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려고 창을 열어두었는데 작은넘이 책 읽으러 와서 옆에서 쫑알쫑알 떠든다. 녹음은 못해도 한번 받아적어보자 싶어 키보드 두드림. 받아적은 기념으로.^^


"요즘 애들 있잖아. 다 미친 거 같애. 음... 세상은? 망했어! 어떤 철학자가 이렇게 말했어. "인간은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자유로움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지는 기억 안나. 소셜 미디어는 다 가짜잖아. 보여지기 위한 거니까. 물론 좋은 콘텐츠도 많지만 드물어. 보통 자기 일상을 나누는 것, 왜? 왜 개인 생활과 정보를 마구 날리면서 좋아요에 목을 매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못 받아서 난리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관심받는 걸 좋아하잖아?... (말이 빨라 다 못 받아적는다.^^;;)

그리고 책 안 읽으면 바보 되는 거 맞아. 어릴 때 유튜브 보여주고 그러면 그럼 교육을 포기한 거야. ... 18살 될 때까지 스마트폰 안 주는 거 이해가 돼. ... (저랑 제 형은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인터넷을 접했다고, 그나마 나은 거라고 강변함.ㅠㅠ)  세상은 어차피 망할 거야. 지금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잖아? 사람들은 미쳐가고 있고? 지구는 점점 뜨거워져 가고? 우리 마인드를 너무 좁게 보고 살면 안 돼. (맞아, 우리는 스타더스트일 뿐인데.) ... 그러니까 우주먼지의 삶을 만끽해야지. 그렇지 않어? (어떻게 만끽?) 내가 내 나름대로 좋아하는 거 하는 거. 하루종일 노는 거. ㅎㅎㅎ (읭?) 

오마니, 오마니는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주가 우리가 알고 있는 만큼 크다고 가정했을 때. ... 블러브 뭔지 알아? 그게 우리 지구생명체들이 박스가 있잖아.(클라스:분류) 근데 얘는 아무데도 안 속한다? 세포가 하나밖에 없는데 핵이 분리되고 또 분리되고 하루에 두배씩 더 커질 수 있어. 온몸이 뇌고 온몸이 근육이야. 타흐디그라드(얘는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엄청 작은 곤충같은 거라는데 나는 뭔지 모르겠다.)처럼 버섯 자라는 데 위미드(습)하고 그늘있고 숲이 있고 거기 블러브가 있는데 엄청 느리거든. 신기해. 핏줄처럼 퍼져나가. 눈도 없잖아 근데 호르몬 센서로 먹이를 향해서 조금씩 분리해서 가. 먹이를 먹고 더 커져. 자르면 두 개의 생명체가 되는데 합치면 또 하나의 생명체가 돼. ... (대략 이런 생명체가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지 않나 하는 이야기들, 따라서 지구 말고도 다른 행성에 사는 생명체들이 있을 거라는 추론.) 지구 하나만 조건이 갖춰진 행성일까? 몇억 개 중 하나가 지구인데? 말이 안 되잖아? 근데 우리가 외계인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어. 안드로메다에 전파를 보내. 전파가 어떤 행성에 닿는다고 하면 그걸 받을 뭐가 있어야 하고 그걸 다시 보낼 뭔가가 있어야 하잖아? 빛의 속도가 엄청 빠르잖아? (도착 속도가 어쩌구)... 우주는 되게 넓잖아? 근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보는 거 말고는. 근데... 지구가 망해도 우주에서 살 수는 있을 거 같애. 우주정거장 있잖아? 거기에서 계속 실험하고 있겠지. 왜냐면 우주정거장 안에서 뭐를 기를 수만 있으면. 엄청 많이 해가지구 지구의 돈을 다 들여가지구 모든 사람이 도우면 그런 정거장 만들 수 있을 걸? 백 년 걸려도 지구 망하기 전에 가능할 거 같은데? (계층과 계급 이야기, 노아의 방주, 돈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만 구제된다, 이런 이야기를 내가 함.) 그럼 그걸 왜 하지?(나) 그러네. 흠. 그냥 전부 망하는 게 나을 거 같애."


(그러고도 한참을 떠들다가)

근데 엄마, 책 읽는 것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훠월씬 더 뇌운동에 좋지 않아? (책읽기도 뇌운동에 좋아.) 아 물론 그렇지, 책읽기도 좋지, 그런데 이런 토론이 더 좋잖아, 그렇잖아, 그치?  흐흐. (책 안 읽으려고 용쓴다.ㅋ) 


여러 이야기를 중구난방으로 했는데 오늘은 여자들이 짧은 치마 입는 것에 대해 잠시. 친구 사귀는 것에 대해서도. 친구들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도. 예전에 내가 독서모임 만들라고 권유했었지만 책 읽는 사람이 없다고.ㅠㅠ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 읽기 싫어하는 건 얘도 똑같...ㅋㅋㅋ 


오늘은 유일한 방학숙제인 책 두 권 읽기(실화냐) 중 한 권을 시작했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이다. 나머지 한 권도 까뮈의 책이다. 작년인가 내가 읽으라고 해서 앞부분 읽다가 말았던 듯하다. 엄마 나 이거 읽은 거 같은데? 근데 이게 왜 노벨상이야? 노벨상은 왜 줘? 어떤 사람한테 주는 건데 이 사람이 받았지? 왜 받았지? 완전 재미없는데. 묘사는 왜 하는 거야? 부조리는 뭔데? 아, 그 뜻이야? 책 읽다 말고 계속 떠들어대느라 정작 책은 많이 못 읽고 나가심. 그 전에 읽다가 집어던진 책은 제인 오스틴의 <엠마>.ㅋㅋ 꽤 두껍길래 먼저 읽고 줄거리 요약 좀 해달라고 했더니 1/3 읽고 도저히 못 읽겠다며... 


내가 쓰려고 했던 페이퍼는 시작도 못하고 ㅎㅎ 점심시간이 되어버렸다. 밥 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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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10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식사하시고 돌아와서 또 써주세요!! ㅎㅎ

난티나무 2022-08-10 22:31   좋아요 1 | URL
지금 쓰고 있어요. ㅎㅎ 근데 횡설수설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10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는 딸도 아닌 아들이 저렇게 엄마 옆에 와서 떠든다는게 진짜 신기합니다. 난티나무님 진짜 좋은 엄마인거 인증이네요. ^^

난티나무 2022-08-10 22:33   좋아요 2 | URL
아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 건 아니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 막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근데 다른 아들 하나는... 끙......... 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8-10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난티나무님 작은 아이가 몇살이예요? 쫑알쫑알 내용이 꽤 흥미로운데요? ㅋㅋㅋㅋ받아적으실만 합니다.😆

난티나무 2022-08-10 22:35   좋아요 1 | URL
무려 열여섯이에요.ㅎㅎㅎ
책 읽기 싫어서 쫑알거리는 거 다 간파하고 있습니당.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1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 여섯의 아들이 혹시 천재 아닌가?
생각했고, 그것을 열심히 받아 적으시는 날렵함의 어머님은 우와...위대한 어머님??ㅋㅋㅋㅋ
아드님 넘 귀엽고 똑똑합니다^^

난티나무 2022-08-11 18:17   좋아요 1 | URL
가끔 귀엽고 가끔 꼴보기 싫고 ㅎㅎㅎㅎ
키보드 열심히 두드렸어요. 제가 말할 때는 못 두드려서 ^^;;; 아이가 한 말만 치는데도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그래도 들키지 않았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