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안,

 보지않고 듣지않고 말하지않았다.

 그것이 내가 J와의 이별을 견뎌내는 최선이었다.

 

 

 

 

 

 

 

 

 

 

 

 

 

 

 

 2.

 공교롭게도 매일 술을 먹는데도

 7키로 감량이라는 쾌거 아닌 쾌거를 이루어냈다.

 워낙 편식도 심하고 입도 짧아, 잘 먹지않는 탓도 있었지만

 그로인해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도 더불어 느낀다. 

 

 

 

 

 

 

 

 

 

 

 

 

 

 

 

 3.

 출근길에 전에없이 시집을 들고 나섰다.

 황동규님의 시집이었고 목록을 보며 맘에 드는 제목의 페이지를 찾아

 훔치듯 몇 편 읽었다. 그러다 곧, 질려 이어폰을 통해 흐르는

 노래가사에 집중하다 J를 생각했고 C를 생각했다.

 

 

 

 

 

 

 

 

 

 

 

 

 

 

 

 4.

 C는 말했다.

 모조리, 잊게해주겠다고.

 

 

 

 

 

 

 

 

 

 

 

 

 

 

 

 

 

 5.

 아 씨발, 이 빌어먹을 사랑.

 

 

 

 

 

 

 

 

 

 

 

 

 **

 

   무엇보다 ,

   용서할 수 없고 견딜 수 없었던게 있었다면 -

   손가락질 받을만큼 신중했던 선택에 있어 스스로가 스스로한테 배신을

   당했음을 틀림없는 사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이었습니다.

    

   빈말이라 할지언정 충분히 ,

   그의 걱정스런 바램을 고개 끄덕여 받아들일수도 있었지만 어떠한

   오기도 객기도 없이 단호히 거절을 했던 건 비단, 제가 그러한 바램들을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아서는 아니었습니다. 와해되어진 말, 네. 그것.

   순간 - 환멸스러움에 그에게 어떠한 말도 건낼수가 없었습니다.   

 

   절대적으로 ,

   저라는 아이를 모를리없는 그의 속절없는 말들을 받아내면서 차츰

   부셔지고 깨어진 건 - 그와 제가 아닌, '우리' 였습니다.

   그동안 눈을 감아 보지않고 귀를 닫아 듣지않고 입을 막아 말하지 않음으로

   그를 포함한 그가 처한 지금의 처지까지도 애써 모른척 하는 까닭은,

   제가 그에게 던질 뻔한 물음을 알고, 헤어질 당시 제가 그에게 한 마지막

   말을 변명삼아 둘러댈 그의 뻔한 대답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끝내는 서로,

   이 사랑이 얼마나 경박했는지를 인정하면서

   흐드러지는 벚꽃잎이 봄을 부르기도 전에 기어이, 그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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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은, 내게 위로다.

   흔들리는 모든것에 중심을 잡아준다.

   쓰고 쓰고 또 써야지만이 무너져내리지 않을거란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2.

   마음을 멈추기엔 너무 늦었다.

   돌이킬 수 없음을 인지한 이상 더는 머뭇거릴 여유도 없다.

   이해 할 수 없는 감정들과 싸우고

   너무도 분명한 결말에 주저앉는다해도,도저히 뒷걸음질 칠 수가 없다.

   피해자만 존재하는 비극엔 가해자는 오로지 진실,그 뿐이다.

 

 

 

 

 

 

 

 

 

 

 

 

 

 

 

 

 

 

   3.

   그이를 앞에 두고 술 한병을 말끔히 비워냈다.

   무엇이 너를 변하게 했는지를 물어왔고 나는 숨김없이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다고 했으며 나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울음을 참았다.

   마지막으로, 당신도 나를 지켜 낼 자신이 없다면 나를 그만 놓아주었으면 한다는

   다소 이기적인 말로 자리를 털었다.

 

 

 

 

 

 

 

 

 

 

 

 

 

 

 

 

   4.

   십년지기 친구에게 나는 너를 받아들이는데에 있어 함께했던 십 년 속에

   칠 년이라는 세월이 네가 불편했다고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그 말을 하기까지 술 한 잔, 물 세 모금, 삼분의 침묵이라는 긴 호흡이

   필요했고 말을 뱉는 순간 눈물을 뚝뚝 흘렸다. 

