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뜨거워지면서,
   베란다에 기대어 담배를 물고 가만 서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열기와 함께 스멀거리며 오래도록 담배 연기가 허공에 머무는 모습이
   보기 좋아, 여름철에는 항상 담배가 는다. 그리고 그 열기를 가르며
   두툼한 비가 거침없이 내려친다. 비를 좋아하지만,
   이런 비는 기분이 나쁘다, 상당히.
 


   - 하우스 침몰.
   집을 나가 여즉 돌아오지않은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거름냄새 진득한
   밭의 안부를 묻는 전화를 짧게 하고 끊은 후 내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운
   그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정말?   그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묻고,
   - 조난당했어. 가지와 치커리들이.   침착하게 숨을 고르며 내가 대답했다.

   
   
   여름은, 뜨겁고도 폭력적인것에는 변함이 없다.

  

     

 

 

 

  


   열심히, 읽은 책이다.
   그리고 다섯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최고의 책이었다.
   눈물 지으셨다는 어느 서재글에서 보고 읽은 책인데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감격스러울 지경이었다.
   번역마저도 완벽, 유일하게 알고 있는 장르소설의 작가인
   일본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우스워졌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것은, 소설의 배경이 정신병동인것과
   주인공 역시 한 때 나와 같은 증상으로 빚어진 인물인것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들었음이다.


  

   

  

 



   출처없는 목소리들이 들린다는 미친 사내.
   그래 목소리, 그 목소리. 결국 스스로의 목소리.
   꼬박 1년 하고도 6개월동안 신경과를 다니며 게워내도 시원찮을만큼의
   약을 먹었었다.
그러니까 그때의 나는,
   

   
줄곧,
   세상을 비틀어 보았고 세상 역시 나를 비틀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비트는 세상과 맞설 시간 따위는 없었고
   오로지 비틀어진 나를 가엾게 여기며 안쓰러워 했으며
   냉동고에 저장된 오랜 음식들을 꺼내어 삶거나, 구워 먹었다.
   매일 아침 착실히 배달되는 우유를 차곡차곡 쌓아
   정확히 유통기한 하루가 지났을 때, 데워먹거나 세수를 하며 할짝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몸이 상하지 않아 손목을 긋거나 약을 필요이상으로 먹기도 했으며
   제발 그러지 말라며 내게 진저리를 치는 이에게 이혼할 것을 요구했다.
   우울증의 약을 먹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내 행동들을
   
약을 먹어 보지 않은 아니, 먹을 필요조차 없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약을 오래 먹다보면 순간적으로 (이건 절대 찰나가 아니다) 기억들이 조각난다.
   조각난 기억의 위험성은 결국 그가 내 뺨을 올려붙이게 했으며
   내가 먹는 많은 종류의 약들을 바로 내 눈 앞에서 뜯어 변기통에 흘려보냈다.
   망연자실한 내가 이불 위로 쓰러져 엉엉 울며 나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울부짖었다.
   내가 말한 그 집은, 내가 어릴때부터 살던 엄마가 있는 집이었는데
   그이는 나를 병원으로 끌고갔으며 몇 개월을 꼬박 그 병원을 들락거리며
   치료를 받았으며 이상하게도 난, 고분고분 그이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녔다. 
   그때의 난, 막 스물 다섯이 되던 해였고 미쳐가고 있었으며 그 해의 기억들이 전부
   사라져갈때쯤 스물 여섯이 이미 훌쩍 지나있었다.


 
 

   그리고, 그 해의 기억들이 내게 남긴 건
   .. . 스스로가 스스로를 두려워하는 기막힌 공포감, 그 뿐이다.

