을 찾지 않고, 사람들이 위대함을 갈구하는 씁쓸한 철학도 좇지 않는다. / 알베르 카뮈의 티파사에서의 결혼 중에서.

정원을 거닐면서 완벽하게 자연과 동화되거나 경외심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별다른 코멘트없이 잘 가꾸어진 정원 화보집을 펼쳐보고 때로는 선물하는 까닭도 마찬가지다. 위에 언급된 작품에서는 정원의 그 좋은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혹은 알지못하는게 ‘어리석은’것이라고도 말한다. 어쩌면 침묵과 자연의 힘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격하게 공감하고 힘을 싣고 싶은 부분인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는 짧은 소설에서 엄중함과 동시에 ‘빛’이 잠시 머무는 순간들을 맛보게 되었다. 태어나보니 누군가는 ‘아가씨’로 불리고 또 다른이는 그렇게 불러야하는 시대가 있었다. 호칭은 계급에서, 그 계급이라는 것은 가장 신성해야 할 죽음앞에서도 너무나 견고하게 버티고 서있다.

“어머니, 사람이 죽었대요.” 로라가 입을 뗐다.
“우리 정원에선 아니겠지?” 어머니가 말을 가로막았다. 51쪽

‘아니겠지?’부분이 볼드체로 강조되어 있었다. 내 정원만 아니면 안타깝게 사람이 죽어도 ‘파티’는 이어진다. 그 파티는 ‘평생 한 번쯤 칸나백합을 실컷 가져보고’싶은 열망을 이룬 파티이기도 했다. 파티 준비를 위해 악단이 오고, 15가지 종류의 샌드위치가 만들어지는 설레임에 한껏 부풀다가 저 대화를 전후로 그 빛이 사그라들었다. ‘인생이란 건…(65쪽)’ 정말 무엇일까 싶은 기분이 들었다. 정원에서도 꽃을 향해 뻗었던 손을 순식간에 다시 오므리게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번에는 나무들의 대화를 그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새잎이 돋는 정원>의 일부를 가져왔다.

잣밤나무 나도 슬슬 싹을 틔어보실까요. 싹에 살짝 잿빛이 도는데.
대나무 난 아직 황달이에요…..
파초 이런, 이 초록색 등갓이 바람에 꺾일 뻔했네. (…)

선인장 마음대로들 해. 내 알 바 아니야. (…)

이끼 아직 안 일어났어?
돌 응, 조금만 더.

나무들과 선인장 그리고 이끼와 돌의 대화가 인간의 시선에는 너무나 찰떡이라 피식 웃음이 났다. 전반적인 내용을 떠나서 또 한 번 웃음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키의 <때때로 정원>의 다음 내용이었다.

평범한 고양이들이면 제가 그렇게까지 반대하지 않겠는데, 우리 정원에서 채식주의 고양이 회합이 열리는 건 정말이지 짜증나요. 채식주의자들이 틀림없다니까요. 스위트피 묘목에는 온갖 분탕질을 치면서 참새는 털끝도 안 건드리는 것 같거든요. 138쪽

정원에 드나드는 채식주의자 고양이들 덕분에 튤립 화단에는 튤립은 피지 않는다. 화자의 말처럼 차라리 ‘사슴이나 기린’을 기를 수 있을 만큼 정원이 넓었다면 핑계를 댈 수 있었을거란 부분도 납득이되었다. 정원에서 무엇을 기대하든 아니면 전혀 기대없이 그저 거닐고픈 그 마음하나로 펼쳐보든 <정원이야기>에서 만나지 못할 감성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곧 올리게 될 <고독이야기>까지 어쩜 이렇게 맘에 드는 내용들을 골라골라 엮었는지 #유선사 출판사와 역자 #이재경 #박경리 두 분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정원이야기 #고독이야기 @yuseon_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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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왈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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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네르 베르베르 / 영혼의 왈츠 2 / 열린책들

이 시대 사람들은 사냥을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전쟁에 나가 싸우는 데 대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거나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일깨우려고 애쓰지는 않죠. 92쪽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백성들을 무지와 미신과 공포 속에 가둬놨죠 .이 세 가지는 유약한 정신을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에요. 93쪽

영혼의 왈츠 1권에서 외제니가 내면 여행을 통해 전생으로 가게 된 배경과 현실과 전생을 오가며 겪는 내용에 흥미를 느꼈다면 2권에는 좀 더 진지한 내용과 상념으로 가득차 읽었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나서 다시금 되돌아와서 ‘이 시대의 사람들,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1권에서 언급한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세트, 자유 의지 50퍼센트(1권 및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참조)’를 가지고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끌려다니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외제니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전생에서도 누군가에 의해 계획된 삶을 살아가기 보다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다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싯다르타’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가보는 것일세.
방법을 가르쳐 주겠나?
정신의 여행이 그 방법인데, 나는 명상을 이용하네.
그 명상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193쪽