   실망을 했느냐 물었고 그런건 아니지만 당황스럽다며 녀석도 눈물을 뚝뚝.

   그 말을 후회는않지만 미치도록 서글퍼졌다.

 

 

 

 

 

 

 

 

 

 

 

 

 

 

 

 

 

 

   5.

   이제 곧 서른이다.

   나는 이제 무엇에 기대어 이 삶을 다시 또 견디며 살아가야할까.

 

 

 

 

 

 

 

 

 

 

 

 

 

 

 

    

 

 

   마지막으로 ,

 

 

   어떤 시도를 하고자했음은 아니었지만 불현듯 보이던

   샤프를 들고 손목을 박박 긁어대다 결국 칼로 손목을 그어버린 일.

   또한, 손목을 타고 흘러내리던 셀 수 없을만큼의 많았던 핏방울을 보며

   한 없이 숨죽여 울었던 때를 나는 잊지 않는다.

 

   치유하고픈 의지는 없었지만 고통스러움을 호소한 탓에

   몇 번의 거절은 했지만 끝내는, 잡아끄는 손길을 완강하게 뿌리치지못해

   홀로 방에 앉아 부적을 태운 물을 마셨던 때.

   그것으로도 나아지지않음을 확신했지만 헛헛함에 속으로 제 가슴 치며

   속으로 울던 때를 나는 잊지 않는다.    

 

   한 때는 가장 예뻤던 시절을 사랑해주던 사람과 사랑을 했고

   또 한 때는 내 손으로 죽인 청춘을 구원해주던 이를 사랑을 했다.

   그 구원이 다시 한 번 나를 벼랑 끝에 서게 하는 또 다른 죽음인 줄 모르고

   눈이 멀어버린 까닭으로, 나는 이제 이 모든것을 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이십대를 퇴장해야만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 내게는 서른이란 숫자는 없다.

   평생 잊지 못 할 저 두 가지를 가슴에 품고 죽어버리는 것.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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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30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30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1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1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매일 밤 ,혼자 술을 마시다 지쳐 잠들었다.

   나는 이 한 줄로 동안 내 부재의 일상이 전부였다, 말 할 수 있다.

 

 

 

 

 

 

 

 

 

 

 

 

 

 

 

   2.

   감격스러웠던 J 이와의 만남.

   손을 잡고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나는 정확히 J 이의 눈 코 입을 차례대로 두 번 매만졌다.

   웃으면서 눈물이 났고 서글퍼졌으며 그와 마음껏 흐트러지고만 싶었다.

 

 

 

 

 

 

 

 

 

 

 

 

 

 

 

 

   3.

   다시금 그이를 경멸하기 시작했다.

   비단, 그것이 J 때문은 아니다. 내가 그이를 경멸하는 이유를

   나는 확실하게 이야기했으며 그이도 받아들였으며

   한 달만, 기다려달라 했다.

   나는 그런 그이의 말을 믿을 수 없다.

 

 

 

 

 

 

 

 

 

 

 

 

 

 

   4.

   며칠 끼니를 거르니 도통, 탄수화물 섭취가 메스껍다.

   태우던 담배는 매번 구역질이 났고 마시던 커피도 더럽게 맛이 없다.

   새로 지어 온 약은 신통하게도 몸에 금새 스며들어 익숙해져,

   불면증을 더불어 간헐적으로 찾아들던 고질병도 낫게 했다.

 

 

 

 

 

 

 

 

 

 

 

 

 

 

 

 

 

   5.

   오늘은 누구와 술을 마실까.

   혼자 술을 마시는게 요즘은 영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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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1-20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님, 오랜만에 반가워요. 언제나 그렇듯 페이퍼는 침울하고 우울하지만 준님의 등장은 꽤 좋은 걸요.

June* 2012-11-21 11:46   좋아요 0 | URL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쵸 ?
 나는 여전해요. 썼던 페이퍼 전부를 밀어버리고 싶은 충동과
 싸우고 있지만 말예요. 묻고 싶은게 있어요.
 뭇사람들의 다녀간 발걸음들을 보면, 다른이와의 다른 무언가가
 있다며 낯선 흔적을 자주 보는데 나는 무엇이 다른걸까요.
 
