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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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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사람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 책을 내밀겠다.

어느 미래인가? 아마도 핵전쟁이 있은 후 약 10여년이 지났을 때로 보인다. 찬란한 태양도 죽고, 화려하던 도시도 죽고, 초록빛을 내뿜던 자연도 죽은 그곳은 너무나 암울하다. 차라리 목표라도 있으면 좋을 것을.... 아버지와 아들에게는 그냥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만 갈 뿐이다. 한치 앞에 무엇이 있을지 짐작할 수도 없는 길이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따먹을 과일도, 잡아먹을 동물도 없는 길 위에서 이들의 유일한 양식은 과거 인류가 남겨 놓은 식문명의 잔재인 통조림 등이다. 그거라도 발견하면 다행이고 없으면 그냥 굶어야 한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인간을 사육하고 잡아먹는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은 자신들이 '좋은 사람들'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희망을 보지 못하고 포기하면 한 없이 악해질 수 있지만, 자기 안의 실낱 같은 선을 보고 희망을 찾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다.

사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고,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에도 감사한 마음보다는 나를 조금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 짜증냈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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