 
 

  

 

 

 

 


   스릴러의 감을,
   놓치지않기 위해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은
   데몰리션 엔젤이다. 어느 책이나 그러하겠지만
   과대광고는 책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 줄 뿐이다.
   연쇄 폭탄범을 추적하는 테크노 스릴러라는데,
   아직 초반이라 잘 모르겠지만, 꽤나 유명한 작가란다.
   워낙 국내 소설만 읽는지라 장르소설로 국외 소설에
   다가가보려 집에 잔뜩 스릴러들만 장만해놓았다.
   이러다 평생 장르 소설만 읽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또 다시 불면증의 시작이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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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7-2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이 폭력적인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한 두해 이러는 것이 아니니.
그저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참회를 해야 이 폭력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
별로 가능하지 않지만 그런 생각해요.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이라...
이런 거 읽으면 생기가 좀 있어지려나요?
읽어보고 싶네요.^^

June* 2011-07-28 18:23   좋아요 0 | URL
 
 
 나는 ,정말 괜찮았어요.
 함께 같은 책을 읽던 친구는 중간에 덮었다고 하더라구요.
 주인공이 정신병자라는 것이 내키지 않았노라고 했어요.
 나는 정말 흥미로왔는데 말예요.
 
 

라로 2011-07-2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다시 불면증이라시니 걱정이 되는 군요~.
올려 주신 책들은 제가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지만
읽어보고 싶네요.
특히 다섯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최고의 책이라신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요.
지난 번에 보내주신 책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렸지만 다시 고맙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정말 좋은 책이었고 가르침(?)을 많이 받았답니다.^^
물론 제가 그 가르침대로 살지 못해 좀 그렇지만...
무더운 여름날 건강 조심하시고 불면증도 치료되시길 바랍니다.

June* 2011-07-28 18:26   좋아요 0 | URL
 
 
 고질병이어요, 곧 나아질테고 다시 또 올거예요.
 책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예요. 요즘은 책을 읽는 시간을 쪼개지못해
 나눔해야 할 책도 나오지 않으니 제가 더 조바심이 나요.
 오늘, 서재에 틀어박혀 책을 좀 골라내어 봐야겠어요.
 
 

이박사 2011-07-2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카첸바크의 책이라면 '하트의 전쟁' 도 괜찮았어요. 사실 전 미친 사내나 애널리스트에 실망했다가 그를 다시 본 계기가 되었기도 하고...

어제 밤에 데몰리션 엔젤을 읽었는데 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주인공이 위약, 술, 담배에 찌들어 힘겹게 버티는 여형사라서...응원하게 되더군요.

June* 2011-07-28 18:29   좋아요 0 | URL
 
 
 어느 날, 땡스투의 적립금이 쌓이면 그날로부터 제가
 하트의 전쟁을 읽고 있노라, 생각해주어요. 안그래도 며칠전에
 어느 분의 서재에서 하트의 전쟁을 추천하던 페이퍼를 보았거든요.
 작가의 이름을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존의 책이었군요.
 
 데몰리션 엔젤은 고작 사십페이지를 넘겼어요.
 오늘 밤, 술을 입에 데지 않는다면 더 읽어보도록 할게요.
 아직은 흥미롭지않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예요.
 
 

마녀고양이 2011-07-28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잼났지요? 저두 선물받아 읽게되었는데 너무 흥미롭게 읽었어요.
거기다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 서글프기두 했구요.

우울증 약, 저도 먹어봤어요.
완전 무기력에 12시간 이상 잠을 자게 되고, 두통이 너무 심한데다 위장이 뒤집어져
의사에게 호소하니... 곧 적응되어서 괜찮아질거라는 말만 하더군요. 전 안 괜찮은데. ㅠㅠ

그 늪이라는게 빠지면 한도 끝도 없이 빠지는지라, 아시죠,
털고 나와야하는데 쉽지 않죠. ㅠ. 그래도 힘내세요. 잠 안오시면 자기전 운동도 하시구요.