 물론, 대답 안해주셔도 괜찮아요.
 어때요. 이진씨는. 이진씨도 여전해요 ?
 
  
 

이진 2012-11-21 21:42   좋아요 0 | URL
준님, 저는 여전하나 좀 더, 그것이 극미량이라고 해도, 성숙해진 것 같아요. 다만 준님께서 제게 던지신 질문은 한참을 생각해 보았으나 답이 떠오르지 않아, 일단 쉽게 무어라 하지 못하겠네요. 예전의 페이퍼를 한 차례 훑어오신 거예요? 아마 제가 질문을 보자마자 답을 했더라면, 준님께는 다른이에게는 없는 특별한 감성이 있다고 끼적였을 겁니다.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2012-11-21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1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11-2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ne*님, 누굴 어디다 버려놓고 혼자 술을 마시는 겁니까? 우리가 좀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좋았겠다는 (근거없는) 아쉬움은 매번 들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먼 사람도 때론 힘이 되는 거니까.. 잘 지내고 있어요? 글만 봐서는 알 수가 없어서 그러고 보면 나 맨날 이런 댓글 쓴다.. 잘 지내요? 잘 있어요? 뭐해요? ㅎㅎㅎ

이번에는 이렇게.
나는 잘 지내요.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러니까 June*님도 아무 것도 하지 마요.

2012-11-23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잃어버린지는 꽤 오래된 이야기다.

   동안, 수 없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에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이

   그저 내 이름만을 되새김질해낼 뿐 딱히 이렇다 할 주관 따윈 없었다.

   스물 하고도 아홉해를 살아오며 내게 중요했던 건,

   오로지 나 보다 '타인'에 일관됐음을 나는 무시할 수 없다.

   누군가의 그림자를 인생의 지반으로 잡고 내가 나이기를 포기한 채

   필사하듯 사는 삶에 진저리치며 수 천번도 더한 스스로에 대한

   자맥질에도 불과하고 끝끝내 다시, 타인의 그림자를 쫓는다.

 

 

 

 

 

모방과도 같은 삶을 선택하고 스스로 자멸 - 그러니까

수도없이 나 자신을 벼랑끝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이러한 자명한 사실을 깨달을 줄 알았음에도, 멈출 수 없는 삶의 방식 

달리 살아 갈 방법이 없는것이다. 나는.

 

 

 

 

 

 

 

 

 

 

 

 

 

 

 밋밋해보여서 그닥, 이라고 생각하며 손에 쥔 책은 누쿠이 도쿠로의 「후회와 진실의 빛」이다. 재미없는 일상의 반복에 강렬한 장르의 책이 필요했음에도 처음 마주하는 이의 작품을 아무렇지않게 바쁜 출근 준비 와중에도 불구하고 가방에 챙겨넣은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러고선 버스에서 펼친 책은 그 좋아하던 술도 포기하게 만들만큼 강렬했다.

 

 

 

 

 

 

 

 

   이건 뭐, 경찰 풀이 사전이야 ?

   속으로 비웃는 건 찰나다. 그러니까 - 범인이

   익숙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의 손가락을

   잘라가는 속도만큼이나 재빠르게 책의 활자속으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끝이, 범인이, 결말이. 보이지 않았고 추정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 , 그 자식, 하며

   무미건조함에서 오는 냉철하고 파격적인 반전.

 

 

 

 

 

 

 파격적인 반전, 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기호이다. 또한 내가 이 책을 아주 잘, 그것도 정말이지 최고로 잘 만들어진 책이다, 고 생각할만큼 나는 이 책의 흐름과 구성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희열, 그래 아마 나는 그 반전이라고 생각한 부분에서 강력한 희열감에 몸서리를 쳤었다. 주인공 사이조가 모든 것을 잃고 더 내려갈 수도 없는 밑바닥을 치는 부분. 아마도 난 이 부분에서 함께 무너져내렸으리라. 타이트한 흐름에 점점 페달에 속력을 더할 때, 느닷없는 장애물에 걸려 갑작스레 온 몸이 아스팔트 바닥에 사정없이 내팽겨쳐지는 기분 나쁜 현실.

