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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보고 싶었어 - 친구가 보고 싶어 비행기 타고 기차 타고 그림 그리다 쓴 59일간의 유럽여행기 ㅣ 어쩌다 보니 시리즈
오은지 지음 / 북산 / 2020년 1월
평점 :
<안녕! 보고 싶었어> 라는 책이 만들어지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오은지 작가는 20대 초중반에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호주에 다녀왔고, 그곳에서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워홀이 끝나며 한국에 돌아온다. 한국에 온지 4년이 지났고, 직장 생활의 계약이 끝난 오은지 작가는 워킹홀리데이 때 사귀었던 친구들과 했던 "만나러 가겠다" 는 약속을 떠올린다. 그렇게 작가는 유럽으로 떠나 2달여 간 여행을 하며 친구들을 만난다. 이 책은 그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책에 대한 감상을 솔직히 말하자면 많이 아쉬웠다. 글과 그림이 섞인 여행기라고 하여 많이 기대했는데, 글도 그림도 허전한 느낌이 컸다. 그림이야 취향의 차이로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글에 대해서만 얘기해보겠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은 꼭 어떻게 써야 한다" 는 법같은 건 없다. 개인이 내는 독립출판물이라면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써도 역시 상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상업출판물" 이다. 상업출판물은 집필 시 불특정 다수에게 읽힐 것을 가정하고 글을 써야한다. 여러 사람들이 그 글을 읽어도 최대한 비슷한 이해 (감상이 아닌 텍스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뜻한다.) 를 할 수 있도록 잘 풀어서 써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너무도 부족하다. 마치 독립출판물 같았다는 뜻이다.
자신의 경험을 자기만 알 수 있도록 쓴다면 그것은 상업출판물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만 보려고 쓴 일기는 출판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책에는 너무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 라는 소재 자체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남들에게도 흥미로우려면 그 친구들 개개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작가가 그들을 만난 사연과, 그들 개개인의 이야기 등을 조금 더 설명했어야 했다. 그런 부분이 없었기에 나는 이 책과 소통하지 못했다. 충분히 재밌는 소재를 잘 살리지 못해다는 아쉬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