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철학가이드북](제임스 M. 러셀)은 철학의 고전 67권(66권의 책과 한편의 논문- 한편의 논문은 뭐지?)을 1000자 내외의 단어로 설명한 책이다. 

철학아카데미 안에서 형이상학적이고 인식론적인 질문에 감히 '철'자도 입에 올리기 싫어했던 사람들에게 그래도 이 정돈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또 이 정돈 읽어보면 좋다고) 하는 용기를 내볼 수 있게 가이드 길을 잡아주는 책인 것 같아 구입했다. 

'철학의 고전들'에 낀 67권의 선별기준이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 러셀은 "어떤 책들이 철학의 고전인가를 선정하는 작업은 도전해볼만한 매력적인 일"이라고 소개한다. 

그렇겠다. 흥미롭고 어쩜 당연한 것은, 철학적 영감을 주는 책이 엄밀히 따지면 철학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철학책으로 알려진 책만이 아니라 소설, 소설 중에서도 SF, 동화책도 철학의 고전에 포함되어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 전공, 대학원에서는 비판이론을 '공부했다'(공부했다는 뭐지? 학위를 받지는 못했다는 말인가?)는 저자 러셀은 우선 선정기준으로 간략하게(1000자 내외) 요약할 수 있는 책들을 뽑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책을 빼놓을 수는 없었다고 밝힌다. 

총 7부로 이루어진 책은 책 제목만으로 압도하는 고전들부터 그 고전을 뒤흔든 '미치광이들'의 저서, 현대철학의 새로운 관점들 소개까지, 관심있는 책 소개부터 봐도 좋겠지만 순서대로 읽을 때 일련의 흐름을 잡을 수 있게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당연히 왜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철학자와 책도 있고 또 철학자의 대표작이 아닌 저서를 고른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들뢰즈는 빠져 있는데, 선정기준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들뢰즈는 우선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은데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책'은 아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또 프로이드의 경우, [섹슈얼리티에 대해]가 선정됐는데 [꿈의 해석]이나 [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 같은 책이 아니다. 

니체의 경우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아니라 [선악의 저편]이 선정됐다. 

러셀에 의하면, 니체는 스스로 '차라투스트라'가 걸작이라 했지만, [선악의 저편]이 '가장 논리적'이라는 이유로 선정했다고 한다. 

3부 '명상 : 달콤하지만 의미심장한 우화'로 소개되고 있는 책들 중에는 벤저민 호프의 [곰돌이 푸의 도(道)]가 있는데, 동화책 [곰돌이 푸우 이야기](앨런 알렉산더 밀른)의 주인공 푸우에게 도교를 설명하는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동화책을 아직 보지 않은 관계로 곰돌이 푸우가 어떤 우화를 들려주는지 먼저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치열한 신학적 논쟁들이 펼쳐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빠트릴 수 없다. "신앙과 이성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사고를 촉발한다는 면에서 철학의 고전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104).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대심문관' 장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는데, 러셀은 대심문관의 메시지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함께 쓴 [계몽의 변증법]을 비교하는 것도 제안한다. 


둘은(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이 책에서([계몽의 변증법]) 현대의 전체주의를 고찰하고, 새로운 신화가 그럴싸한 구실을 만들어 내어 대부분의 대중으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박탈하는 데 사용되는 방식을 살펴본다.(106)


이런 책이었나? 비록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계몽의 변증법]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국내번역서는 원래도 난해하기 짝이 없는 책인데 번역이 난해함을 더 부추기는 모양.)










이밖에 보르헤스의 [픽션들],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도 선정되어 있다. 

1000자 내외의 설명으로 부족하겠지만 가이드니까 일단 따라가 보며 읽다가 자신만의 목록들을 가지고 읽어나갈 날을 준비해야지. 


사이토 다카시의 [철학읽는 힘]이라는 책도 얼마전에 구입했는데, 대중서이다. 

철학의 고담준론으로 이끄는 입구의 안내서들이 많지만 그조차도 읽기가 쉽지 않은데 '철학 문외한도 가뿐하게 읽는 철학책'이란 후크다. 

세상이 녹록하지 않듯 철학책도 그닥 만만치 않다. 

'철학과 문학'(문학속의 철학, 철학속의 문학이든)이라는 주제는 놓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박이문과 양운덕과 김용규 세사람의 저서를 길잡이 삼아 대충 어떤 것인지 그려보기도 한다.

내가 문외한이라 이 세사람을 일단 읽어야 다음을 길잡아 갈 것 같다. 

일단 안내서들을 잘 들여다본다, 그리고 나서 원저를 무조건 읽는다. 뭐 그러다보면 어찌 되지 않겠나?













책 뒤편에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철학성향 알아보기가 있는데,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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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뼈대있는 전통 철학파'였다. 

뭘 어떻게 가도 결국 이길이었다. 

뼈대는 뭔.. 개뿔. 던적스럽게 재미없는 사람. ㅎㅎ

[국가](플라톤), [리바이어던](토머스 홉스), [순수이성비판](칸트)이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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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2016-06-06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 편의 논문은 괴델의 <<<<수학원리>> 및 관련 체계에서 형식적으로 결정될 수 없는 명제에 관하여>입니다.

포스트잇 2016-06-06 07:40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알려주셔서 감사^^ 제목만으로도 논문 포스가 물씬 납니다...::;;