 

 어떠한 책이든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다. 이미 읽고 평을 남긴 어떤분은 애정을 가질 수 없는 인물들 속의 뻔한 범인과 일본 경찰의 추악한 면이 발각되는 책에 불과하다고 쓰셨다. 맞다, 애정이 가는 인물이 없는 것은 나도 동의는 한다. 왜냐하면, 책의 인물들이 책 밖으로 당장 튀어나온다해도 전혀 이상할리 없는 현실의 인간들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별 다섯이다, 난. (마음에 드는 책 구절을 테잎질 해 놓았는데, 책을 들고 오지 못했다. 엉엉.)

 

 

 

 

 

 

 

 

 

 

 

 

 

 

 안녕 ! 존 버든.

 아니,데이브 거니 !

 

 

 

 

 

 

 

존 버든, 악녀를 위한 밤

 

 

 

 

 

 그의 책이 나왔다. 나는 버든의 작품「 658 우연히 」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묘한, 소설이라고만 페이퍼에 포스팅 해 놓았을 뿐 책을 다 읽고서는 그 어떤 말도 쓰지 않았다. 아마도, 구태여 내가 두 손 두 발 들어 이런 책 보셨냐며 추천에 추천을 하지 않아도 이미 입소문을 타고 두둥실 독자들의 품에 안겨진 책이 되었음을 인지한 상태라 그러했을 터. 알라딘에서는 책 검색은 되지만 아직 이미지가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라 손수 사진까지 찍었더랬다. 처음 올려보는 사진 이미지에 몇 번을 지우고 등록하기를 반복했는지, 신경질이 머리 끝까지 솟았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아직 초입부다. 목 잘린 신부와 결혼식 날 토막난 아름다운 신부. 과연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도 기대치지만 이거 원, 페이지수가 무려 643p 다. 흔들리는 버스에서 초절정의 집중력으로 몰입하려다 보니 같은 구절을 몇 번씩 반복한다. 술 석 잔씩 줄이고 하루에 기어코 백페이지씩은 읽고 말테다, 무엇보다 책이 무겁다 보니 어깨가 끊어질 듯 아프다, 힝.

 

 

 

 

 

 

 

 

 

 

 

 

 

 

 

   기성작가들을 제외하고 꾸준히 지켜보며

   소박한 응원을 보내는 작가가있다면 김사과와 전아리다.

   구매한지는 꽤 되었지만 이미 여러 사람에게

   선물로 보내왔던 책이다. 김사과에게는 그저 보잘것없는

   동갑내기에 대한 열등감이겠지만 전아리를 좀 다르다.

   통통, 튀는 매력이랄까. 숨기고 싶어하는 듯한 발랄함과

   스스로 기어들어가려는듯한 깊이없는 음침함.

   서툴다. 그것이 글에서 보인다. 그래서 좋다.

   틈이 보이는 사람, 충분히 매력 있다.

 

 

 

 

 

 이번에 읽은 「앤」은 어른들의 동화다. 낯선 시작과 뻔한 끝. 사랑이 빚어 낸 무수히 많은 연애소설을 읽어왔던터라 새삼스런 반가움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손사래치며 구태여 책을 덮을 이유는 없었다. 한 여자에 대한 연민이 만들어 낸 빗나간 사랑으로 ( 이 남자의 사랑 방식을 지나친 집착으로 보는 시선이 더 많을지 모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집착도 사랑으로 보기 때문에, 사랑으로 - )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다소 진부하게 그려낸 이야기다. 작품성이라고까지는 조금은 과장스럽겠지만 잠시 쉬어가는 여백이 있다면야, 무더기로 내리치는 지금의 이 빗줄기와 함께 읽는다면야 그저 한 번 싱긋, 웃을 수 있을 것이다.

 

 

 

 

 

 

 

 

 

 

 

 

 

 **

      비 다. 유난히 오늘따라 재수없는 비.

      우리 만나서 막걸리나 한 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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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2-09-0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혹시 누쿠이 도쿠로의 후회와 진실의 빛.
 읽고 싶은 신 분 계시면 덧글 달아주세요. 드릴게 책 밖에 없는 여자라 ,
 물론 한 권 뿐이지만요 !
 
