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학고재신서 1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조합된 책의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살짝 책을 훑어 봤는데 사진도 많고
두껍기도 두꺼웠다. 그렇게 이 책과 나는 가까워졌고 친해졌다.
그리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또 직접 가서
제목처럼 그 곳에 기대서서 눈앞에 펼쳐진 멋진 자연의 광경을 보았다.
 저자는 책에 나오는 한국 문화재를 사람의 생김새로 묘사해서 글을 통해서
문화재의 생김새를 상상할 수 있었다. 특히 도자기를 가냘프고 도도하고
부드럽다는 단어로 표현했으며 무량수전을 신경질이나 거드름 없다는 표현으로
재미와 상상을 함께 주었다. 재미와 상상 중에서 재미를 가져다 준 하회탈의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탈의 경우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무섭게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가난한 서민사회에서 탈은 사람들의 애환과 탄식이 되어 울고 웃게 만드는
존재이다. 탈놀이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탈에 맡긴 채, 그리고 구경하는 서민들은 그 탈의  모습과 행동에 마음을 맡긴 채 서로의 힘들고 고달픈 삶을 웃음과 해학으로
보듬어주는 것이다. 나는 안동에 갔을 때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직접 봤다.
거기서 탈을 쓰고 흥겨운 장단에 맞춰 춤추고 이야기하며 구경하는 사람들을 즐겁
해주었다. 실제로 신기한 탈을 보니 재미있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특히나 외국인들이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새삼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보기만 해도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게 탈이라 느꼈다.
이렇게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를 알고 좋아해주니 기분은 좋지만 혹시나 한국 문화재를
다른 나라의 것으로 알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수많은 고려청자는
일본의 손에 들어갔고 국내보다 국외에서 먼저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이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한국의 것으로 기억하고 좋아해줬으며 하는 바람이
들었다. 고려청자는 어느 정도 외국물을 먹은 듯해서 씁쓸했지만 분청사기의 경우는
매우 서민적이라 더 관심이 갔다. 인위적인 데가 없어 자연스럽고 밝아 보였다.
분청사기 뿐 아니라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한국 도자기인 ‘청화백자철화진사국화문병’
이다. 이름이 너무 어렵고 길어서 따로 적어 두었는데 이 도자기는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꼭 사진으로라도 보면 좋을 것이다. 국화의 모양이 너무 아름답고 전해지는 이야기처럼
일본사람이 기절할 만한 도자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청화백자장생문’이라는 항아리 이다. 그 속에 그려진 학을 보고 있으니 드라마 ‘황진이’에서
백무가 절벽 위에서 학춤을 추며 떨어지는 정면이 떠올랐다. 그때 그 모습은 자유롭고
이상적인 모습 이였는데 아마 학이 춤추면 그러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나의 관심을 끈 아름다운 문화재가 너무 많다. 신라 석조보살입상의 경우 미소가
한국 사람들의 미소와 너무 닮아 놀랐다. 그리고 용두보당 또한 신기하고 귀여웠다.
용이라서 무섭게 생겼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용이다. 장난기 있어 보이고
귀여워 보이는 용 이였다. 안동 제비원 여래 석불이라는 거대한 사진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큰 석불이 있나 싶었다. 너무 웅장해서 직접 가서 본다면 무서울 것 같았다.
하지만 얼굴에는 왠지 모를 미소가 엿보이고 주위의 자연에 마음을 빼앗긴 채
심취에 있는 듯한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잠시 동안 이러한 문화재를 책으로 보고 신기해하고 감탄했지만 오랫동안
박물관에서 일해 온 저자는 어쩌면 매일 박물관에 있으면서 지루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즐거워 보였고 더군다나 철조여래불두를 마음이 어둡고 착잡할 때 바라보면 자신의 속마음을 다 이해하고 헤아려 주는 듯하다는 부분에서
그는 박물관에서 세상 사람들이 겪는 희노애락을 다 겪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으로 한국 문화재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솔직히 유명한
문화재가 많이 실려 있다고 해도 이름만 들어봤을 뿐 자세히 모른다. 다른 문화재도 아니고
한국 문화재인데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문화재에 깊은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갔다는 것에
대해 부끄럽고 창피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한국 문화재에 대해 관심도 많이 가지게 되고 상식적인 것도 알게 되어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