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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릳츠에서 일합니다 - 커피와 빵을 만드는 기술자로 한국에서 살아남기 ㅣ 폴인이 만든 책
김병기.이세라 지음 / 폴인이만든책 / 2019년 12월
평점 :
근무하고 있는 회사 근처에 프릳츠 매장이 하나 있어 입사 이후로 꾸준히 방문 중이다. 처음 갔을 때부터 인테리어가 멋지고 커피도 맛있어서 꾸준히 방문 중인데, 해가 지날수록 프릳츠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는 것을 보며 놀라운 마음이 들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덕분에 평일 낮에 방문이 가능해서 사람이 가득 차는 경우는 없었는데, 주말에 가면 줄을 설 정도라고 하니 정말 놀랍다.
커피와 빵은 물론 프릳츠에서 자체 제작하는 굿즈들도 멋지고 그 결에 일관적인 컨셉이 있는 듯하여 호감이 있었는데, 관련된 책이 출간되었다고 하여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 <프릳츠에서 일합니다>는 제목 그대로 프릳츠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콘텐츠 기획 프로젝트 그룹 '커먼스'를 운영하는 '이세라' 저자가 프릳츠의 '김병기' 대표 및 임, 직원들을 인터뷰하여 만든 책이다. 프릳츠의 조직과 인사 운영 방식, 재직자들의 생각 등을 듣고 정리하였으며, 그 외 세계적인 커피하우스들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첨언한다.
책에 의하면 프릳츠의 핵심 경영 방식은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 이라고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요식업쪽에서 아르바이트를 다년간 한 경험이 있는데, 대부분 상명하복식의 운영이 대부분이다. 오래 다닌 사람이 무조건 "짱" 인 곳인데다가, 복지나 근무 조건 등도 타 업종 대비 정말 좋지 않았다.
하지만 프릳츠는 복지나 근무 조건도 요식업 쪽에서는 파격적일 정도로 좋고, 인사 운영 방식도 꽤 투명한 편이라고 한다. 일례로 '팀장'은 1년 이상 근무자인 경우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사다리타기 방식으로 추첨해 선정한다고 한다.(임기는 1년)
이런 부분은 꽤 흥미로운 편이긴 했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책에 쓰인 그대로 조직이 운영될지는 미지수였다. 다양한 아르바이트 및 직장 생활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임원이 이상적인 운영을 하는 회사일수록 그 내실을 부실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책 자체는 정말 흥미롭고 이상적이며, 선한 영향력을 가진 회사로 보였긴 하지만 말이다. 내실이 궁금해 잡플래닛에 들어가 보았지만 프릳츠에 대한 리뷰는 하나도 없었다.
좋은 이야기는 많이 써 있지만, 그 이야기에 디테일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고 할까? 문학 작품에서도 천국에 대한 묘사는 대개 두루뭉술한 반면, 지옥에 대한 묘사는 섬세하고 디테일이 있다. 프릳츠가 정말 책에 쓰인 그대로 천국같은 업무 공간이길 바란다. 그 맛있는 커피와 빵을 사먹으며, 내가 내는 돈이 제대로 된 회사에 지급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