 

2012-09-04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9-0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ne*님, 제주 아일랜드는? 태풍은?
안 날아가고 잘 살아있는 거예요? 다리도 안 부러졌고?
얘기해주러 올줄 알았는데, 안오고! 쳇! (삐짐)

프레이야 2012-09-05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님, 왠지 제 기분인가 몰라도 아주 않은 시간이 나를 우리를 삼키고 지나간 것 같아요. 많은 이야기도 묻혀가겠지요.^^ 스스로 위로하고 싶은 날ᆢ 여긴 새벽에 빗소리 들리더니 지금은 쾌청해요.
 

 

 

 

 

 

 

 

 다 잊었지만, 많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나는 옹기종기 앉은 '가족 아닌 가족'이라는 둘레에서 청포도를 뜯어 먹으며

 꿈벅꿈벅 눈꺼풀만 태연히 움직이며 청포도가 토톡 터지는 입감에 온 신경을 집중했었다.

 누구하나 울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았던 찰나, 현관문을 벌컥 열고 들어 온

 또 다른 타인은 나를 대신해 '가족 아닌 가족'에게 이것저것 따져묻고 대답을 듣길 원했다.

 우스웠다. 누구를 위한 자리이며 누구를 대변하고 변호하는 자리인가 싶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고 그이에게 말했 듯, 나는 그이의 가족에게 말하고 싶었다.

 이제 그만 날 좀 내버려둬달라고. 싫다고, 정말이지 싫다고 .. .

 이런 나를 지켜보는 그이나, 당신들도 힘겹겠지만 나는 지긋지긋해서 매순간 살고 싶지 않다고. 

 

 .. . 그리고 ,끔찍하고 극악스러웠던 악몽의 연속.

 다 잊었지만 많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동안 , 굉장히 많은 책을 손에 쥐었지만 끝까지

  읽지 못한 책만 열 권이 넘는다. 억지스레 읽거나 술에 취해

  펼쳐진 페이지를 무한 반복으로 소리내어 읽다보니 이 책,

  저 책이 모두 하나의 책으로 느껴진다.  

  오랜만에 가방 속에 넣고 버스에서 찬찬히 읽기 시작한 책은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왕복 서간이다.

  가나에의 작품은 고백과 속죄를 읽어 어느 정도 그녀의 패턴과

  문체를 기억하고 있다. 진부하지만, 그래서 질리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내릴 수 있는 두터운 친근함이 서린 문체들.

 

 

 

 

 

 

 편지라는 매개체로 이어지는 세 편의 이야기들은 의아스러운 생경함과 같았다. 스토리는 전작인 '고백'과 '속죄' 그리고 '소녀'와 '야행관람차'의 주인공들이 그러했듯 초점은 어리고 철 없던 시절에 대한 회상을 벗 삼아 풀어낸다. 치기어린 시절의 인위적인 왜곡들과 불편한 진실 그리고 결코 숨기고 묻어 둘 수 만은 없는 진짜 이야기들. 이러한 세 편의 이야기들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그래서 너는 지금 행복하니.' 모든 이야기는 행복이라는 감흥을 쫓아 흐른다. 뒤늦은 후회와 그때는, 그랬더라면 하는 회환의 감정들 그리고 서로 다른 기억의 잔해들.

 

 잊으려 했던것들이 많다. 또한 놓쳐야만 했던 것들도 많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삭제되어지거나 묻혀진 일들 또한 많다, 라는 걸 알고'만' 있다. 열아홉이라는 나이를 지나며 스물 다섯이 되기까지의 세월이 무참히 짓밟혔다는 건 온 몸이 기억하고 있다. 자멸해간 세월들이 못내 아쉬운건 아니지만 잊을 수 없는 더러운 감정들이 간헐적으로 괴롭다. 그저, 타협하기 싫었던 모든것들에 대한 반기였으며 이단이었지만 말이다. 지쳐있던 독서에 왕복 서간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큰 기대를 않고 읽었던 탓도 있었지만 생각치 못했던 반전들의 연속이라, 재미있던 책. 개인적으로 마지막으로 실린 단편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은 단연 절정을 달린다. 

 

 

    

 

 

 

 

 

 

 

 

 

 

 

 

  연이어, 손에 든 책은 김주영이다.

  그의 소설 「빈집」을 이후로 얼마나 그의 작품을 기다렸는지

  망설일틈도없이 책이 출간된 날 구매를 했더란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근 한달동안 이 책을 가방에 담고 다녔다.

  받는 즉시 표지를 벗겨내고 위생봉투에 책을 넣어서 말이다.

