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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ㅣ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평점 :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이서희 지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을 계속해 뒤로 미루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첫 줄 부터 어쩜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미루고 미뤄둔 마음을 동화를 통해 꺼내볼 수 있었던 경험을 전달해준다. 그래서 소소한 것에 기쁨을 느끼고 그렇게 작고 여린 것에도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만든다. 총 다섯 개의 ‘마음의 장’으로 구성된 내용 중에서 몇 편을 골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첫 번째 장에서는 키플링의 ‘정글북’이다. 아주 어렸을 때 그림책과 만화로 보았을 때는 모글리를 지키는 늑대들의 선한 모습에 매료되었다가 어른이 된 이후에는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제국주의라는 타이틀이 먼저 떠오르면서 어릴 때 느꼈던 동물과 인간의 차이가 동서양 혹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모습으로 보여 덮어 두었던 책이었다.
007 다른 늑대들은 널 똑바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널 미워해. 넌 영리하거든.
네가 늑대 발에서 가시를 뽑아 줄 수 있기 때문에, 네가 인간이기 때문에 미워하는 거야.
008 용감한 마음과 공손한 혀, 그게 있으면 정글을 헤치고 어디라도 갈 수 있지.
최근 드라마를 보며 학교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주된 이유도 결국 상대가 나보다 강한 상대를 수용할 수 없는 악한 이들이 모여 상대가 날개를 펼치지 못하도록 아예 꺾어버리려고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저자의 안내대로 정글북을 읽다보면 어느새 내가 마주하게 될 거친 시련을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로 접했던 조앤 G. 로빈슨의 ‘거기 마니가 있었다’로 부모가 사고로 모두 돌아가시고 양부모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안나, 그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게 하는 마니가 등장한다.
007 안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다. 돈을 받고 맡겨진 존재처럼 느꼈던 일도,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취급받는다고 느꼈던 일도,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했던 사람들도, 심지어 가장 친한 첫 친구였던 마니에 대해서도, 그런데 이제 마니는 가버렸다!
어른이 되어 모든 기억이 흐릿해졌지만 마음의 자욱을 남긴 사건이나 추억들은 여전히 생생하게 존재한다. 안나의 상황과는 다를지라도 내게도 분명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내 마음과 같은 동화 속 인물을 통해 지금 AI에게 털어놓는 방식과는 다른 차원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006 아, 내가 그 아이를 용서해서 정말 다행이야. 설령 그 아이가 진짜가 아니었다 해도, 정말 다행이야.
세 번째 장에서는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소공녀>. 이 동화는 마흔 넘어 한 밤에 정말 읽고서 위로받았던 작품이라 저자가 발췌한 문장 모두가 나 또한 밑줄을 그었던 기억이 난다.
008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한 가지는 달라지지 않아.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도 공주가 되려면 마음으로부터 공주가 되면 돼. 황금 옷을 차려입고 공주가 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공주처럼 행동하는 게 훨씬 더 대단해.
마침 위의 이야기와 대구처럼 등장하는 그림책이 있는데 로버트 먼치의 <종이 봉지 공주>다. 그림책강의를 나갈 때 꼭 한번 씩 떠올리게 되는 작품으로 페미니즘 시각에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위의 소공녀에서 마주한 맥락으로 접근하는 것이 내게는 더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그런데 동굴에 있던 로널드 왕자는 공주를 반기지 않았습니다. 왕자를 구하기 위해 종이 봉지만 뒤집어쓰고 달려온 공주가 ‘공주답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200쪽
드레스를 입지 않은 공주의 외적인 것만 보던 왕자의 모습을 보며 SNS에서 올라온 글 중 정장을 입지 않은 졸업생의 부모를 문전박대 한 교장에게 악수도 하지 않고 당당하게 문을 열고 나온 졸업생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녀의 학업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부모의 헌신을 보지 못한 교장의 모습이 왕자가 꼭 닮아보인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남아 있는 문장이 있다면, 그 문장은 당신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놓치고 있던 기준을 다시 보여주는 표식일지도 모릅니다. 226쪽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 또한 외적인 것에 그리고, 편을 가르고 있었던 적은 없었는지 혹은 그런 경험으로 상처받았다면 잘 극복해왔는지 등을 생각하며 #어쩌면동화는어른을위한것2 서평을 마친다. #동화 #위로 #이서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