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모으는 소녀, 고래를 쫓는 소년 블랙홀 청소년 문고 8
왕수펀 지음, 조윤진 옮김 / 블랙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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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출간되었던 <처음엔 사소했던 일>로 왕수펀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대만의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면, 그동안 접했던 대만의 청춘 영화(말할 수 없는 비밀) 풍의 간지러운 느낌을 상상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막상 본 왕수펀 작가의 책은 오히려 미나토 가나에의 그것과 닮아 있어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놀라움) 

첫 인상이 좋았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왕수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인 <지도를 모으는 소녀, 고래를 쫓는 소년>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처음엔 사소했던 일>과는 조금 다른 풍으로 굉장히 따뜻하고 설레는 이야기를 담고 있긴 하지만, 작가의 원래 성향은 결코 잃지 않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대만 청춘 영화처럼 마냥 설레고 간지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긴 했지만, 그 속에서 등장 인물들의 속깊은 곳을 집중하는 작가 특유의 서술방식은 여전했다. 

리고 그런 부분이야말로 왕수펀 작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을 꿈꾸며 그렇게 행동하는 주인공 소녀 장칭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장칭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단연코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최근들어 그동안 많이 번역되어 왔던 영미권이나 일본의 소설들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나라들의 소설도 많이 번역, 출간되고 있는 추세이다. 아무래도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대만의 소설이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번역, 소개된다면 조금 더 서점의 두께가 두터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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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 영혼 없는 전문가에 맞서는 사람들
앤디 메리필드 지음, 박준형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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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말들 중 많이 들어본 말은 '기레기'라는 표현일 것이다. 기자 + 쓰레기를 합친 단어로 볼 수 있는 이 말은 '쓰레기 같은 기자'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은 또한 '기자 답지 않은 기자'라는 말로도 볼 수 있다. '기자다움'이란 기자로서 프로의식을 가지고 본인의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을 뜻한다.  

여기서는 특히 단순히 특정 정치 성향을 담고 있는 기사를 쓴다고 해서 기레기라기 보다는, 정확한 취재 없이 대충 쓴다는 의미에서의 '기레기'를 말하고 싶다. 그들은 프로의식이 없다. 



반면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아마추어'들은 오히려 '프로'들보다 더 정확한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 취재와 자료 조사를 통해 기사보다 나은 글들을 작성하는 그들을 어떻게 욕할 수 있겠는가. 특히나 인터넷을 통해 누구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 말이다. 

<아마추어>는 이러한 시대에 걸맞게 '아마추어'를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프로답지 않은 프로들에 의해 여러 분야들이 파괴되어 오는 것을 본 저자는 새로운 희망을 아마추어를 통해 보았다. 그래서 그는 사이비인 전문가들보다, 해당 분야에 진정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들을 더 높이 산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문가와 아마추어가 어떻게 다른지 개념적으로 살펴본 후, 아마추어들이 결코 전문가에 뒤지지 않는다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다보면 아마추어들도 결국 전문가보다 더 위대해질 수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이념이 필요하다. 더 이상 특정 분야에 단지 오래 종사했다고 전문가라고 마냥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는 아닌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과 꾸준함이 아닐까. 그런 사회에서는 아마추어의 전문성이 프로보다 나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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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미래 연구소 - 전 세계 ‘너드’들이 열광한 과학 블로거의 대담한 미래 예측
잭 와이너스미스 & 켈리 와이너스미스 지음, 곽영직 옮김 / 시공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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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미래 연구소>는 SMBC라는 만화 홈페이지(블로그?)를 운영하는 저자 잭 와이너스미스와 기생충을 전공하고 가르치는(대학에서) 켈리 와이너스미스 부부가 함께 집필한 책이다. 과학의 영향으로 변화되는 미래, 변화하고 있는 현재에 대해 쓰고 있으며 SMBC의 만화 일부를 가져와 삽입한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다. 우주여행이나 우주 비행은 현재로서는 무척이나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인데, 작가는 어쩌면 이것이 그리 멀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다소 엉뚱하지만 실현된다면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 같은 가정과, 현재의 과학적 기술력이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발전해 있다는 주장을 함께 한다. 