위의 대화는 피타고라스가 아카샤도서관에 대해 싯다르타에게 묻는 장면으로 외제니처럼 내면 체험을 통해 직접 가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나는 상황으로 직접 가본다고 해도 얼만큼 이해를 하고 올 수 있을까 싶어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특히 2권에서는 1권과 달리 ‘시간 건너띄기’를 통해 한 장면을 집중적으로 그리기 보다는 인류가 문명을 어떻게 일으키고 무엇에 의해 멸망하는지를 속도감있게 보여준다. 나의 무지보다 더 위험한 것은 지나친 탐욕과 호기심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동시에 권력에 의해 쓰여진 지금의 역사와 실제와 얼마나 다를까 생각하니 더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졌다. 이야기의 끝은 시작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1권을 읽고 바로 2권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외제니를 통해 우리는 기원전 네안데르탈인의 삶을 생상하게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자와 언어가 과연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중한 고민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영혼의 무게를 잴 때 과연 나는 어디즘에 해당될지를 떠올리다보면 소설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아마도 <영혼의 왈츠>에서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적극 추천한다. 특히 집사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천사가 되면 세 명의 인간을 맡아 다섯 가지 수단을 매개로 그들의 진화를 도와주게 돼요. 다섯 가지 수단이라 함은 직관, 징표, 영매, 꿈 그리고 고양이를 말하죠.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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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왈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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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네르 베르베르 / 영혼의 왈츠 1 / 열린책들

1. 몽매주의 세력의 공격을 저지하라.
2. 내면 여행 체험을 배워라.
3. 영혼의 형제를 찾아라.

위의 내용은 게임도 아니고 꿈도 아니다. 생명이 위독한 멜리사가 딸 외제니에게 가까스로 전한 메세지로 내면 여행 체험이라 부르고 실제는 전생 체험을 뜻한다. 단순한 과거가 아닌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한 전생체험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몰입도 최강 필력을 맘껏 느낄 수 있는데 체면이긴 하지만 마치 가상의 세계를 접속하는 과정 때문인지 유명 여자 아이돌이 주연했던 가상연애프로그램을 주제로한 드라마도 떠올랐고 그 이전에는 외계인의 침입을 막기 위한 소설기반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다. <영혼의 왈츠>는 여기서 한 발 더나아가 외제니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라고 공부했던 선사시대 이야기를 비롯해서 공부는 아니지만 묘하게 읽으면서 재미도 있는데 뿌듯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먼저 2권 중 첫 번째 1권의 내용은 외제니의 ‘내면 여행’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가상 세계도 잠못자고 접속할 정돈데 내가 살아온 세계이자 내게 종말을 막을 힘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잠이 올 수 있을까. 첫날 부터 하루 2회 이상은 조심해야 한다는 아빠의 경고에도 외제니는 다시금 자신의 첫 번째 전생이자 기원전 시대로 내려가는데 여기서 또 외제니의 그림실력이 큰 역할을 한다. 생성형 AI 덕분에 명령어만 잘 넣으면 기대한 것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시대지만 <영혼의 왈츠>에서는 AI를 활용할 수 없는 기원전에서는 AI는 무의미하다. 이런 부분만 보더라도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이 가지는 무한한 능력보다 더 귀한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하면 외제니를 통해 인간에게 언어가 필요한 이유라기 보다는 생성되는 배경, 장례문화에 이어 이름을 가지게 되고 또 다른 부족과 협력하기 위해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결속을 위해 혼인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는 모습은 기원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기록’이라는 것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읽으면서 손가락의 피를 내는 아픔마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왼손 검지도 궁금증을 참지 못한다. (…)
우리가 정말로 환생하게 되면 서로를 알아볼 방법이 있을까요? 육신의 가족으로 환생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 보이는데…
진심으로 바라면 그렇게 될 거야. 170-171쪽

예전에는 노래가사에서 들렸던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라는 내용이 단순히 사랑하는 연인과의 만남이 아니라 ‘동맹’과의 만남에도 간절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멜리사가 처음 외제니에게 ‘영혼의 형제’를 운운했을 때만 하더라도 시큰둥했던 그녀가 어느새 진지하게 자신의 소명을 깨닫는 과정은 어린시절 부모님 몰래 이불속에서 읽었던 모험소설의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전생을 오가고 인류를 구하는 다섯 명의 전사가 등장해서 적을 쓰러뜨리는 단순한 스토리만 가진 것은 아니었다.

니콜라는 외제니와 사귀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녀에게 마르크스-레닉주의의 가치를 주입했다. 구녀는 인류의 진화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마르크스주의라는 역사 해석의 도구를 갖게 된게 좋았다.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벌어지는 계급 투쟁은 왕에 맞섰던 노예의 투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게 됐다. 248쪽

외제니는 20대의 대학생이자 부모가 모두 역사학자인 조금 특별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똑똑하고 아름다운데다 그림실력까지 출중했지만 학교에서 그녀는 안타깝게도 우상이 아닌 공공의 적이 되어 괴롭힘을 받았다. 혼자인 시간에 책을 읽었던 그녀였지만 그렇다고 새로이 배울 것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소, 아니 꽤나 거친 니콜라와의 만남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외제니가 학교를 통해 얻을 수 없었던 연대와 호기심 충족까지 채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젊고 매력적인 교수 또한 외제니의 시선을 자꾸만 끌어당기는데 과연 외제니의 진정한 영혼의 형제는 누구이며 몽매주의 세력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는 2권 서평에서 이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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