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소설 1, 2

 

매력적이지만 불안한 남자와 착하지만 평범한 남자 사이에 선 여자

이 시대에 사랑과 결혼이 지니는 의미를 찾는 가장 혁명적인 삼각관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살롱, NPR이 꼽은 올해의 책!

살롱소설상 수상작!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 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뉴요커

 

과거의 낭만적인 소설들을 읽으면서도 성적 혁명이 본격화된 현대의 나날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연애 이야기.—《워싱턴 포스트

 

 

줄거리

 

브라운 대학교 영문과 재학 중인 매들린은 아버지가 모 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중산층 집안의 차녀로, 영문학에 심취해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학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4학년 마지막 학기에 들어간 기호학 수업에서 우연히 공대생 레너드와 사랑에 빠져 졸업 학기를 연애하느라 시간을 보내다 대학원 전형에 모두 떨어지고 만다. 레너드는 빛나는 지성과 함께 우울한 남성적 매력을 풍기는 남자로, 알코올중독인 부모님 밑에서 감정적 불안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명석한 두뇌 덕분에 브라운 대학에 입학한 수재다. 매들린과 레너드는 집안 분위기와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매개로 소용돌이 같은 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졸업 후 레너드가 유명 생물학 연구소의 인턴 자리를 얻게 되어 매들린과 동거를 시작하지만, 레너드의 조울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연애에도 점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한편 매들린의 절친한 친구이자 순진한 심성의 종교학도 미첼은 매들린의 부모님께도 인정받는 모범생이다. 짝사랑했던 매들린이 레너드에게 푹 빠지게 되자, 그는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모아 유럽과 인도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그 와중에 진로와 사랑 모두 삐걱거리며 건강하지 못한 관계로 치닫게 된 매들린-레너드 커플은 답을 찾을 수 없는 막막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결혼이라는 무모한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8월 14일 ~ 8월 20일

    당첨자 발표  :  8월 21일 (월) 

    발송  :  8/22~차주 초 발송 예정 

2. 모집인원  :  1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무성의한 댓글 참여는 선착순에서 제외됩니다.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 와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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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이도형 지음 / 다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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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심히 읽는다. 그리고 리뷰를 적는다. 그래 딱 여기까지가 지금의 내 한계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언젠가는 결국 이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시기가 온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났다. 바로 <사유>의 저자 이도형이다. 너무 잘나서 주변의 권유 혹은 압박에 의해 책을 쓰는 사람도 있고, 자기가 잘난 것을 참지못해 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기발전과 동시에 '나눔'의 방법으로 책을 쓸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후자였다. 그래서였을까. 사실 엄청나게 글을 잘쓰는 사람, 직업적 작가라고 말할수는 없을 것 같다. 아직은 말이다. 하지만 분명 저자가 말하는 두 글자, '사유'를 통해 담아내고자 했던 노력과 책을 쓸 수 밖에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를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는 사실을 서두에서 미리 밝혀두고 싶다. 왜냐면 어느 누구에게라도 자신의 삶을 꺼내보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며 특히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용기에 응원을 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질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


결정을 놓고 혼선을 빚으며 뒤늦게나마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면, 앞날을 훤히 내다보고 모든 변수를 통제한 채 100퍼센트 확신에 찬 그런 '완벽한 결정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라는 사실! 그것은 제가 얻은 또 하나의 평범한 진리였습니다. 24쪽


선택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나이들면서 깨닫게 된다. 그 선택이 옳고 그런지, 잘하고 잘못했는지는 결국 마음가짐에 있고 책임을 지기위한 노력여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과연 100퍼센트 확신에 찬 그런 완벽한 결정이 있을까. 간혹 성공한 사람들의 다큐나 인터뷰를 보면 아주 당당하게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라는 장면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들이 거짓말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확신했던 것은 그 결정이 아니라 그 결정에 책임을 지기 위한 각오가 확실했던 것은 아닐까 의문이 생길 뿐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지만 마음속에선 어느 하루도 말끔히 정돈되지 않은 채 세월만 자꾸 흘러갔습니다. 그리하여 일상을 성찰도 할 겸 그리고 무슨 글 하나 쓰려면 엄청나게 밀려오는 글쓰기 공포로 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글쓰기 훈련의 일환으로도 일기 쓰기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105쪽


