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는 아이들 때문에 속으로 눈물도 많이 삼키고, 수십 번 휴직도 궁리해보고, 학부모들에게 어지간히 전화와 문자질도 많이 해댔다. 그 원인의 중심에는 악동 6인방(혹은 7인방)이 있다. 이 악동들 때문에 우리반에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들어오는 교사는 거의 없다. 다들 우리반(중1) 수업을 힘들어하고 꺼린다. 나는 물론 나날이 죽을 맛이다.

 

악동1. 초등4학년때 흡연시작. 일상적인 지각. 선생들 간보며 수업 훼방놓기. 아이들 위에 군림하며 제멋대로하기. 폭력과 금품 갈취 사건으로 수차례 투서사건의 주인공이 됨. 잘못을 일깨우면 후회는 잠깐 행동은 되풀이의 연속. 급식 때 다른 아이들 먹는 양의 3배 이상을 당연하게 받아 먹음. 급식판을 남한테 시키거나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 1학년 전체학생이 이 녀석 앞에서 벌벌 김.

 

악동2. 부모 이혼. 틱 장애가 있음. 약한 아이들 괴롭힘과 금품 갈취. 선생들 간봐가며 말장난과 흉내로 속 긁어놓기. 수업 시간에 무례한 행동과 말로 수업 흐름 끊어놓기. 급식 때 남 생각 않고 마음껏 먹기. 급식판을 남한테 시키거나 사물함 속에 2주간 넣어두고 신경쓰지 않기. 말 함부로하기. 지각은 일상.

 

악동3. 외동이. 일상적인 지각. 남의 식판에서 고기 뺏어먹기. 급식판 심부름 시키기. 선생한테 꼬박꼬박 말 대꾸하기. 급식 때 남을 배려해서 욕심내지 말라고 하면 '내가 먹겠다는데 왜 그래요?'하며 제멋대로 하기. 수업 시간에 말 함부로 하기. 소아성인병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음.

 

악동4. 늘 함께 어울려다니는 친구 뒷통수치는 행동하기(교육청에 친구를 신고함). 무례한 언어사용과 말 함부로하기, 일테면 " 중학교 과정은 무상교육이라 아무렇게 해도 돼. 돈도 안들어가잖아."  국영수사과만 공부하면 된다고 하는 가정교육으로 한문시간에는 아예 수업시간에 엎어져 자기. 급식판 심부름 시키기. 음식 타박과 식탐이 심함. 

 

악동5. 여학생들 간식 뺏어먹거나 가방 뒤지기. 야생마 같은 생각과 행동으로 종종 선생과 언쟁하기. 식탐이 심함.

 

악동6. 부모 이혼. 행동이 되바라지고 앞뒤 가리지않고 떼쓰거나 어리광부리거나 함부로 행동하기. 여자아이들 괴롭히기의 일상화. 수업 시간에 책상위에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기. 수업 시간에 시키는 것이나 숙제 절대로 하지 않고 버티기. 못 말리고 말 안통하는 고문관.

 

기타 악동7. 세상이 저를 위해 존재하는 양 매우 이기적인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함. 식탐하기. 공부 좀 하면 다른 것은 대강해도 용서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있음. 말 함부로해서 선생들 속 뒤집어놓기.

 

이중에서 악동5와 악동7은 이제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악동5의 약점은 부모님 호출이라서 부모님 얘기만 꺼내도 녀석의 행동은 그대로 수그러진다. 부모님이 학교에 와서 눈물 흘리는 일은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녀석이라, 그나마 부모를 생각할 줄 아는 녀석이라 녀석을 가르치는 일은 그래도 희망적이다. 악동7은 그 엄마가 매우 헌신적이다. 교사들의 지도를 절대로 흘려 듣지 않는다. 학교에 호출당해서 여러 교과담임들한테 가슴아픈 말을 그대로 들어야했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러고나서 녀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머지 5명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특히 악동 1은 여러번의 부모 호출로 호된 시련을 겪어서 어느 정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그대로이다. 나름 자제하려고 노력은 하나 근본은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악동5를 제외하고 이 악동들의 엄마 혹은 아빠를 모두 만나보았다. 문자 보내는 일은 물론 일도 아니다. 지난 20년의 교직 생활중에 학부모에게 전화를 건 횟수를 다 합쳐도 올 한 해 동안 전화나 문자를 한 횟수에 미치지 못한다, 고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해도 아이들이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다. 악동1의 부모의 경우는, 나의 잦은 문자에 짜증을 내고 있다. 시험 당일 조차도 지각하는 녀석 때문에 문자를 넣고는 했는데 '그런 자잘한 문제 가지고 문자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녀석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아빠의 말 한마디에 금방 행동 수정을 하는 녀석이다. 집안 형편상 부모와 떨어져서 형,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악동1은 부모가 보살피지 못해서 그야말로 무법천지에서 살고 있다. 그런 짜증을 내는 아빠에게 그랬다. "00옆에 가까이 있는 사람은 부모님이 아니라 담임인 접니다. 부모님 눈에는 안 보이지만 저는 늘 그런 모습을 지켜봐야합니다..." 아이 때문에도 속이 뒤집어지지만 이런 부모 때문에 더더욱 속이 뒤집어진다.