2011-07-29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흠씬, 앓아보려구요.
   동안, 많이 공허했고 무색했고 지루했거든요.
   마음에 드는 그러니까 늦은 새벽, 목소리가 듣고 싶어 욕실 샤워기를
   틀어놓은 채 그이 몰래 통화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거든요.
   실은 어제 새벽에도 그렇게 통화했구요.
   
   불륜이요 ? 글쎄요.
   불륜하는 사람들이 불륜이라고 하던가요 ? 사랑이라고 하지.
   아, 솔직히 아직은 '사랑' 운운하는게 좀 우스운데 뭐 어때요, 좋잖아요.
   자기도발. 뭐 그런거예요. 일상에서 오는 권태, 뭐 그런거요.
   지리멸렬한 이질적인 이 도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내며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것.
   제게는 '사랑', 이거 하나 뿐이거든요. 

  

 



   살을 섞는 즐거움, 그런거 말고 그저 깊은 새벽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하는 짙은 농.
   가슴 무너지는 절절함, 그런거 말고 그저 누군가의 무엇을 기다린다는
설렘.
   오로지 당신 하나뿐, 그런거 말고 너도 나도 그저 다 아는 가벼운 바람.
   
   왜, 그런거 있잖아요.
   각자가 삶을 견뎌내는 방법 같은거요. 단지 그 뿐이예요. 

 

  

 

 

 

   

 



   책을 읽는 시간이 줄었어요.
   가끔 아니, 아주 간헐적으로 읽기 때문에 장편말고
   단편이 좋겠다 싶어 집어들었는데 그럼 그렇지,
   김애란과 김사과의 작품만 읽고는 그냥 덮었어요.
   솔직히 다른 작가들의 이름은 너무 낯설거든요.
   책에 대한 편식도 심한터라 못내 다른분들의 작품은
   그닥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요즘,
   김애란, 김애란, 해서 저도 몸이 달아올라
   다른 작품을 찾아 장바구니에 넣어는 두었는데 글쎄요,
   전 김애란 보다는 미스터리가 더 좋겠다 싶어요.
 

 
 

  

  

 

  

 

 

    

  제 서재 말고,
 다른분들의 서재는 발이 닳도록
 들락거렸거든요. 책에 대한 감은
 놓치고싶지 않았고
 뒤쳐지는 것도 왠지 분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아는 신간은
 저도 알아야겠다 싶어서요.
 안부는 전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
 매일같이 발도장 꽝꽝 했어요. 

 

 

   

 

  

   알라딘 중고샾에 팔려고, 몇 권 박스에 담아두었어요.
   어제 새벽에 신청했으니 내일이면 가지러 오실테고 월요일 늦은 오후쯤에는
   정산을 받을거예요. 그럼, 당장에 사려구요.
   많은 사람들이 읽기 전에 냉큼 읽어버릴거예요.
   미스터리만큼 책에 대한 슬럼프를 잊게 해 줄 장르는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나는 지금 누구한테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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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7-0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잘 지내시나 봅니다.^^

June* 2011-07-09 00:42   좋아요 0 | URL
 
 
 막 - 지냈어요.
 눈 뜨면 걷고 눈 감으면 자구요. 그것만으로도 . 그냥요.
 네, 사랑하면서요.
 
 

마녀고양이 2011-07-0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에게.

준별님, 즐거운 장마(?) 되세요~

June* 2011-07-09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는 ,내일도 , 모레도 , 끊임없이 올테니까요.
 그리고 끊임없이 사랑할거구요.
 
 
 

   

  

 

 

 .Black 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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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2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대사가 있었군요.봤는데...
완벽하다는 건 그런 의민가 봐요.

2011-05-23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는, 내리지 않았다. 