40대 초반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 매일같이 쓰던 일기, 혹은 스케쥴러를 지금은 거의 적지 않고 있다. 업무상 반드시 기억해야하거나 그런 일들은 휴대폰 일정에 입력해둘 뿐 아주 간혹 기록해두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날들을 제외하고는 쓰지 않던 내게 일기를 다시 쓰게되었던 저자의 계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주변에서 '나 치매인가봐'라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한다. 자주 깜빡한다며 나이탓을 하는 또래들도 적잖이 많았다. 어쩌면 우리는 정리할 시간도 없이 자꾸 새로운 것,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만 기억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건 아닐까 싶었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하루를 정리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어쩌면 삶 자체를 차분하게 정리해가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방문하면 유난히 마음이 안온해지고 몸과 마음이 일시에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성향이나 느낌에 딱 맞는 장소를 발견하면, 그곳을 좋아하며 자꾸 찾아갑니다. 287쪽 


<사유>를 초반쯤 읽었을 때는 이 책이 왜이렇게 편안하게 다가올까, 한 개인의 사유인데, 그가 살아온 내면의 이야기인데 주옥처럼 와닿는 부분도 있지만 지극히 사적이라 이런 이야기까지 내가 읽어야 할까 싶을 때도 있지만 책을 끝까지 읽게만드는 힘은 다름아닌 저자의 겸손과 '경어체'덕분이었다. 근래 읽었던 재미나게 읽었던 에세이들은 내용 자체는 나무랄데 없고 공감이 깊어 눈물도 났지만 그 시간들이 '편안'했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그런데 사유는 달랐다. 유년시절 동화를 읽을 때처럼 그런 편안함, 아주 단순하고 사소하지만 저자의 경어체가 맘에 들었다. 업무상 상대를 존중해야하지만 반대로 존중받기는 어려운 입장에 놓이다보니 책에서 만나는 이런 친절한 말투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좋고 저자의 겸손하고 독자를 배려하는 듯한 마음이 좋아 자꾸 찾아가고 싶어 서두부터 다음 책이 꼭 나오길 기다린다는 말을 했던 것이다. 이 편안한 마음을 다른 독자들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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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101가지 사용법 - 연필, 이 단순한 도구의 놀라운 쓰임새
피터 그레이 지음, 홍주연 옮김 / 심플라이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배터리도 필요 없고 사용설명서도, 온라인 지원도 필요 없다. 연필을 연필 그 자체일 뿐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다. 그렇다. 이토록 간단하다. 바로 그것이 대단한 점이다. 이런 도두가 솜씨 좋은 손에 들어가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6쪽



솜씨 좋은 손에 들어가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나와 같은 이들에게 큰 절망을 안기는 것도 연필이라고 말하고 싶다. 서두를 이렇게 시작해버리면 이 책을 꽤나 시니컬하게 읽었을거라 생각하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애초에 이 책을 읽었다는 것 부터가 연필을 보통이상으로 좋아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지 않은가. 피터 그레이의 <연필의 101가지 사용법>이전에도 연필을 주제로 한 책은 있었다. 가장 최근이라고 적고, 실제 출간월을 보고 깜짝 놀란 가이필드의 <연필의 힘>도 연필이 가지는 예술적 능력의 무한대를 보여준 책이다. 참고로 올해 1월에 출간 된 책이다. 표지색이 둘다 노랗기 때문에 의도치않게 비교하면서 읽느라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다. 어쨌거나 지금은 <연필의 101가지 사용법>에 관한 리뷰를 적고 있다. 미리 읽은 독자로서 추천하자면 우울하거나 정말 시간이 더디갈 때 읽기를 권한다. 처음에는 피식하며 웃다가 나중에는 이 책 뭘까 싶어지지만 결말은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연필사용법 중 사는동안 실제 해볼 수 있는 방법의 갯수, 이미 사용해본 경험의 수를 헤아려보게 된다. 결국 책이라는 것은 자기경험을 토대로 추억하는 것 아닐런지.