 

마지막 성적표 발송을 앞에두고 가정통신문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법륜 스님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주제는 이것이다. '엄마가 바뀌면 아이도 바뀐다.' 단순한 진리인데 이게 그렇게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뼈저리게 느낀다, 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한다고나 할까.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지도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학교를 믿고(?) 학교에서 모든 걸(인성교육 같은 것) 다 해주기를 바라는 부모도 많고, 유치원처럼 일거수일투족 마치 보모처럼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부모도 있다.

 

이럴 때 법륜 스님의 다음 구절을 읽었다.

p146...문제는 부모예요. 아이를 바르게 이끌려면 부모가 자기 생활을 그만큼 희생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희생할 생각이 없어요. 자신은 편안한 삶을 누리면서 아이에게만 부모가 원하는 만큼 이래라저래라 합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안 되는 거예요. 아빠가 1년 정도 직장을 쉬면서 농사 짓고, 아이는 학교에 보내지 않고 살든지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여행을 하는 것도 좋아요. 무전여행으로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다녀보고, 다른 나라도 다녀보는 거예요. 한 3개월만 고생하면서 여행하면 아이들은 달라집니다. 그런데 부모가 그런 용기를 못 내요. 그만큼 아이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거예요.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아이가 문제는 아닙니다...부모가 이렇게 중심도 없이 살면서 자식한테는 요구하는 게 참 많습니다. 아이는 닮는 존재예요. 부모가 이렇게 정신없이 살면 자식도 중심 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자기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고 그저 아이만 나무랍니다. 이제, 부모가 용기를 낼 때입니다.

 

수없는 전화와 문자 혹은 면담으로 부모에게 하소연해도 끝내 달라지지 않는 대부분의 아이들과 부모를 보는 일은 참으로 난감하고 암담한 일이다. 위의 악동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가르친다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이다. 1년을 그렇게 보내고나니 나 자신이 골병이 들 정도이다.

 

다시 법륜 스님의 말씀.

p97...만약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애가 잘될까요? 그런 건 세상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인생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내 생각대로 안 된다고 자식 탓하고 남편 탓하고 세상을 탓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한다고 되는 일은 없어요...내가 뿌린 씨앗이 있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에요. 이제는 자식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마음의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가정통신문에 이 한마디만 쓰고 싶다. "법륜 스님의 <엄마수업>을 꼭 읽어보세요." 더 좋은 방법은 이 책을 모든 학부모에게 한 권씩 사주는 것이다. 그러면 출혈이 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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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현이 2012-01-0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씀이세요.

nama 2012-01-05 21:11   좋아요 0 | URL
학교가 많이 곪마있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인데 요즘 나오는 해결책들은 대부분 피상적으로 보입니다. 학교내의 몇명의 상담교사가 있다고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만을 기대할 것도 아니고, 총체적인 문제라면 확대해석이 될까요. 참 힘든 세상입니다.
 
소금사막
김영희 지음 / 알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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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냥 이쁘기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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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우리집이다
지와 다리오 지음 / 휴(休)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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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자유로운 여행이 있다면..그건 집시여행. 눈물겹지만 당당하고 거칠것 없다. 겁먹지 말것, 두려워 말것. 세상은 생각보다 유쾌하고 살 만하다...무일푼의 여행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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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화면에 '북스토어' 글자가 자꾸 눈에 거슬린다. store...store.... 알라딘 책 판매에 일조를 하라는 눈짓으로 읽혀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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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의 개 - 삶과 죽음의 뫼비우스의 띠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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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을 1993년에 읽었다. 나는 아직도 저 수많은 인도여행기의 고전의 반열에 주저없이 이 책을 올려놓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읽은 지가 오래되어서 기억나는 구절은 없지만, 그 누구에게도 빌려주고 싶지 않은 책이기에 늘 옆에 두고 있는 책이지만, 다시 읽지는 않았다. 그저 아련한 향수 같은 여운이 남아있을 뿐, 그런대도 이 책은 여전히 내게는 고전중의 고전이다.