2부는 핵융합 발전, 로봇, 증강 현실 등 SF 같은 소재이나 지금 우리와 함께 발전하고 있는 과학 기술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쩐지 그런 것들이 마냥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하다. 마지막 장은 우리의 몸에 일어날 과학적 변화들(바이오 프린팅, 뇌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과학적 기술을 통한 영생은 과연 얻을 수 있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절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시기의 문제일 뿐)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강점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과학이라는 것에 대해 즐겁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장난스러운 상상력도 과학적 사실과 결합하면 어쩐지 마냥 웃고 있으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을 몇 번이고 받았는데, 그런 의미에서인지 같은 출판사에서 발행한 <이상한 과학책>과 비교하는 것이 그럴싸하게 느껴졌다. 

교양 과학이라는 장르는 과학의 이론을 조금만 다루기 때문에 '교양'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아니라,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대문에 '교양'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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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고 싶은 심리학
한국심리학회 지음 / 학지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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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심리학개론'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수업을 신청 할때까지만 해도 심리학과 복수 전공까지 생각할 정도로 진지했는데, 아마 나의 가장 큰 화두-사람-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한 수강 신청이었다. 

하지만 웬걸. 수업은 내 생각과는 무척 달랐다. 심리학개론 수업에서는 배우는 내용의 대부분은 심리학의 종류와 역사같은 학문적인 부분이 대부분이었다. 암기 요소들을 머리에 욱여넣어 겨우 시험을 보긴 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심리학'에 대해 머리에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더 알고 싶은 심리학>은 그때의 내가 읽었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한국에서 심리학을 배우고 공부한 16명의 저자가 집필했다. 대중적 교양서를 기획하여 쓴 책으로, 다양한 현상들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오래된 논점부터, 최근의 발전된 뇌과학으로 바라보는 심리학까지. 이 책은 다양한 영역과 분야에서 심리학에 대해 바라보고 설명한다. 각 챕터의 내용은 깊지는 않지만 흥미를 느낄 정도의 깊이는 된다. 대중서라는 기획에 잘 맞는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16명의 저자들이 잘 어우러지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글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뿐이었고, 그 글들이 하나의 주제로 잘 섞이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 중, 고등학생이나 일반인 독자가 교양서 정도의 포지션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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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의 힘 - 그 많은 숫자들은 어떻게 전략이 되는가
이토 고이치로 지음, 전선영 옮김, 이학배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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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들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단순히 설명하자면 내 블로그에 지난 일요일 갑작스레 방문자가 증가했었다. 나는 왜 갑자기 방문자가 증가했는지 궁금했고, 방문량이 높은 게시글을 찾아보니 중국 청두 여행과 관련된 글이었다.  

그래서 '청두'를 네이버에 쳐봤더니, 일요일 저녁 시간즈음에 청두 여행과 관련된 TV 프로그램이 방영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두 여행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이 네이버에 청두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고, 자연스레 내 블로그에 오게 된 것이었다.  

아마 이것에는 별다른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평소의 3배 수준으로 내 블로그에 방문자가 증가했던 것과, 조회수가 주요하게 오른 게시글이 청두였다는 것, 그리고 청두 관련 여행 방송이 나온 것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어떤 현상들은 조금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데이터 분석의 힘>에서 다루는 내용이 그런 것이다. 한 회사에서 인터넷을 통한 광고를 한 직후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40%가 증가했다. 이 사실만을 놓고 보면 인터넷 광고가 주효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다고 볼 수 있을까? 

모든 조건이 똑같고 달라진 것이 인터넷 광고 뿐이라면 그렇게 분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 처럼 아이스크림 회사라면 전년도보다 더워진 날씨 덕에 아이스크림 판매가 증가했을 수도 있다. 물론 인터넷 광고 덕분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국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수많은 일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것일 거다. 그런 통찰력이 있어야만 그 다음에 올 또 다른 순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을 끌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현상을 잘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일들도 꿰뚫어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은 다양하다. 오바마 캠프가 추가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 덴마크의 세금제도 개편 등이 그렇다. 이러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를 데이터를 조금 더 체계적이고 인과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물론 책 한 권을 읽는다고 대단한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란 것도 하나의 착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간접경험이나마 쌓이다보면 전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러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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