우선 경험해본 것 부터 나열해보자면, 가장 첫 번째 책에 밑줄긋기다. 저자는 당장 자신의 책 부터 밑줄을 긋거나 그림을 그려넣는 등 이 책을 자기만의 작품으로 만들라고 권한다. 사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책을 구매하는 데 들이는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빌려읽거나 하던것을 밑줄긋는 버릇이 생기면서 그렇게 된 건데 밑줄을 긋다보니 자연스럽게 메모나 그림같은 것을 그리게 되니 점점 더 저자의 책을 읽는 독자에서 하나의 작품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습작이 되어가는 '창조자'의 입장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이런저런 낙서와 그림을 그리다보니 오히려 타인에게 책을 빌려주기는 어려워졌다. 내 속을 너무 많이 보이는 것 같은 부끄러움이랄까. 이외에 선긋이, 스케치 이런 것들은 달리 방법이라고 까지 하기는 좀 어렵다는 판단하에 필기도구로서의 연필사용법은 가뿐하게 스킵하고 넘어가겠다. 줄자대용으로도 사용해봤고, 섬어라운드 기술로 연필도 돌려봤으며, 그냥 애매해서 귀에 꽂았을 뿐인데 저자는 이를 두고 귀를 장식하기 라는 방법으로 수를 늘려놓았다. 아주 해맑게 귀에 연필을 꽂은 일러스트를 그려놓고선 말이다. 속옷은 아닌데 더러운 오물을 연필을 이용해 옮겨본 적도 있고, 고백할지 말지 망설였으나 벌레를 죽이는 데(책에서는 '정확히 짚어주기'라고 표현함)이용도 해봤고, 셀로판 포장지 뿐 아니라 다양한 포장지를 뜯기 위해 연필을 사용한 적도 있었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전그리기나, 숨은그림 찾아내기 등의 방법도 아마 읽다보면 피식하게 될 것이다. 밑줄긋기와 함께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용도는 51번째 활용방법인 '머리 고정하기'로 회사에서도 종종 연필을 삔처럼 활용한다. 의외로 자연스럽게 업스타일 헤어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삔이 있을 때도 일부러 연필을 사용할 정도다. 대략 자주 혹은 해봤던 연필 활용도가 이정도라면 앞으로 해보고 싶은 활용방법은 다음과 같다. '베스트셀러 집필하기'. 어쩌면 이 방법은 연필을 가지고 풍경을 스케치하고 캐리커처를 그리는 것처럼 연필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누구나 할 수 없다는 것도 아는 서글픈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책을 좋아하고 연필을 사랑하는 이들 중에서 이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지 않을까 싶어서 적어보았고,음료를 젓는다거나 껌처럼 씹는 건 어릴 때도 흑연의 독성을 꽤나 무서워해서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이라 아마 앞으로도 이 방법은 안해볼 것 같다. 이 리뷰만 읽어도 의외로 연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스케치하기 등의 유사한 방법을 제외했는데도 말이다. 꼭 기억해야 할 연필사용법이 있다면 퇴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좋은 퇴비를 만들려면 주방에서 나온 '녹색'쓰레기와 깍은 잔디 외에도 같은 양의 '갈색'물질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낙엽이나 판지, 나뭇조각 같은 것 말이다. 그러니 연필 깍은 부스러기와 몽당연필도 그냥 버리지 말고 한데 모아놓자. 268쪽


놀라운 사실은 이런 방법도 있는데 하며 은근슬쩍 자기만의 연필 활용법이 한 두가지씩은 떠오른다는 것이다. 내게도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방법이 있는데 저자가 사랑하는 아내를 표현할 때 말한 것처럼 여기서는 나 역시 밝힐 수 없는 방법이다.(설마 같은 방법?) 연필을 좋아해도 혹은 별 감흥이 없어도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 특히 서두에 밝힌 것처럼 아주 지루하거나 책을 읽는 척은 하고 싶은 데 실제로는 그다지 읽고 싶지 않을 때조차 권하는 이유를 이 리뷰를 통해 알 수 있게되길 바란다. 아, 정말 놀라운 연필의 활용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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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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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된 정보를 들여다 보고 있자니 손에 스마트폰이 아닌 스노볼을 쥔 기분이었다. 유리볼 안에선 하얀 눈보라가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르인 시끄럽고 왕성한 계절인, 그런.  -<풍경의 쓸모>중에서.-


소설집의 경우 수상작 혹은 기발표작이 표제가 되어 등장하는 데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은 위의 발췌문 <풍경의 쓸모>에서 등장하는 내용으로 그나마 가장 표제와 유사한 단어들이 등장하지만 치 7편의 이야기가 동시에 말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표현하는 듯 싶다. 타인의 슬픔이 어느정도 인지 결코 알 수 없고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않고 심지어 그들의 슬픔을 자양분 삼아 '그보다는 덜 슬픈'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전 작품에서 우리는 생명의 상실을 간접 경험한다. 아이를 잃은 부모, 남편을 잃은 아내, 아빠를 잃은 아들 혹은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은 내 아이. 울고 싶은 날이 많은 요즘 가까스로 울지 않으려고 버텨가며(왜 이렇게까지 읽어야 했는지는 모르지만)읽는 데 [건너편]을 읽을 때는 더는 참지 못하고 책을 덮고 울어버렸다. 책을 읽은 시간보다 울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시간과 기어이 울음이 터져 눈물을 훔치고 진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0여페이지. 고작 200여페이지를 읽는 데 4시간이 넘게 걸린 까닭, 장소를 바꿔가며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심지어 마지막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작품은 이미 읽었던 작품이었는 데도 그랬다.