  오늘에서야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래도 좋다.

  며칠 전 알라디너들의 서재를 보니 어디선가 리뷰대회라도

  하는지 연달아 이 책의 리뷰가 등록되는 모습을 보고는 조금

  참담하더랬다. 제일 먼저 구매하고 제일 먼저 책 소개를 하고

  싶었던 바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훗.

 

 

 

 

 

 이렇다 할, 이유따위는 없지만 꽤나 그의 소설 빈집을 충격적으로 읽고서는 급작스레 김주영이라는 작가가 좋아졌었다. 문학동네 카페에서 김주영의 다음 작품 연재 소식을 들었지만 부러 , 단 한 편도 읽지 않았다. 책으로, 제발, 빨리, 하며 기다렸더랬다. 역시나, 전작인 빈집이 아주 미세한 세포들이 빈틈없이 채워진 타이트한 소설이었다면 이번은 유연하면서도 절제 된 유약함의 결정체들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감격이다. 좋다. 같은 작가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작과는 극과 극이다. 진부한 소재의 김주영만의 호흡. 뜬금없지만, 난 그래서 연령구별없이 남자들의 뒷모습이 애처롭다. 떠도는 쓸쓸함들이 이 책 안에 그득하다. 다시 한 번, 난 김주영이 좋다.

 

 

 

 

 어머니는, 두 번이나 사내를 갈아치운 여자가 감당해야 할 이웃의 조소와 경멸을, 모질고 벅찬 노동으로 자신을 학대함으로써 극복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되도록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새벽같이 일을 나갔다가 해가 빠지고 어둑어둑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새아버지가 집에 들어온 후 마을을 배회하고 다니던 나와 맞닥뜨릴 때면, 어머니는 나를 손짓으로 불러 머릿수건으로 인중을 타고 흐르는 콧물을 훔쳐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매몰차게 뿌리치고 도망치듯 돌아섰다. 돌아설 때마다 그렁그렁 눈물이 고였지만, 그런 앙탈을 멈출 수 없었다. 그때는 어머니의 심기를 괴롭힐 수 있다면 천둥 번개와도 담대하게 맞설 각오가 되어 있었다.  p. 196

 

 

 

 

 

 

 

 

 

 

 

 

 

  다시, 할렌 코벤이다.

  그의 작품인 「아들의 방」과 「결백」을 소화해냈지만

  아직 그를 알기엔 많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또 며칠을 끌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지만 조금은 여유롭다 말 할 수 있는 출퇴근 길의 버스를

  믿어보련다. 아마도 이 책을 다 읽어야, 잠적해있는 페이퍼들

  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겠다.

  그러는 동안 아마 언제적일지도

  모를 감정의 잔해들을 되새김질을 해 다시금 아플지도 모르

  지만 그래도 나,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다.

 

 

 

 

 

 

 

 

 

 

 (*)

 

 태풍이 온다지요.

 내 첫사랑은 태풍을 좋아했어요,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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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7-17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태풍과 함께 돌아오시는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
<홍어>의 그 김주영이 맞나 확인해봐야겠네요. 워낙 오래 전이라...

페이퍼 좀 자주 올려주세요~ :)
June*님만의 여백과 글자색과 단락을 참 좋아해요..

프레이야 2012-07-1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님, 그동안 간간이 올려주신 페이퍼 보며
마음에 폭퐁이 한 차례 지나가고 있구나, 속으로 그랬어요.
저 혼자만의 짐작이라면 죄송해요.
지금은 가라앉은 느낌이네요. 님의 영혼이 더 강건한 땅이 될거라 믿어요.
준님의 깨알같은 글자와 글자보다 좀더 큰 여백을 좋아해요.^^

비로그인 2012-07-1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님..


비가 오는 아침이예요.



글을 읽으며


꿀~꺽




마른침을 몇번이나


삼키었습니다.




꽃도둑 2012-07-1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님아~~~~~^^

이진 2012-07-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님의 글에 일등으로 댓글 달지 못한 게 참으로 안타까워요.
일등으로 추천을 하지 못한 것도 안타깝구 ㅠ.ㅠ

김주영이란 남자(맞나요?)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좋다고 하시니 눈길이 갑니다.
솔직히 제목이 마음에 들긴 했어요. 읽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