   분명,
   많은 비가 쏟아질거라는 일기예보를 잠결에 들었고.
   출근 준비를 해야 할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눈을 감은 채
   며칠 전 노래방에 두고 온 우산을 걱정하며 신발장 위의 남색 삼단
   우산을 떠올렸다. 오후에 약속이 있던터라 침대 위에 준비해 놓은
   얇은 카키색 원피스를 제쳐두고, 청치마에 후드티를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가 내리면 구두를 벗고 길 위를 걸어야지, 생각했고
   그런데 그 비는 봄 비인지 아니면 여름을 두드리는 비인지
   궁금해하며 기분이 좋아 그를 향해 돌아누운 채   
오늘 비가 내린데,
   했다.    음,    하고 그가 무의식적으로 내는 소리륻 들으며
   다시 잠이 들어버리는 바람에 출근 시간에 늦어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재빠르게
   신고 현관문을 튀어나왔다. 
 

   

 


 

   
 

     「히든」 헤더 구덴커프

   하릴없이, 인터넷 서점을 돌아다니다
   감격적으로 마주친 신간 서적이다. 제목보다는
   표지에서에서 작가 이름으로 멈춘 시선이다.
   작가의 데뷔작인 「침묵의 무게」를 툴툴거리며
   펼쳤는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어 동이 틀때 쯤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던 책이다. 유일했다.
   밤을 새워 읽어냈던 책은, 말이다.
   아동 성폭행과 학대를 다룬 가족 소설이었고
   제법 흥미진지했으며 흡입력이 굉장했다.


      



   이번에 출간 된 소설 역시 아이들을 주제로 한
   가족 소설이라는데 이번 소설은 어떤식으로 이야기
   풀어나갈지 꽤 기대된다. 조금은 진부한 어투로
   이야기하지만 손사래치며 밀어내는 다른 영미권
   소설과는 다르게 끈덕진면이 마음에 들었다.
   이번 표지 역시도 매력적이며 같은 출판사다.
   주문을 넣어 둔 상태고 오늘 도착 예정이다.
   읽고있는 책이 있지만, 이번 주말은 구덴커프의
   소설로 아침 해를 맞이 할 생각이다. 

 

 

  

  

 

  

   그러니까 나는 약속한 비가 오지 않아,
   의기소침해진 상태로 술을 먹다 내키지않아 그이에게 문자를 보내고
   가방을 들고 일어서 먼저 밖으로 나왔다. 술 집으로 들어 올 때는
   몰랐는데 술 집들이 꽤 있었고 듬성듬성 주택도 자리잡은 작은 번화가였다.
   아무 대문 앞에 쭈그려 앉아 그이를 기다리며 담배를 꺼내 물고는
   하늘을 한 번, 땅을 한 번, 발을 한 번 쳐다보기를 반복했다.


   아무렇지않은 어느 날 밤이었고 나는 그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고상한 척, 나를 쳐다보며 눈을 흘겼다.
   씨발,   이라고 읊조리며 의미없이   이건 기호식품이야,   
   혼잣말을 하며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비벼 껐다.
   가방에서 동전을 꺼내 땅을 긁어대기도 했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카카오를 하고 노래를 흥얼거렸다. 멀리, 그이의 차가 라이트를 비추며 달려오는
   걸 보고는 황급히 일어나 멈춘 차에 올라타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다짜고짜 화를 내 그이를 당혹스럽게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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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2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작품 잘 안 읽는다더니, 곧잘 읽는군요.ㅎ

아직도 여자가 담배 핀다고 뭐라는 인간이 있나요?
적절치 않은데...
하지만 저는 늘 담배는 권장할만한 기호식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ㅋ

June* 2011-05-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기회가 닿아, 마음에 드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두어요.
 구덴커프도 그런 작가 중에 하나구요. 잊고 있다가 이름을 보면 기억나요.
 
 태우던 담배의 값이 올라 다른 담배로 바꾸었는데,
 익숙해지려고 노력중이예요. 참, 우습죠.. . 몸에 해로운 것에 익숙해지려는 게.
 그러고 보며 , 나는 결코 친화적이지 않아요.
 

마녀고양이 2011-05-20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준별님의 그이께서 괜한 화풀이를 당하셨군요,
비가 오지 않는 화풀이를...

