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님의 강연을 보러 가기에 앞서 책을 받아 보았을 때
표지에 그려져 있는 선생님의 얼굴과 나이를 알고는
연세가 높고 조용한 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예상과는 너무나 달랐다.
얼굴은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젊으셨고 말씀도 재미있게
하셨다. 그래서 나에게 신영복 선생님은 좋은 인상을 남기셨다.
감옥에 있었을 때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은 시작하고 있었다.
신영복 선생님은 감옥에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자신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 때문에 30~40명이 감옥살이를 하게 된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도소에 있으면서 늘 책과 함께 하며
노자, 주역 등 한 권으로 오래 읽을 수 있는 중국 고전을 많이 읽었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뒤로 어릴 적 가졌던 꿈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중고등학교 시절 가졌던 선생님의 꿈은 주체적이지 못한 꿈 이였다고 한다.
어릴 적 어른들이 뭐 될래 물어보면 '일본총독'이 되겠다고 했다.
이승만을 존경해야 한다는 학교의 주입식 가르침과 아버지 친구 분들이
그러한 꿈을 말하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감옥 전 20년, 감옥에서 20년, 감옥 후 20년을 살다 보니
주체적인 꿈을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사회의 주입과 인식을 자신이 다시 관찰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타인에 의한
꿈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가질 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꿈보다는 사회가 인정하는 높은 권력층의 꿈을 이루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선생님의 말씀처럼 사회가 주입하는 꿈 보다는 자신의 주체적인 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생님께서는 참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그 중 물질적인 것은 어려운 것을 극복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없더라도 자기
자부심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은 정말 어려움과 불편함을 쉽게 해준다. 하지만
물질적인 것에는 우리의 마음이 담기지 않는다.
우리의 힘도 우리의 정신도 우리의 땀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러한 것은 우리의 자부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부심만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쉽게 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선생님께서는 인관관계에 대해 말씀하셨다.
사회의 잘못된 구조는 인관관계에서부터 깨달아야 하며
맹자의 이야기를 들어 '만남'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교도소는 인간관계가 적나라하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는 삶 속에서 어려움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하셨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들은 말은
물은 웅덩이가 있으면 차곡차곡 쌓아 뒷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산이 물을 가로막으면 빗겨 흘러가기 때문에 물은 절대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물은 정말 너그럽고 다투지 않으며 양보하는 존재라는 걸 느꼈고
나도 물 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에 대해
바보는 온달이 아니라 평강공주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은 사랑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는 바보란 신데렐라의 꿈을 가진 사람들, 친구를 짓밟고 일어서려는
학생들이라고 하셨다. 그리곤 우리에게 바보 온달과 바보 평강공주가 되라고
하셨다. 바보의 의미를 하찮게 생각한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는 말 이였다.
또 선생님께서 세상은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하셨다.
한 종류는 지혜로는 사람, 나머지 한 종류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합니다. 세상은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변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바보의 의미처럼 어리석음의 의미도 우리는 무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바보와 어리석음이 더 세상을 순순하게
만드는 것 같다.
끝으로 나는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뭔가 참된 것을 얻어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감옥이라는 어둠의 공간에서 20년 동안 계셨지만
밝은 조명을 받으며 20년을 넘게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분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