<건너편>에서 울음이 터진 까닭은 사랑이, 혹은 사람(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아서였다. 타인의 실수와 배신이 안도감을 준다는 것이 무엇인 줄 알아서, 나쁜놈 되기는 싫은 진짜 '나쁜놈'을 알아서 울었다. 그 나쁜놈이 나라서 눈물이 쉬이 멈추지 않았다. <침묵의 미래>는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충분히 있을법한 내용이라 읽으면서 소설가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생각해본 작품이었다. 고로 울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여기에 등장한 어떤 단어들 때문에 이따금 정신이 아득해지리란 것을 알아서 먹먹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멸종시키기 위해 '보존'이란 명목으로 가두는 것. 언어라는 것이 누군가와의 관계, 저 혼자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한 수단인데 우리는 그 수단을 지금 어떻게 쓰고 있는지도 생각해본다.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쯤 행복한지도 생각해본다. <풍경의 쓸모>는 소설을, 한국소설을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소설집에서 한 번쯤 등장하는 소재라서 새롭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두에 떡하니 발췌문을 올린 것은 순전히 <바깥은 여름>이란 키워드 때문이다. <가리는 손>도 놀랍지는 않지만 결말도 예상되지만 가장 소름끼치는 작품이라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야말로 타인의 상실이나 아픔을 스노우볼 저편에서 바라보듯한 현실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지난 번에 읽었을 때도 간단하게나마 감상을 남기려다가 포기했는 데 이번에도 먹먹하지만 뭐라고 활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리를 불러내지 않았다. 울고 싶은 나날이긴 한 데 지난 번에 읽었을 당시보다는 덜 울고 싶은 때라 그럴 수도 있고 이미 앞의 작품을 읽으며 울어버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결론, 김애란 작가가 계속 글을 써주면 좋겠다. 왜냐면 계속 읽고 싶으니까. 설사 나를 울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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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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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러나 절망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려주는 책은 없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독서를 통해 위로를 얻었다 혹은 마음이 어느 정도 편안해졌다는 감상을 남길 때가 있다. 하지만 절망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려주는 책도 있었다. 저자의 말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동조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왜냐면 그 단 권의 책이 다름 아닌 성서였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성서를 제외한 그 어떤 책도 내게 절망의 기간을 어찌 보내라고 말하지 않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섣부른 위로도 어려운 그 기간, 감히 같은 인간끼리,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서로에게 어떻게 말할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 독서>가 맘에 와 닿았던 까닭은 반드시가 아니라 이렇게 한 번이라는 따뜻함 덕분이다. 절망을 바다에 비유했을 때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기보다는 천천히 심연으로 가라앉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심연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지난 해 읽었던 배철현 교수의 <심연>이란 책을 떠올라서였다. 그 책에서는 자신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라고 권하는데 마찬가지로 <절망 독서>의 저자도 무리하지 말고 찬찬히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절망했을 때는 우선 그 절망의 감정에 푹 잠겨야 하고, 지나치게 빨리 극복하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극복을 할 수 있으니까요. 65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리뷰에 자꾸 언급하는 것이 신앙을 가지지 않은 다른 독자에게, 심지어 이 책의 저자에게도 실례인줄 알면서도 한 번 더 언급하자면 근래 들었던 강론 중에 좌절하는 것이 결코 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절망하는 것도 죄, 혹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권장하거나 응원할 만한 일은 결코 아니지만 왜 절망하는지, 왜 그 절망으로부터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는지 절망에 빠진 그 자리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저자의 우려처럼 후폭풍이 무섭게 다가올 수도 있다. 본문에서 인용한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슬픔은 혼자 오지 않고 반드시 한 패를 데리고 온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절망에 빠졌을 때 라쿠고를 들으면, 처음에는 커다란 웃음소리가 녹음되어 있어서 이런 걸 들을 기분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본인은 울고 싶은 기분이니까요. 하지만 점점 위하감이 없어질 것입니다. 라쿠고의 웃음은 절망의 곁으로도 다가와주는 웃음이기 때문입니다. 170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저자가 위로를 얻었던, 충분히 절망의 시간을 누릴(?)수 있도록 몇 권의 책들의 서평이 담겨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전의 유사해 보였던 책들처럼 추천리스트를 만들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려 그 중 몇 권을 구입하는 작업들로 위로를 구하려고 했었는데 이 책과 나의 리뷰 서두에 밝힌 것처럼 이 책은 결코 저자의 방법 혹은 독서리스트를 답습하라고 쓴 책이 아니었다. 음악을 듣다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절망의 이유가 다 다르듯 뜻하지 않은 장면, 노랫말에서 우리는 절망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하고 싶은 책들보다 절망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책이라는 말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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