저는여, 오늘 약속 시간에 일찍 도착하여
가랑비 속에서 30분을 오들오들 떨었답니다. 그래서 비에게 화가 났어요. 헤헤.

2011-05-2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비가 몹시 올 듯한 바람이 거칠게 불어요. 그 바람이 시원해서 오늘 좋았어요. / 그 작가, 저도 기억해 둡니다.^^
 

 


   속이 좋지 않다.
   아침으로 먹은 빵과 커피가 탈이 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복 상태에서 어제 먹은 술이 원인일지도 모르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아스팔트 도로 위 죽은 고양이를 보아서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방 안 곳곳의 섬뜩한 기운에 , 밤새 뒤척이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불편하고 기분이 나빠, 소화제 대신 멀티비타민을 먹었다.

   그러니까, 이,
   멀티비타민은 알라딘 추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것이다.
   무려 육십정씩 세 통이 들어있다. 
 


 


     
   부키 출판사의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으로 인해
   받은 것인데 내 책이 아니다.
   한 달전, 사장님이 몇 권의 책을 주문하라 하셨는데
   그 틈에 이 책이 끼여 있었을뿐이고 운이 좋아
   당첨까지 됐다. 육천원이 넘는 마일리지까지 챙겼으니
   감지덕지다. 정확히 내 이름으로 배달 된 택배를
   뜯어 쇼핑백에 담아 책상 옆에 두었더니
   지나가시면서   이게 뭐니,   하고 물으시길래
   당당하게 제 꺼요. 했다. 
   긍정이 배신을 하든 말든 나와는 상관없다.
   단지 난, 이 멀티비타민의 효능만 배신하지 않으면 된다.
 

 

  

  


  
   매일같이 뜨거워지는 날씨와 낙화하는 꽃잎에 대해 얘기하다
   오늘부터는 쓸데없는 날씨거사 따위는 되지 않기로 했다.
   무언가를 미화하기위한 소재로는 충분하지만 왠지, 멍청해보인다.
   이를테면 더러운 걸레나 음식물 냄새가 나는 쓰레기통을 뒤져
   좀 더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데에 힘을 쏟아야겠다.

   

  

 

 


   
   검은 계단을 읽고 있다.
   서평의 의무가 주어졌고 지켜야 할 기간은
   지났다. 개의치는 않지만 스스로에 대한 실망은
   지나치게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변명으로 합리화를 시켜보지만, 결국은 술이다.
   취한채로 읽기도 하지만 그건 책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몇 페이지까지 읽었는지
   대체로 잊는 편이라 다시 읽어야 한다.
   이런 서평의 의무가 주어진 책은 ,
    

 

  

    


   책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이다.
   유일하게 욕심부리는 것이 있다면 속옷과 책인데 책에 더 민감하다.
   여러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모집이나 이벤트에
   빠짐없이 신청했던 때가 있었는데, 정말 그건 아니올시다이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책을 구매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분기마다 책에 드는 비용은 만만찮다. 읽지도 않으면서 그저
   쌓아두는 것이다. 왜 !
   서평의 의무가 주어진 책을 먼저 읽고 서평기간을 지켜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기간도 지키지 못 할 거면서 서평단을 신청해 진정으로
   이벤트 책을 읽고 싶은 이들의 기회를 빼았는가.
   그건 일종의 나 스스로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출판사와의 약속이 주어진 책은, 90% 읽어내는 편이다.
   그렇게라도 책을 읽으려 함이 솔직한 이유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있는 책들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읽을 수 있지만,
   책장에 읽지 못한 책이 더 많이 꽂혀있다는 사실을 자각할때마다
   취미를 독서라고 자신있게 적어내는 나를 기만하는 일이 아니게
   만드려는 일방적인 나의 독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난, 하나의 수단으로 몰락한 독서를 지속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부터 생각해봐야겠다.
   쓰다보니 이런 물음이 갑자기 생겼는데, 답이 있을까도 싶다.
   일찍이 내가 읽는 책들에는 '지혜의 길'이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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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8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9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zipge 2011-05-1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들을 서평 도서로 신청하기는 해도 그 책들에 치이긴 해요.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일단 그 책들부터 소화하자는 마음이 들지요. 그래도 눈에 번쩍 뜨이는 책이 있으면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책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놈의 책값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사들여도 재미있어 보이는 책은 왜 이리 많은지 말이에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에요. 그래도 최소 한도로 서평 도서를 줄여보자 마음먹고 있어요. 애초에 책에서 지혜를 구하지는 않았어요. 오직 구하는 게 있다면 재미라고 생각했는데, 그 재미가 참 여러 가지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어떻게든 내가 변화한다고 생각해요. 꼭 내가 변화의 의지를 갖지 않더라도. 잘 지내시죠?^^