 

그후 후지와라 신야라는 이름을 기억 속에 되뇌이고 되뇌이고는 했다. 그만큼 <인도방랑>의 영향력이 컸다. 근래에 들어 그의 책들이 여러 권 번역되어 읽어보기는 했지만, 글쎄 애정이 식어서 그런지, 워낙 여행기를 많이 읽어서 그런지 그리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지난 여름에는 그의 <아메리카기행>을 도서관에서 읽다가 다른 책에 밀려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그러다 이 책 <황천의 개>를 읽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신청을 받는다기에 그동안 눈으로 점찍어두었던 70여 권의 책을 신청했는데 그중에 이 책이 들어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70년대에 떠났던 그의 인도여행은 한세대를 대표하는 여행이면서 진짜 여행다운 여행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 세대의 인도여행은 그저 아류에 불과한 여행이라는 쓸쓸한 확인을 하게 되었다. 삶 자체가 여행이었던 그에 비하면 나 같은 부류의 여행은 그저 관광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새삼 확인사살하는 셈이었다.

 

이 책의 내용을 말하기에는 내 눈과 머리가 벅차다. 내가 좀 더 친절한 성격이라면 좀 더 수다스러운 성격이라면 좋으련만...나의 한계다.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을 그저 옮길 따름이다.

 

p96...이 부유 감각은 현실의 무게에서 해방된 것 같은 감각이다. 디즈니랜드를 궁극형으로 삼고 있는 가상현실 공간에의 지향성이 미국 문화의 가자아 큰 특색인데,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저 근세 유렵의 인습으로 가득한 무거운 현실의 탈출구로 만들어진 가상 국가이기 때문이다. 건국 역사가 200여년에 불과한 미국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현실에서의 이탈이라는 역사적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지상에서는 디즈니랜드와 같은 풍요로운 낙원을 구축하고, 공중에서는 우주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미국에서 발생한 가상현실 공간이 20세기 문화의 주체로 자부하며 일본에 침투했다. 그 공간을 향수하는 어린이들의 정신과 신체가 미국화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새롭게 등장한 환경이나 미디어의 소통 방식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무의식적으로 지향해온 가상화가 깔려 있다...나는 이렇게 등장한 환경이나 미디어와 접촉할 때마다 새로운 종교에 접근하는 것 같은 경계심이 작용하곤 하는데, 눈앞의 복합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p127...오늘날의 미국 영화들은 대체로 파괴를 주제로 삼고 있다. 미국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동차, 혹은 빌딩 같은 인간이 만들어낸 조형물이 무너지는 장면과 조우하게 된다. 이런 경향은 1970년대 말부터 현저해졌고, 1980년대에는 그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미국 영화를 관통하는 이 같은 파괴적인 잠재의식이야말로 미국 영화가 20세기 말의 젊은 층을 열광시키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할 것이다. 그 같은 파괴적 잠재의식의 확대는 폐색으로 일관하는 현실과 점차 심화되는 관리 시스템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하는 일종의 카타스트로프 같은 소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구축과 파괴를 경쟁적으로 되풀이하는 미국 영화의 구도는 생산과 소비를 경쟁적으로 되풀이하는 미국형 자본주의를 닮았다. 그리고 이 끝없는 순환은 무간지옥을 연상시킨다. 현대인의 의식은 구축과 탕진의 무간지옥을 순례하도록 철저하게 개조되었다.

 

인용이 너무 길어져서 더는 못쓰지만, 이 책은 한때 일본을 경악하게 했던 옴진리교 교주에 대한 얘기가 길게 나와있다. 읽다보면 옴진리교 문제가 일본만의 문제로 그칠 것이 아니며, 앞으로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더 진화(혹은 퇴화)된 여러가지 해결 불능의 상활이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인도방랑>에서는 미처 언급되지 않았던 인도여행의 진수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흥미진진하지만 약간은 괴기한.

 

오늘, 몇시간 전 영화관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았던 <미션 임파서블>의 잔영이 남아있는 지금, 다시 윗부분에 인용한 미국 영화 얘기를 고개를 끄덕이며 되새김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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