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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뇌, 호르몬 - 뇌와 호르몬이 여자에게 말해주는 것들
사라 매케이 지음, 김소정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5월
평점 :
출산과 양육은 우울증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치매에 걸릴 가능성은 과연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클까?
위의 질문은 책<여자, 뇌, 호르몬> 뒷표지에 적힌 것으로 그렇잖아도 고령의 임신과 출산으로 우울증과 기억력 감퇴로 인해 치매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내가 지난 해 부터 궁금해왔던 바로 그 질문들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저 책을 펼쳐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울증과 관련해 이전에 읽었던 책을 통해 몸에 염증이 뇌에 염증이 될 수도 있고 또 그 반대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여성과 뇌'라는 주제로 풀이하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 우울증과 불안 장애에 더 취약하다면 당연히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그런걸까? 정신을 바짝 차리자. 하향식으로, 상향식으로 ,밖에서 안으로 작용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의 대답은 아주 복잡하니까. 183쪽
이전에 읽었던 책들로 인해 지금 내 상태가 우울증상이 찾아오기 쉬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는 있는데 그 외에도 여성이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당연히 들 수 밖에 없었다. 다만 필자와 이 책의 집필의도를 미리 언급해두자면 이 책은 절대 '여자가 더!'를 설명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남자와여자의 뇌를 비교하며 여성이 좀 더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거나 역차별로 인해 남자는 위로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여자의 뇌'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알아보자는 취지라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심리치료학과 교수 크리스테니 쿠에너에 따르면 남녀 차별이 등장하는 이유로 유전자와 성호르몬이 달라서일 수도 있지만 유년시절부터 사회인이되기까지 여자이기 때문에 받을 수밖에 없는 차별적인 요소가 결과적으로 여성이 더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실 우울증과 관련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엄청나게 불안한 심리상태를 들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불안하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나처럼 임신중 가지게된 여러가지 원인이 출산이후에도 연결돼 아이의 육아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위험하기도했다.
그렇다면 임신한 여자의 뇌늰 도대체 왜 바뀌는 것일까?
후크제마 연구팀은 임신 기간에 여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스테로이드성 성호르몬에 노출되는데, 그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프로락틴, 옥시토신, 코르티솔의 엄청난 변동이 시냅스의 감소, 아교세포 발생, 수초화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265쪽
책을 읽으면서 나의 우울증상과 완벽하게 이해되거나 치료방법을 명확하게 깨달은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럴 수 있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산후우울증'이라는 지나치게 모호하고 포괄적인 단어로 대충 넘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맘에 들었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이 의심을 하면서도 약물외에 무모하게 느껴지는 방법에 의존할 수 없는 것도 결국 '왜'라는 질문에 사회가 제대로 답해주지도 답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 이런 막연함이 답답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는것만으로도 긍정적인 기분이 느껴지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