June* 2011-05-19 11:07   좋아요 0 | URL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고유명사같은 말 때문이었어요.
 그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중학교 시절부터 소설과
 부딪혔는데 제가 찾은 길은, 깊고 깊은 충동적 우울과
 어떻게 하면 주어진 행복을 누리지 못할 만큼의 절망과 마주치는지에
 대한 것들 그리고 미칠듯한 고독뿐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렇게 자랐고, 성장했어요. 앞으로 더 그런 모습으로
 자랄거구요.
 
 나, 잘 지내요.
 매일 같이 먹던 술도 날이 더워져서 차차 줄이고 있고
 새벽에 눈을 떠도 다시 자려구 노력도 꽤 하구요. 약도 이제는 찾지
 않아요. 두통도 많이 가라앉았구요.

 책에 대한 소비가 너무 많다보니 이젠 책을 팔아치우고 있어요.
 한 권 한 권 책장에서 뽑아낼때마다 손이 아주 많이 떨리는 슬픔을 동반
 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위로를 던지며 책 값을 벌고 있답니다. ^^
 

하늘바람 2011-05-1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개인적 욕심 그래요
꼭 그 욕심은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June* 2011-05-19 11:10   좋아요 0 | URL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안도하기도 해요.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는 것이 책이라서 말이예요.
 사람에게 욕심 부리는 거, 그게 제일 무서운거니까요.
 

잘잘라 2011-05-1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책은 마음이 먹는 음식,이예요.
그래서 계속 먹을 수 밖에 없는데,

몸하고 마찬가지로, 요즘은 너무 먹어대기만 해서 탈이고
몸과는 달리, 초대형비만 상태인 '마음'은 남들 눈에 안띄게 잘 감출 수 있다는 게 또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님의 서재도, 페이퍼도, 특별한 느낌이 있어서 좋아요.
저는 남들과 다른 무엇,이 좋아요.
그렇다고 남들과 다르게 특별히 더 디룩디룩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구요;

June* 2011-05-19 15:46   좋아요 0 | URL
 
 마음에게는, 달달한 것을 주었었는데 .. .
 그리고 그 달달한 것이 아니면 그 어떤 무엇으로도 채우려 시도조차하지
 않았었는데 .. 너무 멋지잖아요, 마음에게 책이라는 음식을
 준다고 하면.
 
 저녁엔, 구리시에 있는 부침집에 들러 동동주를 마실거예요.
 잠결에 뉴스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는 말을 들어두었어요.
 다행히 우산도 챙겼고 돌아오는 길엔 그이가 데리러 오기로 약속해주었어요.
 비가 온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운동화를 신고 출근을 하는 바람에
 많이 속상해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구두는 금방 벗을 수 있는데
 제가 신은 운동화는 끈을 풀고 묶고 해야해요.
 아, 이제 그이는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걷지만 않는다면 구두를 벗는 것 쯤
 은 이해해주기로 했거든요. 그래서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